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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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한 호텔에 투숙했던 관광객 수백여명이 며칠째 격리돼서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외신, 그리고 국내에서 신종플루 1호 확진환자였던 A씨가 입원했다가 퇴원했던 군 격리병실 기사를 보면서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눈먼자들의 도시'가 떠올랐다. 운전을 하던 한 운전자가 갑자기 앞이 안보이게 되고, 그와 접촉한 사람들이 모두 눈이 멀면서 이들이 격리수용되고, 급기야는 도시전체가 모두 눈먼자들의 세상이 되는 내용의 소설이다. 초기에는 눈이 먼 사람들이 한 건물에 격리수용되고 군인들이 이 시설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그 소설이 연상된 것 같다. 초기 격리수용소는 제법 관리가 잘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새로운 전염자들이 계속 들어오면서 소요가 생기고, 수용소를 나오려는 사람에게는 발포명령이 내려진다. 짐승과 같이 끔찍했던 수용소생활에서 벗어나 그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된 것은 도시 전체로 전염이 확산되고 나서다. 안과 밖의 상황이 전혀 다를 게 없어진 뒤다. 우리 앞에 닥친 신종플루는 다
국제 데스크를 맡고 있으면 울분나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국내 상황도 심상한데 나라밖에서 들려오는 이죽이는 소리들이 신경을 더 돋을 때가 많다. 뭐 이골이 난 필자 역시 그럴진대 정부 부처나 정책 담당자들의 심경은 어떨까 이해도 간다. 최근에는 국가 신용 등급 문제가 염장을 긁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8일 디폴트 위기에 놓인 동유럽을 비롯한 유럽 각국의 신용 등급을 무더기로 하향 조정했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보다 깊은 수렁에 빠진 유럽으로서는 당연한 귀결이었다. 한때 '늙은 유럽대륙의 젊은 피'로 강소국의 대명사가 된 아일랜드도 이날 신용이 강등됐다. 지난달말 무디스, S&P에 이어 3대 국제신용평가사의 나머지 하나인 피치도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헌데 부여된 등급이 눈에 들어왔다. AA+ 로 한 단계 하향. 그렇다면 직전까지도 최고등급인 AAA를 유지하고 있던 셈이다. 잠시 잊고 있었지만 그동안 아일랜드의 위기 소식을 숱하게 접하고 전했던 당사자로서는 어안이 벙
국내서는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큰 골프대회를 매년 열어온 모 기업이 올해는 골프대회를 갖지 않으려던 연초의 계획을 바꾸고 골프대회를 치르기로 최근 결정했다. 이 기업이 다시 골프대회를 주최키로 용단을 내린 것은 대회를 무산시킬 경우 국내 골프시장이 받는 타격과 골프계 인사들의 설득을 감안한 것이기도 하지만 기업실적이 작년 말, 올 연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아 비용을 대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 때문이기도 하다. 초고가 골프장 회원권도 작게나마 거래가 살아나면서 가격이 뛰고 있다. 초고가 골프장 회원권은 지난해 기업들이 구조조정과 자금확보를 위해 제일 먼저 내다 팔았던 물건들이다. 기업들이 다시 이런 물건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이다. 경제위기 조기 극복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30억 달러 규모의 외평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경상수지가 흑자기조로 반전되면서 경제위기감이 상당 부분 해소된데 힘입은 것 같다. 일부 지역에 국한된 얘기지만,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주식시장엔 어느새 봄이 온 것같은데 우린 뭔가…." CJ제일제당 삼양사 등 제당·제분업체들은 요즘 한숨만 내쉬고 있다.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거듭하는 중에도 이들 주가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1분기 실적악화가 예상돼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환율 부담으로 원료 수입가는 올랐는데 정부의 물가관리에 묶여 판매가를 올리지 못해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1분기에만 수백억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들은 사회안전망 역할도 하고 있다. 매출·수익 감소로 구조조정을 해야 할 상황인데 '일자리 나누기'(잡셰어링)에 동참하느라 고용을 오히려 늘리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정부가 가급적 물가를 올리지 말고 사람도 자르지 말아달라고 하는 이유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가뜩이나 어려운데 물가마저 오르고 실업자가 늘어나면 소비는 더욱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물가상승과 고용감소가 소비위축, 경기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경제 주요 구성원인 기업들이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다
언제부턴가 왼쪽 손목이 아프기 시작했다. 컴퓨터 자판을 치는데 손목이 시리고 아프더니 가벼운 것도 들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다친 것도 아니니 그냥 지나고나면 낫겠지'하고 있다가 가만두면 큰 병이 될 수도 있다는 안팎의 우려와 권유로 자의반 타의반 병원에 갔다. 우선 먼저 찾은 곳은 전문병원이다. 아침 9시에 접수를 하고, 기다리다가 X레이 사진을 찍었다. 간단하게 끝날 줄 알았던 X레이는 상당히 고난이도의 동작을 요구했다. 여러 각도에서 두 손목을 한 필름에 찍느라 고생을 했다. 양쪽손목을 한 필름에 찍는데 실패하고 나서야 한쪽씩 다시 찍었다. 사진을 찍고 복도에서 기다렸다. 아침 일찍부터 많은 환자들이 붐비고 있었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과 만났다. 예전에 한번 안면이 있던 선생님이라 조금은 편했다. 하지만 의사 앞의 환자는 '고양이 앞의 쥐'는 아니더라도 '선생님앞의 학생' 이다. 일방적인 분위기다. 밖에 많은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속시원하게 뭘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
내년이면 마흔입니다. 본격적인 중년입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의 두려움, 더 이상 젊지 않다는 자각으로 마음은 부표 없이 바다를 떠도는 조각배처럼 흔들립니다. 하긴 재일교포 강상중씨가 쓴 '고민하는 힘'에 보니 비슷한 고민을 했더군요. "나도 사십대쯤에 나이를 먹는 것이 두려웠던 적이 있습니다. 기력과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마흔을 앞두고 고민의 바다 속을 허우적거리다 고민의 본질이 무얼까 파고들어가 봤습니다. 결론은 세 가지더군요. 돈과 일, 그리고 의미였습니다. 마흔만 돼도 회사에서 자리 지키기 쉽지 않은 고용불안의 시대에 돈 문제는 모든 중년의 공통된 생존의 고민입니다. 게다가 중년이면 아이들은 한창 많이 먹고 많이 배워야 할 때니 쓸 돈은 더 많아집니다. 그래서 요즘 상가 투자에는 30, 40대가 몰린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조기퇴직으로 인해 고용이 불안하니 매달 꼬박꼬박 월세가 나오는 상가 하나로 '인생의 우산'을 챙기자는
여기저기에서 '한국을 배우라'는 말이 많이 들린다. 얼마 전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막을 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미국의 야국 전문가들은 종주국 미국 야구가 한국 야구를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와 일본의 '스몰 볼'과는 또 다른 '한국식 퓨전 야구', 조국을 위해 투혼을 불사르는 한국선수들의 정신을 학생들이 배우는 야구 교과서에 실어야 한다는 말들을 쏟아냈다. 'AIG보험 보너스 사태'에서도 '한국을 배우라'는 충고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로부터 1800억달러 구제금융을 받은 AIG가 벌인 1억6000만달러(일부에서는 2억1800만달러 주장) 짜리 보너스 잔치가 미국인들의 공분을 사자 정부는 보너스의 90%를 환하는 '세금폭탄'을 때리기로 했다. 이에 AIG측은 보너스 반납으로 사태를 넘기려 애쓰고 있다. 이 과정에서 뉴욕타임스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위기유발 책임자들의 배제와 강력한 구조조정, 외국자본의 유치로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개
미국정부가 요즘 쏟아내는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보면 한국이 혹독하게 경험한 외환위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든다. 미국은 준정부기관을 포함해 굴지의 금융회사에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한 것도 모자라 국유화에 착수했고, 23일(현지시간)에는 1조달러를 들여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중앙은행(FRB) 역시 경기부양을 위해 발권력 동원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이 돈을 마구 뿌려댄다는 의미에서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다. 정책금리는 더이상 낮출 수 없는 제로 수준까지 내려와 '양적 완화'가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 자칫 일본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여전하다. 이제는 미국에 대해 "아시아 외환위기에서 왜 배우지 못했느냐"고 거꾸로 따져 물어볼 때도 됐다. 미국은 11년 전 구제금융의 대가로 가혹한 조건을 내걸면서 아시아의 정실 자본주의를 싸잡아 비판했다. 기업의 무분별한 차입과 열악한 지배구조도 놀림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번에 금융위기를
꼭 10년만의 일이다. 회사에 한참동안 못 보고 지내던 선배가 찾아온 것은. 10년전 어느날, 그러니까 머니투데이가 사무실을 얻고 뉴스서비스를 한창 준비하던 때였다. 바로 아래 층에 한 카드사가 있었다. 그 카드사에 결제하러 들렀는데, 몇십만원이 모자란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사무실에 올라온 선배가 있었다. 그리고 얼마전 비슷한 상황에 맞닥뜨렸다. 한 선배가 찾아온 것이다. 이 선배와의 만남은 위 상황보다는 드라마틱하다. 선배는 나를 찾아왔지만 회의때문에 통화가 계속 안됐고, 나는 회의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퇴근길에 올랐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로비를 나가다가 나로선 우연찮게 그를 만난 것이다. 나는 저녁 약속시간이 늦을 것 같아 짧게 인사를 하고 돌아섰지만(사실 처음엔 나를 찾아온 줄도 몰랐다) '시간을 좀 내달라'는 선배의 말에 같이 택시를 타게 됐다. 30여분동안 많은 얘기를 들었다. 주식폭락, 신용불량자, 이혼, 고시원 등등의 단어들이 이어졌다. IMF 외환위기 이후 꼭 10년
배우 최진실씨의 자살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지난 7일 또 한 명의 여자연예인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출연한 장자연씨가 왜 자살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평소 우울증을 앓은 것이 원인이라는 얘기도 있고, 소속사와 갈등이 원인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악플이 그 가운데 하나의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 이후 자살률이 해마다 두자릿수로 상승할 정도로 자살률이 높은 나라다. 2007년 한해에만 1만2000명가량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이 가운데 여자가 7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연예인의 자살이 일반인들의 모방자살로 이어지는 '베르테르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세상에 회의적인 태도를 갖게 하는 사람들을 양산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사회적 파장은 크다. 일부 미래학자는 자살이 증가하는 원인을 '인터넷의 보편화'에 따른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국민의 80%가 네티즌인 우리나라에서 이런 진단은 걱정을 넘어 섬뜩함마저 들게
한 청년 사업가가 세간의 화제이다. 머니투데이가 특종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청년은 게임 개발을 통해 거머쥔 거금으로 알짜배기 강남 빌딩을 사들였다. 약관 33세의 나이에 수백억대 건물주가 됐으니 대단한 '성공 스토리'이다. '아친남(아내 친구 남편)'에 이어 강력한 라이벌이 또 한 명 늘어났으니 집에 들어가 아내 눈치 보기는 더 두려워 졌다. 그것도 새파랗게 젊은 친구이니 뒤통수가 계속 간질거린다. 그러나 못내 아쉽다. 본인이 미국에 머물며 새로운 것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니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전도 유망한 벤처 사업가가 부동산으로 '캐시 아웃'한 사실은 아쉬움을 넘어 서글픔마저 갖게 한다. 배 아파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우리의 현실이 그렇다면 울고 싶을 뿐이다. 물론 이 젊은 사업가를 탓하는 것이 아니다. 워런 버핏 등 전설적인 투자 귀재들마저 자신들의 실패를 자책하며 관망하는 이 난세에 우리나라 부동산만큼 '확실한' 투자처가 더 있을까. '캐피탈 게
빈센트 반 고흐가 탄광촌에서 목사로, 석탄을 캐는 광부로 잠시 일 할 때 그가 싸오는 동물성 지방을 바른 한 조각 빵 도시락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점심을 굶은 채 석탄을 나르느라 금방이라도 허리가 휘어질 것 같은 다른 광부, 혹은 길거리에서 만난 노랗게 뜬 얼굴에 눈은 퀭한 탄광촌 아이들에게 그 딱딱한 빵을 내주고는 본인은 홍차로 식사를 때우곤 했다. 고흐는 빵 값을 마련할 수가 없어 동생이자 지원자였던 태오에게 탄광촌의 사정을 얘기하며 돈을 보내달라는 편지를 보내곤 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기자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학생들이 꽤 많았었다. 쇠도 먹으면 녹일 수 있을 그 때, 친구들이 밥 먹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배고픔을 참아야 하는 것은 고통이었을 것이다. 더 어려운 것은 담임선생님이 하던 혼식·분식 조사였다. 배고픔은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로 넘길 수 있겠지만, 자존심이 무너지는 것은 더 참기 힘들었을지 모르겠다. 4학년 때 총각이었던 담임선생님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