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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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사춘기 자녀를 둔 사람들은 고민이 많다. 고민의 요지는 대부분 ‘착하고 순하던 아이들이 갑자기 달라졌다’는 것. 아이와 이런 저런 갈등이 쌓이고 엄마와의 관계가 날카로워 질 무렵이면 결국 아빠가 구원투수로 투입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구원투수 투입이 항상 효과를 낳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평소 아이와 종종 시간을 갖고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눴던 사이라면 구원투수 역할이 가능한데, 그렇지 않은 경우는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큰 마음먹고 나눈 아이들과의 대화는 화를 부르기 일쑤고, 인생경험을 담은 충고는 아이들에게 뻔한 잔소리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오히려 아이들은 지금까지 신경 쓰지 않다가 갑자기 왜 이러느냐며 더 반발하기도 한다. 부모가 평소에 아이들의 생각에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고 아이들에게 ‘언제라도 네 고민을 들을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꾸준히 보내놓아야 사춘기 에도 최소한 접속이 가능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직원끼리 협력해야 한다고 아
#2006년 3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IT전시회 취재를 마치고 짧은 일정으로 스웨덴을 방문한 적이 있다. 알프레드 노벨과 말괄량이 삐삐, 아바의 고향인 스웨덴은 왠지 첫 방문 같지 않은 친근함과 설렘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막상 스톡홀름의 알란다공항에 도착해 대면한 현실 풍경은 스웨덴의 글로벌 히트상품들로 각인된 이미지와 많이 달랐다. 국제공항의 소박함이란 국내 지방공항에 비해서도 초라할 정도였다. 인적 없이 눈만 쌓여있는 시내 거리와 띄엄띄엄 나타나는 낮은 건물들도 고요함보다 을씨년스러움에 가까웠다. 도대체 이런 나라에서 어떻게 아바가 나왔을까. 8년이라는 시간 속에 스웨덴의 인상이 가물가물할 즈음 스웨덴을 대표하는 기업이 '고가' '동해 표기' 등으로 우리나라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다음달 18일 국내 1호점인 광명점 개장을 앞둔 글로벌 가구 및 인테리어 1위 업체인 이케아다. 이케아의 고향 스웨덴은 1년의 절반이 겨울이고 국토의 54%가 산림지대로 목재가 풍부하다. 이런 자
드라마 '미생' 팬들이 많다. 처음에는 "배우들 연기 좀 한다"고 말하던 사람들이 이젠 금요일 밤이면 공중파는 제쳐 놓고 미생만 본다고 한다. 평소 드라마를 즐겨 보지 않는 사람까지 미생은 챙겨본다고도 한다. 무엇이 이들을 미생 앞으로 불렀을까. 100만권 넘게 팔린 원작 만화의 유명세로 우연히 보기 시작해 이제는 "무슨 이런 드라마가 다 있나" 싶어 계속 본다는 것이 이들이 밝힌 속내다. 공중파가 미생 섭외 제1조건으로 제시했다는 닭살 돋는 애정 라인은 아예 걷어냈고, 직장인들의 하루하루를 제대로 녹였다. 그만큼 미생은 흥행 방정식의 허를 찌른다. 무엇보다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들이 너무 평범하다(?). 장그래, 오상식, 김동식, 최전무 등은 내 옆 자리에도 한 명 정도는 있을 법한 캐릭터다. 드라마 첫 회를 보고 나서 지난해 10월 미생 윤태호 작가의 짧은 강연이 떠올랐다. 그는 당시 "만화의 캐릭터는 전지전능하기보다 한계가 뚜렷해야 재밌다"고 강조했다. 그러니 그의 만화에서 고졸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에메'의 단편소설 '생존시간카드'는 시간이 누구에게나 평등하지 않은 가상의 사회에서 얘기를 시작한다. 가난한 이들은 돈이 부족해 부자에게 자기 시간을 판다. 부자의 한 달은 31일이 아닌 36일, 40일로 계속 늘어난다. 가난한 이들은 영원히 시간에 좇기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소설가 김영하는 최근 출시한 산문집 '보다'에서 마르셀 에메의 이 소설을 인용해 스티브 잡스를 '시간도둑'의 '주범'으로 몬다. 비싼 스마트폰을 사기 위해 더 많은 노동을 하게 만들고, 또 그것을 이용하는데 추가로 돈(통신서비스 이용요금)을 내면서도 '고개를 처박고' 이용시간까지도 함께 바치고 마는, '폰 노예'가 되고 있는 현대인들을 비꼰 것이다. 김영하씨의 얘기는 주체로서 개인이 개별 상품의 가치를 어떻게 소비하는지를 묻는다는 점에서 곱씹을 만하다. 경제력이 없는 대학생이 고급 스마트폰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용돈을 아껴 모으는 것까지는 그럴 수 있다 치더라도 그 폰에
내수 경기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 주, 점심을 함께한 전직관료 A씨는 내수 경기 부진의 원인을 금융위기 대응 과정의 부작용으로 보고 있었다. 2007년 9월 리먼 부도사태가 터지자, 이듬해 출범한 MB정부는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고환율 정책을 썼다. 환율 정책으로 물가에 문제가 생기자, 통신비, 은행 수수료, 심지어 라면값까지 깎아 물가를 해결 하려 했다. 그 결과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훼손되었고, 제조업 중심의 수출기업을 제외하고는 기업들이 돈을 못 버는 상황이 심화됐다는 것. 그는 "기업이 돈을 벌어야 임금도 올려줄텐데, 기업이 돈을 못버니 내수가 살아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정부의 부양책은 내수 경기를 살릴 수 있을까. A씨는 그리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현 정부가 주택과 부동산, 재정을 통해 경기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정권 임기 중에만 '반짝' 효과를 보일 것이란 지적이다. 최경환 경제팀이 임금과 배당을 늘려 내수를 진작하겠다는 것은 '수출일
갑자기 큰 아이의 성적이 떨어졌다. 잔소리 하지 않아도 어깨너머 선배들의 공부 방법을 터득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아이였다. 상급학교에 진학하면서 잠시 적응을 못해 흔들리나 했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쑥쑥 치고 올라가 집안의 자랑거리가 됐던 아이였다. 그래서 어른들에게 좀 예의 없이 굴어도 눈감아주었고 행동거지가 마음에 안 들었지만 다 알아서 하겠지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시골에서 전학 온 아이가 큰 아이의 성적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수업시간에 쓸 데 없는 질문을 하고 도서관에서 이상한 책을 뒤적인다더니 성적은 쑥쑥 올라 어느새 큰 아이를 위협하고 있다. 이웃집 큰 아이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중국의 휴대전화 업체 샤오미 이야기다. 중국에서조차 생긴 지 몇 년 안 된 신생업체 샤오미가 오랫동안 휴대전화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해 온 삼성전자를 턱 밑까지 쫓아온 것이다. 지난달 30일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3분기에 중국의 샤
흥행에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색 직업을 소재로 해 관심을 끌었던 영화 한 편이 있었다. 2006년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 '알리바이(The Alibi)'. 나름 반전과 아이디어가 돋보였던 작품으로 기억된다. 한국 버전으로 치면 '범죄의 재구성'이라 할 수 있는 이 영화 속 주인공 직업은 '알리바이 컨설턴트'였다. 고객이 가져 온 사건, 사고가 무엇이든 치밀한 사전 조사와 계획을 통해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어 주는 게 그의 역할이다. '알리바이'의 장면들이 떠오르는 건 요즘 세종청사 공무원들 사이에 회자되는 정 총리의 동선때문이다. 요컨대, 정 총리가 세종에 잠시 '흔적'을 남긴 뒤 서울로 향하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는 것이다. 일정 대부분이 세종에 '머물렀음'을 보여주기 위한 '알리바이' 성격이 짙다는 의심들이다. 지난 21일 오전 세종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정 총리는 회의 직후 서울로 올라갔다. 그 뒤를 차관과 1급 실장들이 뒤따라갔다. 이틀 뒤 세종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
아버지 다이달로스는 새의 깃털과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아들 이카로스에게 달아주며 단단히 주의를 줬다. “너무 높이 날면 태양의 열기에 깃털을 붙인 밀랍이 녹아버릴 것이다.” 하지만 하늘로 날아오른 이카로스는 아버지의 충고를 까맣게 잊어버렸다. 하늘을 날고 있다는 황홀감에 취해 더욱 힘차게 날개짓을 하며 더 높이 날아올랐다. 태양열에 밀랍은 녹아내렸고, 아카로스는 푸른 에게해로 추락했다. 매출 1조원의 고속 성공신화를 썼던 중견가전기업 모뉴엘이 지난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소식에 문득 떠오른 그리스신화의 한 대목이다. 모뉴엘의 갑작스런 법정관리 신청은 사실 ‘추락’이나 ‘몰락’ 이외에 달리 표현할 말 이 없다. 그만큼 모뉴엘의 날개짓은 화려했다. 2004년 창업한 작은 기업 모뉴엘이 화려한 비상을 시작한 것은 2007년. 개발자 출신의 창업자 대신에 영업맨 출신의 박홍석 대표가 지분을 인수하며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다. 사실 모뉴엘의 성장속도는 무서울 정도였다. 2007년 240억원에
'李대통령, 자원외교 연타석 홈런' '자주개발률 15%로 높인 UAE유전 확보 개가, MB외교리더십 빛났다' 'MB, 꼬일때 마다 직접 전화… 유전개발 협상 해결사로' '공격적 자원외교, 승전보 계속된다' '볼리비아 리튬 확보, 자원외교 전범 삼길'…. 불과 3~4년 전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기사와 사설 제목들이다. 당시에도 언론들의 '과찬'에 미덥지 않은 면이 없는 건 아니었으나 새삼 돌이켜보니 얼굴이 화끈거린다. 위에서 언급한 제목들 중 현재 어느 것 하나 성공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아니, 실패라는 말로는 이 사태를 표현하기엔 부족하다. '재앙'이다. 이른바 MB표 '자원외교'는 '4대강 사업'과 함께 국민들에게'재앙'을 안겼다. 처음엔 설마 했다. 이 대통령과 측근 인사들이 해외에 나가서 유전이네, 리튬이네, 다이아몬드네 뭔가를 계약하고, 수주하고, 여기에다 '단군 최대의 성과'라는 수식어를 붙여 홍보할 때 조금은 믿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경제대통령'을 자처했으니 '
지금의 한국을 만든 비결 중 하나는 한국 사회 곳곳에 흐르는 '긴장감'이라고 본다. 우리는 끝없는 긴장 속에 산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시작되는 입시 경쟁과 스펙 쌓기에 정신없는 대학 생활, 수백 대 1의 취업 전쟁, 직장을 잡은 뒤에는 내집마련을 위해, 진급을 위해, 정년 언저리까지 버티기 위해 도무지 이 긴장을 놓을 수 없다. 그러니 한국의 국민행복지수가 OECD 34개국 중 33위에 그친다는 소식은 한가한 소리로 들리기까지 한다. 그렇다면 화면을 좀 더 좁혀 한국인의 출퇴근 시간을 들여다보자. LG경제연구원 고가영 연구원(보고서-한국인의 여가, 양적 질적으로 부족하다)에 따르면 한국인의 통근 시간은 평균 58분이다. OECD 국가 중 가장 길다. 하루 평균 1시간을 길바닥에 버리는 셈이다. 한국보다 훨씬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미국이나 호주도 평균 통근시간은 각각 21분, 25분 정도다. 이 좁은 땅에서의 삶이 얼마나 지난한 지 잘 보여준다. 그나마 왕복 58분에 출퇴근을 끝
거슬러 올라가자면 10년도 더 됐다. 이른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단말기 보조금 금지법'의 역사가 시작됐다. 2002년 전기통신사업법에 단말기 보조금 금지조항이 신설됐고 2003년 4월 3년 한시로 발효됐다. 한시법이니 2006년 4월 자동소멸이 원칙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보조금 금지가 필요하다는 여론(?)에 밀려 정부는 법을 2년 더 연장했다. 단말기 보조금을 얼마 주든 사업자 맘대로 하게 된 건 2008년 3월부터다. 하지만 이도 잠시였다. '소비자가 호갱님이 됐다', '시장이 과열·혼탁하다'는 지적에 정부는 1년여 만에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행정지도에 나섰다. 행정지도는 합법적인 일이지만 법 집행과 차원이 다르다. 해서 나온 게 이번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말기유통법)이다. 이번 법은 보조금 금지법이 아니다. 오히려 보조금을 합법화했다. '호갱님'을 구출하고 그 결과 소비자 차별을 줄여보자는 취지다. 보조금 금지액수가 3만원 상향 조정된
건설업계가 '입찰 담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역대 최고액(4355억원)의 과징금으로 기록된 호남고속철도 공사 입찰을 비롯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에만 건설업체들에게 7903억원의 담합 과징금을 부과했다. 올 상반기 상장건설업체들(상장 94개사, 기타법인 32개사)의 영업이익이 1조534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담합 과징금 규모가 어느 정도임을 실감할 수 있다. 일부 건설업체의 경우 이미 연간 과징금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섰으며 나머지 상위업체들도 평균 500억원 안팎의 과징금 폭탄을 맞았다. 담합 과징금 부과는 그 자체로 끝이 아니다. 현행 제도상 1건의 담합 행위로 많게는 7개에 달하는 중복처분을 받게 된다. 먼저 과징금에 이어 발주기관으로부터 최장 2년간 입찰 참여를 금지하는 '부정당업자 제재' 처분이 내려진다. 업체들에겐 한마디로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이후 형사처벌, 등록말소 등의 처분도 이뤄진다. 이는 다시 해당 발주처의 손해배상으로 이어진다. 1115억원의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