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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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올해 30대그룹의 투자 규모는 전년보다 16.5%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이들이 고용한 총 근로자수는 1%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한다. 대기업이 설비를 늘리고 공장을 더 지어도 고용은 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이들 30대그룹의 올해 신규 채용은 6.5%나 뒷걸음칠 것이라고 한다. 대기업의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 문제가 악화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청년 실업률이 11.1%까지 치솟으며 IMF 사태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실신'(실업자+신용불량자)한 청년들은 여전히 혼수상태다. 대기업과의 임금격차와 근무환경을 고려하면 청년들의 대기업 선호를 비난만 할 상황이 아니다. 이러한 미스매칭은 '열악한' 일자리가 줄고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야 해소된다. 다양한 일자리 창출 방안이 쏟아지고 있지만, 청년들을 혼수상태에서 깨우려면 '과유불급'(過猶不及·지나침은
관가 주변에 나도는 얘기는 사실 여부도 관심이지만 부처 내 분위기라든가, 특정 현안에 대한 공무원들의 의중이 실려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국가정책을 다루는 중앙부처 주변 얘기는 더 그렇다. 우스개 소리처럼 퍼지는 말들 중에는 총리실 얘기도 적지 않다. 가령 정부청사 방호를 담당하는 특수용역 직원들의 부처 선호도를 들어보면 총리실은 거의 '바닥' 수준이다. 정부 부처를 통할한다는 총리실이 방호원들에 유독 인기가 없는 이유가 궁금하다. 방호원들 입장에서 보면, 출입하는 사람이 많지 않고, 민원인들이 많지도 않은 총리실은 그야말로 '꽃보직'일 수 있지만 속내는 달랐다. "아니 명색이 총리실 방호원인데 그래도 다른 일반 부처보다 좀 '힘'도 세고, 권위도 있고해야 재미있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여기는 그런 '맛'이 전혀 없어요"(김 모 방호원·46) 총리실과 달리 농식품부, 국토교통부, 산업자원부, 기획재정부, 국가보훈처 등 산하기관이 많거나 민원인이 많은 부처들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의 강자인 오라클은 매년 미국 본사에서 열던 최대 행사, ‘오픈월드’를 2002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했다. 중국이 새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판단, 행사 장소를 아예 중국 한복판으로 옮긴 것이다. 그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 오라클의 중요한 고객사가 많았던 터라, 래리 앨리슨 회장은 우리나라 기자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 기자간담회에서 한 기자가 패기 넘치게 물었다. 중국이 한국을 언제쯤 따라잡을 것 같으냐고. 그 질문을 들은 래리 엘리슨 회장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중국은 이미 미국과 어깨를 겨루고 있고, 머지않아 미국을 능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국 기자들 앞이라는 걸 의식해서인지 표현은 좀 더 완곡했지만, “정신 차려! 중국은 벌써 너희를 추월한지 오래야!”라고 말하는 듯 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제 아무도 중국이 한국을 언제 따라잡을지 묻지 않는다. 이미 중국이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는
‘학교 앞 문방구’는 40대 이상 세대에겐 유년시절의 기억을 지배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지금이야 스마트폰, 게임, 인터넷 등 손만 뻗으면 ‘중독’을 걱정해야할 재미거리들이 널려있지만, 당시만 해도 아이들이 일용할 만한 놀이감이 그리 많진 않았다. 그 갈증을 해소해주는 유일한 장소가 바로 문방구였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문방구 앞으로 직행하는 것은 초등학생들의 필수 일과였다. 달고나 등 불량식품을 하나씩 입에 물고 삼삼오오 쪼그려 앉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새로 나온 딱지, 뽑기, 구슬, 완구들을 구경하곤 했다. 혹 엄마가 ‘곗돈’이라도 타서 값비싼 로봇장난감 하나라도 손에 넣는 ‘행운’을 누리게 되면 며칠간 머리는 악당들을 찾아 우주공간을 누비곤 했다. 그 시절 문방구는 꿈이 영그는 공장이었다. 사춘기 시절 이성에 눈을 뜨게 해준 것도 문방구였다. 책받침 속에서 나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는 그녀들. 피비 케이츠나 소피 마르소의 미소에 전국의 중·고생은 열병을 앓았다(개인적으로는 국
“나치의 유태인 학살에 대해 독일과 이스라엘 모두 책임이 있다.” 한 나라의 정부 고위 관리가 이런 말을 공개 석상에서 했다면 아마도 그는 모든 직을 내려놓고 집에 가야했을 것이다. 아니, 집이 아니라 감옥으로 갈 가능성이 더 높다. ‘망언’이라는 비난 여론은 물론이고 각종 고소·고발도 빗발쳤을 테니. 어쩌면 자신과 가족의 생명마저 위협 당하는 일도 끊이지 않았을 게다. 암살이나 테러를 각오해야 할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이다. 물론 현실 세계에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없다. 정상적인 역사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말이다. 이는 미국 국무부 차관 웬디 셔먼의 이른바 ‘한중일 과거사 공동책임론’을 독일과 이스라엘로 바꿔 본 가상의 발언이다. 셔먼은 삼일절을 이틀 앞둔 지난달 27일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세미나에서 “동북아 지역의 과거사에 대해 한국, 중국, 일본이 모두 책임이 있다” “한국과 중국이 소위 ‘위안부’ 문제를 놓고 일본과 논쟁하고 있으며 역사교과서 내용, 심지어 다양한 바다
'서촌'에 이사온지 3년이 다 돼간다. 요즘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 도심 부근의 낙후된 주거 지역에 자본이 급격히 들어옴으로써 임대료가 올라 살고 있던 사람들이 살 수 없게 되는 경우) 이라는 말로, 서촌의 급격한 변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많지만, 여전히 이곳에 사는 즐거움은 크다. 어릴때 보던 모습을 간직한 집들, 골목들, 가게들을 구경하는 재미와 사직공원, 매동초등학교, 배화여고를 오르는 언덕길은 매일 가도 지겹지 않다. 10~20대들이 주말마다 찾아와서 카메라를 들이대며 사진찍는 모습도 나에겐 다른 재미다. 이가운데서도 서촌살이의 즐거움 중 으뜸으로 꼽는 것은 종로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빌린 뒤, 인왕산 자락을 걷는 것이다. 종로도서관과 바로 아래 어린이도서관은 요즘 새로 지은 도서관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외양이지만, 워낙 많은 이들이 찾아와 활기가 넘친다. 책구경 뿐아니라 사람 구경도 재미있다. 특히 어린이도서관을 찾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옛동네 서촌에
2년간의 뉴욕특파원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온 지 일주일이 지났다. 2년이라는 길지도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시간에 미국과 미국인의 삶을 평가한다는 게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일 수 있겠지만 기자가 느낀 점은 '초강대국 미국이 예전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전 세계가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도 미국 경제는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고, 뉴욕증시는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인당 국민소득 5만7000달러'로 한국과 비교해 무엇 하나 부러울 것 없어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실상은 다르다.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고,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다"는 뉴스가 미국 언론의 단골메뉴가 된 지 오래다. 최근에는 빈부격차에 더해 흑백갈등마저 다시 심화되고 있다. 기자가 살았던 뉴저지 버겐카운티 크레스킬은 뉴욕 맨해튼에서 차로 40분 정도 걸리고, 입지 조건과 학군이 좋아 미국의 대표적인 중산층이 사는 곳이다. 이곳에서 알게 된 이웃집 아저씨 벤슨씨는 기자를 만날 때마다 웃으
2001년 10월. 6명의 오프라인 금융전문가가 모였다. 이들이 모인 곳은 자본금 6억7000만원의 A사. 장기·국민은행, 삼성증권, 이니시스, SK 등 오프라인 금융권 및 IT, 대기업 마케터 출신들이다. 이들은 왜 모였을까. A사는 무엇을 하는 회사였을까. ‘핀테크’ 열풍 속에 국내 IT 역사를 대강이라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A사가 국내 최초 인터넷 전문 금융서비스를 표방한 ‘브이뱅크컨설팅’임을 눈치챘을 것이다. 당시 대표는 현재 밸류아시아캐피탈의 이형승 대표(당시 브이소사이어티 대표 겸직)다. 재벌 2, 3세들과 벤처 1세대들이 모여 만든 브이소사이어티는 인터넷 전문 금융서비스를 핵심 사업으로 내세웠다. 브이소사이어티가 재출자해 만든 ‘브이뱅크컨설팅’은 2002년 2월 금융당국에 무점포 인터넷은행 인가를 요청했다. 모집 자본금은 1000억원 규모. 주주구성 및 지분요건, 서비스를 위한 IT인프라 구축계획 등 사업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했다. 하지만 ‘브이뱅크컨설팅’은 시작도 해
증세 없이 실현할 수 있다던 박근혜정부의 복지공약을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이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조차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잇따라 '증세 없는 복지'를 비판할 정도다. 논란이 촉발된 것은 담뱃값 인상과 연말정산이다. 두 사안 모두 복지를 위한 증세라는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4일 국회 현안보고에서 "지하경제 양성화나 세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우선 복지재원을 마련하되 여의치 않으면 국민 동의를 얻어 증세를 논의하겠다"며 증세를 최후의 수단으로 쓸 것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증세와 복지'를 둘러싼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복지수요가 늘면 자연스럽게 관련예산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증세가 불가피한 셈이다. 박근혜정부는 2012년 12월 19대 대선 당시 계층에 따른 '선별적 복지'를 핵심공약으로 제시했다. 국민들의 자립을 강조하는 '한국형 복지제도'를 확립하겠다며 '부자증세'보다 세원확대에 무게를 뒀다. 복지비용의 60%는 세출절약을
#노나라 애공이 공자의 제자 유약에게 물었다. “(어떤)해에 기근이 들어 쓸 것(재정)이 부족하면 어떻게 하겠소?” 유약이 대답했다. “어찌 10분의 1을 과세하는 제도(철법)를 하시지 않습니까?” 애공이 물었다. “10분의 2로도 나는 오히려 부족한데, 어떻게 철법을 쓰라는 것이오?“ 유약이 대답했다. “백성이 풍족하다면 임금께서 누구와 더불어 풍족하시지 않겠습니까?. 백성이 부족하다면 임금께서 누구와 더불어 풍족하시겠습니까?”(‘논어’ 제 12편 안연 중에서) 세금과 관련, 고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대목이다. 약 2500년의 시간이 흘렀건만 춘추전국시대나 지금이나 세금정책은 국정운영에 있어 가장 뜨겁고, 민감한 이슈다. 국가 입장에선 쓸 곳은 많은데 늘상 걷히는 것은 부족하고, 반면 국민 입장에선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이것저것 내야할 세금만 늘어간다. 어찌보면 세금은 국가 체제의 등장 이후 국가와 국민 간에 필연적으로 잉태된 ‘갈등’의 씨앗인 셈이다. 연초부터 세금 문제로 온
"충식아, 이 눔아. 맨날 이게 뭐여?" "예? 뭐요?" "엄니가 어제도 얘기 했잖여. 방 바닥에 밥풀 흘리지 말고, 밥 그릇에 밥알 남기지 말라고, 으이그. 쌀 한톨 만드는 데 농부들 손이 얼마나 가는 지 아는 겨, 모르는 기여…" "엄니 말이 맞어. 그런거 모르면 아무리 잘나도 사람대접 못받는 기여" 지금은 40대 중반이 되어버린 어릴 적 친구 충식이네 밥상 풍경은 늘 이랬다. 어머니의 잔소리가 '반찬'인 경우가 많았다. 그때가 초등학교 시절(당시에는 국민학교라 불렀다)이었으니 1970년대 후반쯤 됐다. 충식이네 만이 아니었다. 당시 우리 집에서도, 또 뒷집 익순이네 집에서도 다들 '밥알'에 대한 가르침이 매 끼마다 있었다. 그때의 기억은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기억 속에 또렷이 남아있다. 그렇게 먼 시절의 얘기가 아니지만 요즘 10~20대에게는 이런 얘기가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스런 얘기)'일 수도 있겠다. 사는 게 뭔지, 가족끼리 한 밥상에서 머리를 맞대고 식사를 하는
우리나라 사람 치고 양치기 소년의 우화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야기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은 단지 ‘심심해서’ 늑대가 나타났다는 거짓말로 소란을 일으킨다. 하지만 정작 늑대가 나타나자 소년의 거짓말에 몇 번 속은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늑대를 쫓아내러 나오지 않고, 양들을 모두 잃고 만다. 동화책 속 우화는 정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훈훈하게 마무리되지만,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다면 마을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양치기 소년의 말을 다시 믿자니 아이가 정직해졌다는 보장이 없다. 거짓말에 속아 헛걸음을 되풀이하는 것은 생각만해도 분통터지는 일이다. 그렇다고 그냥 무시할 수만도 없다. 한 번의 불신으로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양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머리 속으로 계산을 하며 우왕좌왕하느라 소년의 외침에 응하는 마을사람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정말로 늑대가 왔다면, "우리만 늑대 쫓아내느라 고생했다"며 불만을 터트리는 마을 사람이 생길 것이고, 그 반대라면 "우리만 또 속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