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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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대말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보고 놀란 사실중 하나는 서울 길거리에 넘치는 자동차들이었다. 지겨운 트래픽 잼이나 많은 자동차 수의 문제가 아니었다. 다니는 차종이 몇 개 되지않은 천편일률적인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 과거 일제 소니 TV는 ‘부’의 상징이었다. 80년대초 시작된 컬러 방송을 소니TV를 통해 처음 접한 아아들의 눈은 휘둥그레졌다. 당시 소니 제품들은 일부 해외 거주자가 귀국시 갖고 들어온 것을 제외하면 모두 밀수품이었다. # 미국제 콜게이트치약을 제치고 국내시장을 장악한 럭키치약은 이제 얘깃거리를 넘어 하나의 신화로 굳어져 있다. 국내시장에서는 치약을 위시한 생활용품업체 럭키와 TV, 라디오 가전메이커 골드스타(금성)가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위에 열거한 예들은 이제 과거일 뿐이다. 삼성, 럭키와 금성이 합친 LG 등 한국제품은 이제 소니를 완전히 따돌리고 세계 고부가 TV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자동차도 현대 기아차를 필두로 세계 시장에서 질과
흔히 '피'(血)는 '뜨거운 동지애'를 지칭하는데 사용된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격언이나, '피를 나눈…' 따위의 붙임말은 신체에서 가장 뜨거운 것을 공유하고 있는 '동체'(同體)임을 강조할 때 사용되곤 한다. 임꺽정이 수하의 부하들과 형제의 연을 맺을 때 한 의식이 바로 종지에 각자의 피를 받아내 나누어 마시는 것이었으며, 옛날 부모형제가 심한 병을 앓고 있을 때 그 병을 낫게 하기 위해 한 일이 바로 자기 손가락을 자르거나, 깨물어 피를 내어 먹이는 것이었다. '연'(緣)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에서 '지연', '학연'에 앞서 위치하는 것이 바로 '혈연'(血緣)인 것을 보면 '피를 나눴다'는 것은 곧 피를 나눈 대상과 나는 동체이고, 이는 죽을 때까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존재라는 의미를 갖는다. '피'(血)는 '정신'(精神)을 의미하기도 한다. 손가락을 깨물거나 배어낸 뒤 흐르는 피를 받아 굳은 결심, 또는 결백, 강한 주장을 쓰는 '혈서'는 피를 곧 정신으로 인
외국어고등학교 폐지 논란을 보면 답답하다. 외고가 과외를 부추기며 우수학생들을 몰아넣고 치킨게임을 시키는 등 외국어 전문학교의 본래 취지에서 다소 벗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외고를 폐지한다고 과외가 줄어들거나 없어질 것이라고 믿는 학부모는 별로 없을 것이다. 학부모들이 허리가 휘면서도 과외를 시킬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안시켰다가 내 아이만 불리해지는 것 아닌가'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는 초등학교 때 이미 중학 수학을 떼고 'Vocabulary 22000'을 줄줄 외우는데 내 아이만 낙오되는 것 아닌가 불안하다. 학교 공부에만 충실하고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는 것으론 낙오된다는 게 통념이 됐다. 부모들은 공정경쟁을 믿지 않게 됐다. 외고가 없다 해도 자율형사립고, 과학고 등이 있고 학교성적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과외는 할 것이다. '불공정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다니는 과외를 줄이려면 과외할 시간을 최대한 줄여줘야 한다. 겨울방학을 없애고 수업시간도 최대한
청계천에서 우리를 단연 즐겁게 하는 무리가 있다. 바로 한 무더기씩 모여 헤엄을 치는 피라미들이다. 가끔은 "헉" 하고 놀랄 만큼 큰 잉어를 보기도 한다. 서울 한복판에서 이같은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다. 그래서 그 녀석들의 움직임을 한참 동안 볼 때도 있다. 어린시절 시골 시냇물에서 보던 바로 그 모습이다. 우리는 큰 돌 몇개를 쌓아놓고, 그 바로 뒤에 피라미들을 잡기 위해 어항을 놓았다. 어항 속에 된장을 풀어놓으면 피라미들이 어항 가득 잡히곤 했다. 그 피라미들의 배를 따서 따끈따끈한 돌 위에 올려 말리기도 하고, 그 자리에서 매운탕을 끓여먹기도 했다. 문득 자연 그대로의 '시냇물이 흐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산에 조그만 물길이 생겨나고, 도랑이 만들어지고, 냇물이 되고, 강을 이룬다는 게 새삼 엄청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고 보면 서울에 '자연 그대로' 한강이 흐른다는 것이 너무 고맙다. 서해에서 바닷물을 펌프
'세종시' 세 글자를 쓴 후 썼다 지웠다를 여러 번 했다. 일필휘지로 '이게 해법이다'라고 멋있게 써 내려가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정운찬 국무총리는 왜 이 어려운 문제를 다시 화두로 던졌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시끄럽지 않게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참여정부에서 결정한대로 추진하자고 하면 될텐데 말이다. 총리로서 해야 할 일도 많은데 그는 고향을 배신한 사람이라는 욕을 먹으면서까지 최우선 순위를 세종시에 뒀다. "경제학자의 눈으로 봐서는 효율적인 계획이 아니다"(9월3일 국무총리 내정직후 기자회견), "국가 전체로 봐서 행정적 비효율이 있다고 생각한다"(9월21일 인사청문회), "세종시 문제 해결에 내 명예를 걸겠다"(9월29일 총리 취임후 첫 기자회견). '경제학자로서의 양심' '명예'라는 말로 세종시 수정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한 것이다. 정 총리의 발언이후 세종시 문제는 한달 넘게 이슈가 되고 있고, 연일 언론에 관련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그 사이 '
지금 미디어업계의 눈은 온통 헌법재판소에 쏠려있다. 민주당이 제기한 미디어관련법(신문법·방송법·인터넷TV법 등)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헌재는 오는 29일 민주당의 가처분신청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이날 헌재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면 미디어관련법은 처음부터 다시 입법절차를 밟아야 한다. 1년의 세월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만약 헌재가 가처분신청을 기각하면 미디어관련법이 효력을 발휘하면서 미디어시장은 급물살을 타게 된다. 개정된 방송법은 당장 11월1일부터 시행되므로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에 맞춰 시행령부터 개정해야 한다.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방통위 입장에선 부담이 된다. 가처분신청이 수용되면 또다시 여야의 첨예한 대립 속에 입법해야 하는 고충이 따르고, 가처분신청이 기각되더라도 종합편성과 보도채널에 진출하려는 언론사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또다른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헌재 결정과 상관없
미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14일(현지시간) 1만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6일 이탈후 1년만의 실지 회복이다. 이는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정점에 달했던 금융위기의 깊은 상흔이 이제 아무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이날 상승의 동력이 된 JP모간체이스의 실적 발표는 금융위기가 사실상 종료됐다는 신호로 월가 주변에서 해석된다. JP모간은 3분기 순익 35억9000만달러(주당 82센트)를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주당 9센트 순익에 비하면 9배에 달하는 신장세이다. 이에앞서 세계최대 컴퓨터칩 생산업체인 인텔도 전날 장마감후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미국 금융과 제조을 대표하는 양대 기업의 어닝서프라이즈는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리며 상승장에 탄력을 더했다. 그러나 들뜬 월스트리트에 비해 미국의 메인스트리트(실물 경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실업률은 조만간 10%에 달하고 소비 심리 회복은 더디기만 하다. 오죽 미래가 불안했으면 소비가 미
가을이다. 가을은 산에서, 들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있어 더 좋은 계절이다. 가을에 산들바람이 부는 것은 아마도 봄, 여름에 힘겹게 키운 곡식을 수확하느라 힘든 농부들의 땀방울을 식혀주기 위해 부는가보다. 시인들의 표현대로 봄은 잔인했고, 여름은 무릇 위대했다면 그 뒤 변함없이 찾아오는 가을은 누가 뭐라 해도 수확과 결실의 계절이다. 대지는 봄에 잉태하고, 여름에 성숙하여, 가을에 탄생 시킨다. 농부는 가을들녘에서 벼를 베고, 고3 수험생과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이제 29일 남은 대입 수능시험에서 보다 나은 성적을 내기 위해 더욱 분투할 것이다. 기업들은 연말을 앞두고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분기에 더 좋은 실적을 만들어 내고, 더 많이 수출하기 위해 밤으로, 낮으로 뛸 뿐이다. 등산을 취미로 하는 이들은 단풍과 정상에서 밑으로 펼쳐지는 고즈넉한 가을 풍경을 찾아 가을 산을 찾아 발길을 재촉할 것이다. 어디 인간뿐이랴. 짐승들도 곧 다가오는 겨울을 나기 위해 이 나무,
얼마 전 영국계 금융그룹인 스탠다드차타드가 프리미어리그 명문구단의 하나인 리버풀과 유니폼 후원계약을 했다. 지원규모는 유럽 최고 수준인 연간 2000만파운드(400억원)로, 삼성의 첼시 후원액(1250만파운드)을 능가한다. 스탠다드차타드의 프리미어리그 '진출'은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려는 전략에 따른 것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에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을 정도로 경쟁력을 갖춘 결과이기도 하다. 국내 은행도 프리미어리그에 이름을 내걸 수 있을까. 지난해 기본자본 기준으로 보면 스탠다드차타드는 세계 50위 은행이다. 국민은행과 우리금융지주가 각각 74, 82위에 오른 만큼 다소 무리하는 경우 금융선진국으로 불리는 영국의 축구무대를 통해 유럽과 중동·아프리카 지역까지 우리 은행의 이름을 알릴 수는 있다. 문제는 현지 영업기반이 스탠다드차타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취약해 유명 축구팀을 후원하더라도 브랜드 인지도를 그만큼 높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현재 바클레이는 프리미어리그를,
엄마에게 넥타이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시골에서 넥타이를 맨다는 것은 사회의 가장 높은 자리를 의미했다. 면서기, 학교 선생님, 농협 직원 등. 그래서 우리 엄마의 꿈은 자식들이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는 것이었다. 넥타이를 맨 아들을 보면 지금도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지난해 삼성이 넥타이를 매지 않는 '노타이'를 선언했다. 역시 글로벌 기업다운 변화였고, 사회적으로도 상당한 메시지를 던졌다. 하지만 여전히 넥타이는 힘을 과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주 월요일, 지난 28일부터 공무원들이 넥타이를 매지 않고 출근하도록 복무 규정이 바뀌었다. '보수중의 보수' 공무원이 노타이를 부르짖고 나선 것이다. 가히 혁명적인 변화다. 이번 선언의 파장은 삼성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은 물론 산하기관, 공기업 등까지 이같은 분위기가 확산되고, 이는 곧 이들을 상대해야하는 민원인들도 넥타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먼저 국장급 이상 간부들이 솔선수범하라는 지시다. 지난 여름 에너
위기는 어느날 불쑥 우리 곁에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성수대교도 그랬고, 삼풍백화점도 하루 아침에 무너지지 않았다. 설계, 시공 단계에서부터 관리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도사린 위험요소를 간과한 무책임이 화를 키웠다. 워낙 황당하고 참담했던 기억으로 인해 그 붕괴의 순간만이 세인들의 뇌리에 깊이 박힐 뿐이다. 지금 각 언론과 기관들은 리먼브러더스 파산 1주년을 맞아 ‘글로벌 금융위기 1년’에 대한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리먼의 후폭풍이 한국 경제를 어떻게 흔들고,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제각각의 분석을 내린다. 대부분은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한 미국과 유럽계 금융의 급작스런 자금 이탈이 유례없는 외환위기를 불렀고, 한국은 이 가운데 모범적으로 위기 탈출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주류이다. 국제경제를 살펴보고 있는 입장에서는 다소 실소를 자아내는 대목들이다. 우선 위기 1년이라는 타이틀부터 받아들이기 힘들다. 꼭 집어 말하기 힘들지만 얼추 2007년 중반기가 위기의 시작점이다. 이미 영국
지난 2002년 5월 '한국 골프의 간판' 최경주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컴팩클래식에서 한국선수로는 사상 첫 PGA 대회 우승을 차지할 때다. 당시 필자는 미국에 있었기 때문에 일요일 오후 편안하게 집에서 TV로 최종 라운드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중계를 보면서 심기가 불편해졌다. 최경주가 샷하는 장면이나 퍼트하고 환호하는 장면은 기다리고,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고, 다른 백인선수들의 플레이만 보였기 때문이었다. 최경주의 모습이 하도 나오지 않아 나중에는 TV화면의 리더보드 1위 자리에 쓰여진 'KJ Choi'가 진짜 한국의 최경주인가, 다른 선수인가 긴가민가하기까지 했다. 미국의 방송이 최경주에게 할애한 것은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한 후, 아내와 아이들을 껴안고 첫 승에 감격해 하는 장면뿐이었다. 이때야 비로소 'KJ Choi'가 진짜 한국의 최경주이구나 했다. 미국의 방송은 한국에서 건너간 선수에게 인색했다. 작년 10월 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삼성월드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