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총 2,358 건
지금까지 차가운 사람들과 일해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참 따뜻한 분들을 만났다. 적어도 그 당시에, 내게는 그랬다. 여기저기 모자라고 허점투성이지만 지금도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은 그분들 덕분이다. 고마울 따름이다. 갑자기 이같은 생각이 든 것은 한권의 책 때문이다. 트루먼 카포티의 단편소설 '차가운 벽'을 휴일근무를 마치고 돌아가는 한적한 퇴근길에 읽었다. 오랫만에 든 소설책이어서 그런지, 지하철에서 읽어서인지 두번을 읽고서야 감이 잡혔다. 내용은 이렇다. 파티를 연 여주인공은 밤이 늦어지자 파티를 끝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차마 손님들은 내몰 수는 없었다. 마침 그때 친구를 따라 해군 몇명이 집에 들어왔다. 그야말로 불청객이었다. 그중 잘 생기고 순진한 한명이 그녀의 덫에 걸렸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추행하려 했다는 이유를 들어 파티를 끝내버렸다. 그녀가 순진한 해군을 유혹했던 방은, 그러니까 그녀의 덫이 쳐있던 방은 심녹색의 '차가운 벽'을 가진 공간이었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의 뜻은 무엇일까. 요즘 우리가 가장 많이 듣는 말중 하나가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다. 상황이 너무 어렵다보니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기 위해 많이 인용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 뜻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내면화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요즘 같은 유동성위기에 현금을 가진 사람들은 큰 돈을 벌 수 있겠다. 그러니 위기는 기회라고 하는구나. 그런데 왜 난 현금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이런 좋은 기회를 이용하기 위해선 현금을 가지고 있어야 했는데...(씁쓸)" 위기가 기회라는 말은 통상적으로 사람들에게 이렇게 인식되는 듯하다. 하지만 위기는 가진 사람이나 못가진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현금을 두둑히 쌓아두고 위기를 맞이하는 사람은 결코 많지 않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야말로 하늘이 낸 사람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돈 많은 사람들, 기업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더 위험에 노출돼 있다. 위기가 닥치면 회사가 부도나고, 집을 날릴 수도 있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평
#2년 밖에 안 됐다. 지난 2006년 11월15일 이백만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설화'로 사임한 일 말이다. 이 전 수석은 사임하기 5일 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비싼 값에 지금 집을 샀다가는 낭패를 면할 수 없다"는 취지의 글이 논란을 빚어 옷을 벗어야 했다. 참여정부는 4년 내내 "곧 집값이 안정될 것", "부동산 버블이 곧 꺼질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집값은 급등세를 계속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이 "집 사면 낭패"라고 말하니 반발이 심했다. 게다가 이 전 수석이 강남에 집이 있다는 사실이 여론을 악화시켰다. 강남에 집 있는 사람이 "집 사면 낭패"라는 글을 썼다는 사실에 민심은 더 들끓었다. 강남 아파트를 사는 과정에서 아무런 불법도, 아무런 절차상 하자도 없었지만 당시 정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불과 2년 남짓 지난 지금, 서울시 강남과 송파, 경기도 분당과 용인 등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에는 2006년말 고점 대비 가격이 40%가량 떨어진 아
며칠 전 중앙대학교 박범훈 총장을 만났다. 얘기를 나누던 중 일본에서는 물리학 화학 생리학 등 기초 분야에서 노벨 수상자가 많이 나오는데 우리는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원인을 박 총장에게 물었다. 그의 진단은 명쾌했다. 일본에 있는 것이 우리에게는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바로 '센몬바카'(せんもんばか·專門馬鹿)다. "일본에는 '센몬빠가'라는 말이 있어요. 한 번 현미경을 들여다보고 앉아 있으면 전쟁이 나도, 나라가 망해도 자기 연구에만 몰두하는 그런 사람을 말합니다. 그 정도로 한 분야에 심층적으로 바보스럽게 몰두하고 연구를 하는 것이죠." 우리말로 '전문바보' 쯤으로 해석할 수 있는 '센몬바카'는 자연산(自然産)이다. '전문바보'는 사회환경과 국민의식, 교육 등의 합작품이다. 사회여건이 만들어졌을 때 '전문바보'는 밤이 밤인 줄 모르고, 낮이 낮인 줄 모르고 '바보'처럼 뛰며 자생(自生)한다. '전문바보'는 말이 없다. 실력과 실적으로 말할 뿐이다. 그래서 위기에 더 강하다.
내년 1월 20일 출범하는 오바마 정부 진용은 유례없는 통합형 실무진이라는 점이 돋보인다. 사상 첫 흑인(유색) 대통령이라는 상징성에 걸맞게 그간 나타난 사회적 갈등을 봉합하면서 직면한 위기상황에 신속 대응할 실무형 조직이 두드러진다. 그렇다고 역대 미국 내각이 우리나라처럼 정치 바람을 타왔다는 것은 아니다. 흔히 우리가 정권이 바뀔때 마다 인용하는 '~사단'은 백악관과 일부 정무직으로 제한돼 왔다. 포용을 화두로 한 오바마 정부도 예외가 아니다. 시카고 하원의원인 램 이매뉴엘 비서실장을 필두로 경제자문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대 교수 등 '시카고' 사단이 대거 백악관에 포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24일(현지시간) 자신의 경제팀 명단을 발표한 곳도 시카고이다. 하지만 특히 경제 분야의 인력풀은 극히 제한적이다. 한 예가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다. 1987년 레이건 공화당 정부시 기용된 그린스펀은 클린턴 민주당 정부를 거쳐 2006년 지금의 부시
"우리 생애 최대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달 초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밝힌 경제진단은 우리나라에 적용해도 틀리지 않는다. 외환위기를 통해 다져진 펀더멘털로 최악의 '외풍'을 견뎌낼 것이라는 기대는 점차 약화되는 분위기다. 미국과 일본 유럽 세계 3대권이 마이너스 성장에 빠져드는 상황에서 성장세를 지속하기란 결코 간단치 않다. 당장 경제의 바로미터인 금융시장이 외부요인에 크게 흔들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안전지대를 찾거나 유동성 확보를 위해 국내 주식과 채권을 팔아치우면서 환율은 치솟고 주가는 급락하고 있다. 20일 한때 보인 달러당 1500원의 환율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내년 주요국 경제가 올해보다 어려워질 것이란 예상이 우세한 만큼 금융시장의 불안은 실물경제에 보다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반토막 이상 잘려나간 펀드로 개인투자자들이 주머니를 닫고 있고, 환율이 급등하는데도 성장의 버팀목이었던 수출은 뒷걸음질한다. 주식시장에선
KT 신임 사장 공모 과정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KT 사장추천위원회는 당초 17일쯤 사장 후보를 추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추천할 후보자 자격이 정관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제 와서 정관을 고쳐야 한다느니, 공모를 다시 해야 한다느니 말이 많다. KT 사외이사 1명도 뒤늦게 자격논란에 휩싸이며 사추위 활동에 불참을 선언했다는 말도 들린다. 사실 이 모든 책임은 사추위에 있다. KT 사외이사 전원과 외부인사 1명, 전직 사장 1명이 포함된 사추위에서 회사 정관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최고경영자(CEO) 공모를 진행한 탓이다. 하긴 정관에 어긋나는 자격인 줄도 모르고 사외이사로 선임해 지금껏 활동케 한 것을 보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싶다. 게다가 사추위로 활동하는 KT 사외이사들은 경영진을 견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역할을 소홀히 해서 오늘날 KT를 비리기업으로 얼룩지게 만든 책임도 있다. 그런 무책임한 사외이사들이 신임 사장을
일자리가 중요하다. 생계를 위해서도 그렇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관계' 때문이다. '일'을 통해서 개인은 사회와 관계를 맺는다. 사람들과 관계다. 그 관계 속에서 꿈을 꾸고, 미래를 그린다. 이 관계가 끊어지면 행복할 수 없다. 행복은 그가 얼마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회문제가 바로 이 관계의 상실에서 비롯된다. 세계 최고를 기록하는 자살률도 속을 들여다보면 이 때문이고,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아이를 많이 나을 리 없으니 세계 꼴찌의 출산율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 경제난국 극복을 위한 정부의 11·3대책 중 해외인턴 인력을 5000명에서 2만명으로 늘린다는 방안이 있었다. 국내에 일자리가 없으니 밖으로라도 내보내겠다는 것이다. 고령화는 급속도로 진행되는데 태어나는 아이는 줄어들고, 있는 젊은이들은 해외로 보낸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가히 예상할 만하다. 그 중요한 일자리가 갈수록 점점 더 줄어드는 것이 문제다. 기업의 매출이 늘고, 투자를 확대해도 오히
지난 한 달 우리사회를 억누른 화두는 국제통화기금(IMF)이었다. 글로벌 증시들이 사상 최악의 변동성을 보이며 불확실성의 공포가 엄습한 가운데 10년만에 되풀이되는 외환위기 가능성에 또 숨죽여야 했다. 우리 국민이라면 하나 같은 마음이겠지만 'IMF의 신탁통치기간'은 기자 개인에게도 치 떨리는 기억이다. 97년 10월 기자는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었다. 뉴욕특파원 임지에 오른 길이다. 기내에서 다시 떠올리고 떠올렸던 것은 타임스스퀘어의 휘황한 불빛과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진 뮤지컬들의 리스트였다. 우선 '팬텀 오브 오페라'를 보고 다음엔 '미스 사이공', 아니야 오래됐지만 그래도 '켓츠'는 봐야지.. 그렇게 흥분과 기대에 젖어 목적지로 향했다. 닥쳐올 엄청난 재앙은 꿈도 못 꾼 채. 출발전 이상 징후는 있었다. 정착금으로 2만달러를 환전하려할 때 환율이 1000원에 다다른 점이다. 당시 E 은행의 외환담당이던 한 지인에게 자문한 결과 당장 필요한 일부 금액만 우선 환전키로 했
'양심고백'이 아니라 '악마의 실토'였다. 미국의 신용평가기관 무디스 직원들 얘기다. 한국 등 신흥국에 군림하던 이들이 서브프라임사태로 세계적 은행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자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고 실토했으니 말이다. '악마의 숫자놀음'에 놀아난 것을 생각하면 '양심'이라는 말은 허사일 뿐이다. 앨런 그린스펀 미 FRB 전 의장은 "신용시장의 붕괴와 경기침체를 예상하지 못했으며, 금융기관들이 투자자들과 주주들의 자산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것은 나의 실수"라고 고백했다. 미국이 그토록 신봉해온 '시장이 최고의 가치'라는 절대논리를 스스로 부정한 것이다. 그가 지난 18년 동안 세계경제의 대통령으로서 누려온 절대 권위와 온갖 영화와 지금의 어려움이 오버랩되는 것은 왜일까. 잘못을 인정한 그의 양심고백이 마치 시장을 조롱하는 것처럼 들리는 것은 기자가 아직 속이 좁아서 그러리라. 무디스와 그린스펀의 실토와 잘못 인정은 '시장'에 다가오고 있는 커다란 변화를 감지케 한다.
월가가 사고를 쳐도 크게 쳐놓은 것 같다.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폭탄이 터져 세계 금융기관이 6600억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도 모자라 2탄, 3탄이 우려되고 있다. 서브프라임에 이어 듣기에도 낯선 금융 파생상품이 또 문제다. 크레딧디폴트스왑(CDS)과 연관된 합성부채담보부증권(합성CDO)의 부실이 국제금융시장에 2차 충격을 가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합성CDO 시장 규모는 1조2000억달러에 달하는데 이중 1조달러 이상이 부실에 처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1조달러면 1400조원이다. 한국 주식-외환-채권시장에 파편이 튀고 있다. 유동성 자금이 필요한 외국인들이 한국에 투자해뒀던 주식을 청탁 불문하고 팔아 달러로 바꿔 나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주가는 박살나고 환율은 급등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23일 1049까지 내려앉았고 원/달러 환율은 10년만에 1400원을 넘어섰다. 채권시장은 정상 작동이 멈춘 지 오래됐다. 현금 확보전이 벌어져 우량기업들
'건강염려증'이라는 게 있다. 단순히 건강에 대한 걱정이 많은 게 아니다. 정식 병명이다. 작은 증상에도 큰 염려를 하는 증상이다. 이 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006년에 1만1951명, 2007년에 1만5563명에서 올해 6월까지 9464명에 달했다. 실제 환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건강정보의 홍수, 그리고 중병을 앓은 사람들과 접촉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즉 '아는 게 병'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는 게 병이 아니라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섣불리 아는 게 문제다. 우선 '멜라민'을 예로 들어보자. 멜라민은 음식에 들어가선 안되는 유기화합물이지만 농도가 낮은 경우에는 인체에 들어가도 소변으로 배출된다. 농도가 높아지면 소변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신장에 누적, 신장을 손상시키게 된다. 이것이 멜라민이 함유된 중국산 분유를 먹은 유아들이 사망한 원인이다. 우리나라에 수입된 것은 분유를 원료로 한 첨가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