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소규모 복합공사 확대' 결정의 한계

[광화문]'소규모 복합공사 확대' 결정의 한계

문성일 부장
2015.10.15 11:29

건설산업은 크게 종합건설과 전문건설로 나뉜다. 종합건설업체는 발주처로부터 공사를 수주해 원도급자로서 전체적인 계획과 관리 조정 역할을 하고 전문건설업체에 하도급을 통해 시공을 맡긴다. 이 같은 역할분담은 관련 법이 개정됐던 1958년 이후 50년 넘게 이어져 왔다.

이런 구도는 정부가 2007년 법 개정을 통해 '종합적인 계획이나 관리 및 조정이 필요하지 않은 3억원 미만의 소규모 복합공사는 예외적으로 전문건설업체들도 원도급으로 공사할 수 있다'는 내용의 '소규모 복합공사제도'를 도입하면서 깨졌다.

이 제도는 국내 건설업계의 업역간 대표적 갈등으로 '밥그릇 싸움'이란 비아냥까지 들어가며 수많은 논란 끝에 4년 뒤인 2011년 11월 시행에 들어갔다.

그리고 또다시 4년이 흘렀다. 올 4월10일 국토교통부가 소규모 복합공사 적용 범위를 기존 3억원 미만에서 1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또다시 논란이 시작됐다. 앞서 2013년 11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불을 지폈다.

종합건설업계는 이를 업역 침범으로 규정하고 즉시 반발했다. 전체 건설시장에서 10억원 미만 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금액 기준으로 17~20% 수준이지만, 건수 기준으론 96%나 되기 때문에 지방을 중심으로 한 중소 종합건설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반면 전문건설업체들은 3억원 미만 공사 가운데 소규모 복합공사는 전체 공공발주 물량 가운데 0.1%(국토부는 0.2%로 발표)에도 못미치는 등 불합리한 영업범위를 해소하는 적절한 조치라며 환영했다. 전문건설업계는 적용 범위를 10억원 미만까지 올리더라도 그동안 축적해 온 기술력 등을 감안할 때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규모라고 밝혔다.

또다시 6개월이 지났다. 국토부는 15일 소규모 복합공사 확대 적용범위를 최종 7억원으로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 입법예고 때보다 3억원 줄어든 수치다. 양 업계의 반발과 주장을 고려해 중간값 정도를 채택한 눈치다. 이 같은 적용범위 결정은 이번 논란 과정에서 이미 예측돼 왔던 터여서 결코 새삼스럽지 않다.

사실 따져보면 이 문제는 시작부터가 잘못됐다. 건설업 면허체계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굳이 혼란과 논란을 일으키면서까지 예외규정을 만든 것부터 문제다. 시간이 흐르면서 제도 도입 논란이 어느 정도 가라앉을 즈음 국토부가 또다시 일방적으로 확대를 결정, 문제를 다시 야기한 것 역시 좋은 얘기를 듣기 어렵다.

양 업계에는 너무도 중차대한 사안인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정하기 전에 양쪽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협의하고 합의했어야 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뭔가에 쫓기듯 입법예고를 서둘렀다.

국토부가 입법예고 과정에서 인용한 관련 통계도 대부분 검증없이 이뤄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토부는 소규모 복합공사 확대가 중소 전문업체들을 보호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됐다고 했지만, 궁극적으론 대형 전문업체 위주의 수주 증가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스스로 성급했음을 인정하지 않고 당초 발표했던 적용범위를 줄이는 미봉책을 내놓으며 서둘러 봉합하려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 역시 논란을 마무리한다기 보다 계속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선택이다.

적용범위를 7억원까지 곧바로 확대하지 않고 4억원까지 확대한 후 추가 확대라는 단계별 시행안을 내놓았지만 양 업계 모두 여전히 반발하거나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어서다. 정책의 오류를 인정하고 바로 잡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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