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회장 vs 왕젠린 회장, 中 온라인 쇼핑금액이 소매판매액 50% 넘을지 내기..내기 후 O2O에 사활

2012년 12월 중국 CCTV가 주최한 ‘올해의 경제인물’ 행사는 전혀 엉뚱한 방향에서 큰 화제를 몰고 왔다. 행사 일환으로 진행한 토론회에서 갑자기 알리바바그룹 마윈 회장과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이 1억위안(175억원)을 걸고 내기를 한 것이다. 그런데 이 내기, 지금 생각해보면 꽤 의미심장하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이 중국의 ‘온라인 산업’을 대표한다면,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완다그룹은 유통·레저·영화 등을 아우르는 ‘오프라인 산업’의 대명사다. 이런 그룹들을 키운 눈 밝은 회장들이 내기를 걸었으니 화제가 되는 건 당연하다.
내기 주제도 흥미롭다. 왕젠린 회장은 마윈 회장에게 만약 2020년까지 중국 내 온라인 쇼핑 금액이 중국 전체 소매판매액의 50%를 넘으면 1억위안을 주겠다고 했다. 50%를 넘지 못하면 반대로 마윈 회장이 1억위안을 왕젠린 회장에게 주기로 했다.
연간 수조원을 온라인쇼핑으로 벌어들이는 마윈 회장. 반면 백화점과 아파트, 호텔을 한데 모은 완다광창으로 역시 연간 수조원대 매출을 올리는 왕젠린 회장. 이 내기는 사실 중국 경제의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자존심을 걸고 한판 붙은 셈이다.
내기 승자가 누가 될 지는 아직 묘연하다. 2014년 중국 소매판매액은 26조2394억위안, 온라인 쇼핑 금액은 2조8000억위안이다. 수치만 놓고 보면 온라인 쇼핑금액 비중이 아직 10.6%에 그친다.
하지만 중국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연 평균 10% 정도인 반면 온라인 쇼핑 금액은 연 평균 40%이상 늘고 있다는 것이 핵심 변수다. 이 평균 증가율을 대입한다면 2020년 소매판매액은 46조4847억위안, 온라인쇼핑 금액은 21조827억위안으로 그 비중이 45%까지 높아진다. 만약 소매 판매액이 삐끗해 10%를 밑돌거나, 온라인 쇼핑 증가율이 40%를 웃돈다면 승자가 누가 될 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그런데 두 거물이 내기를 한 지 3년도 채 지나지 않아 내기의 본질이 갑자기 흐려지는(?) 사건들이 나타나고 있다. 먼저 왕젠린 회장의 경우 온라인 기업 바이두와 텐센트 등과 손잡고 온-오프라인 통합 쇼핑몰인 페이판왕을 선보인다. 마윈과 내기를 할 때 만해도 온라인 쇼핑몰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듯 보였지만 왕젠린이 페이판왕에 초기 투자한 금액은 50억위안(8300억원)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으로 공동으로 200억위안까지 투자액을 늘릴 방침이다.
알리바바도 알리바바대로 달라졌다. 마윈 회장은 오프라인 백화점 사업이 주력인 인타이그룹의 2대 주주가 됐고, 중국 내 주유소 5000여곳을 사들였다. 하나같이 실체가 분명한 오프라인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독자들의 PICK!
마윈과 왕젠린이 내기를 할 때만 해도 그들의 견해는 분명히 엇갈리는 듯 싶었다. 하지만 이제 그들에겐 묘한 공통점이 생겼다. 바로 각자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사업분야에 몰두한다는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들은 'O2O(Online to Offline)'에 똑같이 꽂혔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은 눈 밝은 마윈과 왕젠린만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O2O는 중국에서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온라인에서 상품을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받거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본 상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결합은 이제 무한대로 영역을 넓혀 갈 것이다. 당장 6월부터 알리바바가 온라인 은행 마이뱅크를 운영하는 나라가 중국이다. 마윈 회장은 최근 한 강연회에서 "전통 개념의 오프라인과 인터넷의 결합이 중국의 향후 30년을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쩌면 마윈과 왕젠린은 애당초 이 O2O 시장의 중요성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강조하다가 175억원 내기를 한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