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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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에는 조그만 중국음식점이 있다.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음식 맛이 괜찮은 편이어서 졸업식이나 어린이날 같은 기념일에는 일찍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차지하기가 어렵다. 찾아오는 손님이 많아서인지 이 집은 흔히 하는 ‘자장면 배달’은 아예 하지 않는다. 자장면 몇 그릇을 위해 배달 서비스를 하기에는 채산성이 맞지 않고, 배달 위주로 음식을 팔면 맛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였다. 그런데 최근 그 가게가 음식배달 홍보물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일정 금액 이상만 가능하다는 단서를 붙이기는 했지만. 원하는 장소까지 음식을 갖다 주는 서비스 덕분이었다. 방문고객 위주로 운영해 온 그 음식점은 따로 배달원을 두는 게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주문받은 음식을 포장해 배달기사에게 연락만 하면 끝이다. 주문 건수별로 요금을 지불하기 때문에 배달주문이 없어도 상관없다. 최근 주문만 하면 원하는 서비스를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온디맨드(On-demand) 경제’가 확산되고 있다. ‘주문형
#얼마 전 매출 1조원대 중견기업의 A 사장과 저녁을 함께 했다. 국내 최고 학부를 졸업한 A 사장은 30대 초반 당시 이름없는 중소기업이었던 현재의 직장을 선택했다. 지금 시점에서 봐도 학벌이 밥먹여주는 우리 사회에서 그의 선택은 파격적이고, 남 달랐다. 기업 규모가 작다보니 그는 어린 나이에도 팀장으로 신사업을 발굴하는 등 회사의 굵직한 일들을 챙겨야했다. 그렇게 죽을 동 살 동 20여 년을 쉼 없이 달렸다. 그사이 그는 머리 희끗한 50대 사장이 됐고, 회사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견실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궁금했다. 젊은 시절 법조계나 대기업에서 잘나가는 친구들을 만날 때면 중소기업의 월급쟁이라는 자신의 모습에 혹여 열패감에 시달리지는 않았는지. 그는 말했다. “대리, 과장 시절부터 생각의 방향이 달랐던 것 같다. 친구들은 주로 ‘회사 다니기 힘들다’ ‘회사 분위기가 어떻다’ 등을 얘기했지만, 사실 저는 나, 우리 가족, 팀원들, 팀원들의 가족들의 생계가 걸려 있는데 어떻게
"지균으로 들어온 애들 보다는 서울 특목고 애들이 확실히 잘해요" 서울대에서 1학년생에게 강의를 한다는 강사가 전해준 말이다. 지균은 '지역균형선발'을 줄여서 부르는 말로, 서울대가 입학생중 대도시 집중이 심화되자 도시 농촌간 교육격차를 줄이고, 우수한 지역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지난 2005년에 도입한 제도다. 그러고보니 딱 10년이 된 전형이다. 사석에서 서울 강남의 학부모들이 이 지균을 못마땅하게 말하는 것을 여러번 들었다. 지방에서 전교1등한 애가 강남오면 반에서 1등도 못할텐데 지균으로 서울대 들어간다는 거다. 어떤 이는 지균때문에 연고대가 서울대보다 낫다는 말을 했다. 강남출신 학생이 들어가야 할 관문을 전국으로 넓혀놨으니 불만인가 보았다. 여우가 '신 포도'를 대하는 심정이랄까. 강남 학부모 모임에서나 들을 말을 서울대 강사한테 들으니 더 뜨악했다. 더욱이 강사의 어투에는 강남 특목고 학생에 대한 호평이 깔려있어, 학생을 대하는 대학교 관계자들의 단면을 본것같아 불쾌했다.
1986년 7월 어느 날 서울 강북의 한 공립 고등학교 3학년 교실. 30대 후반의 남자 교사는 차고 있던 시계를 교탁 위에 풀었다. 이어 전광석화처럼 잔뜩 겁먹은 표정의 남학생의 뺨을 후려치기 시작했다. 1초에 서너 대를 날릴 정도로 그 속도는 무시무시했고, 강도 또한 만만치 않아서 학생은 맞을 때마다 주춤주춤 뒷걸음을 쳐야 했다. 학생의 뺨은 붉게 물들어갔고, 이윽고 코피가 터졌다. 콩나물 교실 안에는 살과 살이 맞부딪히는 소리와 거친 숨소리, 교사의 욕설만이 들렸다. 그 한 여름날의 기억은 30년이 다 된 지금도 생생히 남아 있다. 고교 시절의 다른 기억은 희미해도 그 장면만큼은 뇌리에 또렷이 각인돼 있다. 그러나 그 교사가 왜 그리도 흥분한 상태에서 그런 짓을 했는지는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그 학생은 평소 조용하고 얌전한 친구였다. 이유야 어떻든 그것은 정상적인 체벌이 아니었다. 일방적인 폭행에 불과했고, 인간이 인간에게 행사할 수 있는 극도의 야만적인 행위일 뿐이었다. 그
2012년 12월 중국 CCTV가 주최한 ‘올해의 경제인물’ 행사는 전혀 엉뚱한 방향에서 큰 화제를 몰고 왔다. 행사 일환으로 진행한 토론회에서 갑자기 알리바바그룹 마윈 회장과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이 1억위안(175억원)을 걸고 내기를 한 것이다. 그런데 이 내기, 지금 생각해보면 꽤 의미심장하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이 중국의 ‘온라인 산업’을 대표한다면,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완다그룹은 유통·레저·영화 등을 아우르는 ‘오프라인 산업’의 대명사다. 이런 그룹들을 키운 눈 밝은 회장들이 내기를 걸었으니 화제가 되는 건 당연하다. 내기 주제도 흥미롭다. 왕젠린 회장은 마윈 회장에게 만약 2020년까지 중국 내 온라인 쇼핑 금액이 중국 전체 소매판매액의 50%를 넘으면 1억위안을 주겠다고 했다. 50%를 넘지 못하면 반대로 마윈 회장이 1억위안을 왕젠린 회장에게 주기로 했다. 연간 수조원을 온라인쇼핑으로 벌어들이는 마윈 회장. 반면 백화점과 아파트, 호텔을 한
아이의 폰 액정이 깨졌다. 중학교 1학년이 돼 처음 사용한 스마트폰은 내가 1년 반쯤 쓰던 ‘갤럭시노트2’였으니 무려 3년 넘게 쓴 셈이다. 엄마가 쓰던 폰을 오래 써 기특하기도 해 새 폰을 주기로 했다. 물론 최신 폰은 안 된다. 출시된 지 1년쯤 된 새 단말기(아이 역시 ‘구형폰’이라고 입을 내밀었지만)를 사 기기변경을 해주었다. 3만4000원 요금제에 부가세 3400원. 2년 사용을 약속하자 요금 7700원을 할인받았다. 월 요금은 2만9700원. “고객님, 추가 할인이 있습니다.” 대리점 직원이 내심 기다리던 말을 한다. 바뀐 제도(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로 요금을 20% 추가 할인받았다. 아이는 3만4천원에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2만3760원에 쓸 수 있게 됐다. 통신사에겐 난 ‘밉상’ 고객이다. 단말기도 사오고(통신사 매출에 도움이 안 된다), 요금할인도 받을 만큼 받았다. 전체 요금 기준 무려 30% 선이다. 이제는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
"아유, 정말 안됐시유. 저게 뭐여" 21일 낮 정부세종청사 인근 한 두부식당. 점심을 하러온 사람들로 자리는 이미 가득찬 상태였다. 빈 자리를 기다리는 사이 카운터에서 TV를 지켜보던 60대 주인 아주머니의 안타까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어찌여, 저걸 어찌여" 마침 TV 화면에는 이날 새벽 사의를 표명한 이완구 총리 얼굴이 나오고 있었다. 식당 한쪽 벽에 걸린 대형 액자사진도 눈에 들어왔다. 환한 표정의 식당 아주머니와 이 총리가 나란히 서 있었다. '이완구 총리와 함께'라는 소개글과 함께. 식당 주인처럼 직접 이 총리를 만난 사람이 아니더라도 많은 충청도 사람들은 이 총리에 대해서 비교적 호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총리의 강한 추진력과 자신감으로 가득 찬 행보가 믿음직해 보였을 것이다. 그동안 지역에서는 충남 부여 출신의 김종필(JP) 전 총리가 맹주였지만, 최근 '포스트JP'로 정치인 이완구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개인적인 노력과 성취도 '포스트JP'
#1592년 4월 30일 새벽. 임금의 가마가 서쪽으로 이동했다. 경복궁 앞을 지날 때 시가지 양쪽에서 곡성이 계속 들렸다. 돈의문을 나와 사현에 도착할 즈음 동이 텄다. 성안을 돌아보니 남대문 안 큰 창고에 불길이 일어나 연기와 화염이 공중으로 치솟고 있었다. 사현을 넘어 석교에 이르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징비록’중에서) TV드라마 ‘징비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징비록은 서애 유성룡이 임진왜란 이후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을 당하지 말자며 아픈 기억들을 꼽씹으며 써내려간 기록이다. ‘징비’는 '시경'에 나오는 “여기징이비후환‘(予其懲而毖候患, 내가 징계하노니 후환을 삼갈 수 있을까)라는 구절에서 따왔다. 징비록을 읽으려면 인내를 각오해야한다. 순간순간 답답함에 울화통이 터져 책을 집어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의 침략은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다. 참혹한 재앙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었지만, 조선은 외교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이를 대비를 하기 보다는 철저히 외면했다
“요즘 젊은 것들은...” 얼마전 주말에 지하철 2호선을 탔더니 50대~60대로 보이는 부부가 젊은 애들 욕하기에 바빴다. 들어보니 나이든 사람이 지하철을 타도 젊은 애들이 자리 양보를 안한다는 것이다. 자주 듣는 얘기지만, 그 부부의 얼굴을 다시 한번 보게 됐다. 그들이 매우 건장해보였기 때문이다. 복잡한 지하철을 타면 누구나 피곤해서 앉고 싶다. 늙으나 젊으나 상관없을 것이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 장년층이상들은 지하철만 타면 ‘내자리 내놔라’ 하는 식이다. 노약자석이든 일반석이든 젊은 애들이 앉아있는 꼴을 못보는 것 같다. 10대, 20대들 얘기를 들어보면 지하철, 버스 타기가 겁난다고 한다. 대놓고 와서 일어나라고 하거나, 실제로 자고 있는데 와서 툭툭치는 사람들까지 있다고한다.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지하철 버스안에는 노인들이 더 많을때도 있다. 일반석도 앉아서 가기엔 가시방석이라고 ‘요즘 젊은애들’은 말한다. 물론 이런 ‘진상 늙은이’는 소수일 것이다. 지하철, 버스 자리
영화광이 아니더라도 젊은 시절의 톰 크루즈가 나오는‘어 퓨 굿 맨(A Few Good man)’을 한두 번쯤은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개봉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3년이 흘렀으니, 여기저기 영화 채널에서 곧 망할 곰탕집처럼 재탕, 삼탕, 백탕을 끓였음을 감안하면 말이죠. 그런데 이상한 것이 보고 또 보아도 이 영화, 매번 느낌이 다릅니다. 얼마 전 주말 오후 소파에서 뒹굴며 봤을 때도 그랬습니다. 영화는 쿠바 관타나모 미국 해병대 기지에서 벌어진 사건을 다룹니다. ‘문제 사병’하나가 같은 부대원 두 명에게 폭행당해 사망한 사건. 이 죽음에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현장에 있었던 두 명의 병사들은 순순히 범행을 시인합니다. 명백하고 단순해 ‘보이는’ 사건이죠. 하지만 그 배후에는 두 병사들에게 해병대 내부의 비공식적 체벌인 이른바 ‘코드레드’를 지시한 지휘관이 있었습니다. 검사로 출연한 톰의 활약이 시작됩니다. 이 영화의 압권은 이 장면입니다. 체벌 관행과 지시 사실을 줄곧 부인
머니투데이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우수 애플리케이션(앱)에 시상하는 ‘모바일앱어워드’ 월 수상 기업에는 대학생이 CEO인 스타트업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대학생인 A 스타트업의 CEO는 이 상을 탄 후 나름 학교 안팎의 스타가 됐다. 하지만 그는 학생과 CEO 노릇을 병행하는 데 대한 질문엔 “불가능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밤새 앱을 개발하고 마케팅전략을 짜야 하는데, 노는 것은 고사하고 학점을 포기하지 않고선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졸업 후에도 취직 대신 지금 하는 일을 업그레이드해 계속 기업을 운영할 계획인 그는 사실상 학업을 반 포기했다. 내심 전공과목에서만이라도 상대평가 대신 다른 평가기준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어림없다. 그러고 보면 빌 게이츠도, 스티브 잡스도 모두 학교를 중도에 포기하고 창업에 전념했다. 젊은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거나, 비즈니스 세계에서 모범 대상으로 성공했다고 거론되는 이들치고 무언가에 미치지 않고 대충해서 성공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 기업인뿐
세입자가 세들어 사는 주택의 전세보증금이나 월세가격을 직접 등록하도록 하는 '전·월세신고제'가 추진되는 분위기다. 지금도 세입자가 대항력을 갖기 위해 확정일자를 받는 경우 보증금이나 월세를 적어내고 있다. 따라서 서울시가 시점과 방식을 검토하는 이 방안은 확정일자를 받지 않는 일부 세입자까지 적어도 전입신고 때 월세금액과 임차기간을 밝히도록 하는 것으로, 현행 '임대주택법'에서 규정한 '주택임대사업자등록제'를 보완할 수 있는 정책으로 기대해본다. 정부가 서민주거안정을 목적으로 1994년 도입한 '임대사업자등록제'는 강제사항이 아닌 임의규정이어서 말 그대로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식의 유명무실한 제도로 방치돼왔다. 상황이 이렇자 야당은 임대사업자 등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마련, 입법화를 추진했으나 여당의 반대로 사실상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서울시가 도입하려는 '전·월세신고제'는 그에 대한 대안적 방안으로 볼 수 있다. 정상적이라면 이 제도로 인해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