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총 3,254 건
8일 오후 2시30분 서귀포 모슬포항. 항구를 떠난 배는 심하게 출렁였다. 가파도에 다가갈 수록 배는 더 심하게 요동쳤고 바람은 거세졌다. 암소의 뿔도 휘게 한다는 가파도 바람의 위력이었다. 수천년간 불어온 바람에 풍화된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듯한 가파도. 젊은 사람들은 다 떠나고 없는 작은 섬이지만 가파도는 대한민국 그 어느 곳보다 미래지향적이었다. 도로에는 전기차가 운행되고 있었고 전력의 대부분은 풍력과 태양열 발전을 통해 공급되고 있었다. 가파도가 이렇게 친환경적이고 미래지향적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 시점은 2011년부터다. 한국전력과 제주도는 가파도와 같은 고립지역에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발전설비와 ESS(에너지저장장치)를 이용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 저장, 공급할 수 있는 소규모 독립형 전력망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하기 위해 2011년부터 가파도 '카본 프리 아일랜드'(CFI) 사업을 추진했다. 약 146억원을 들여 섬 전체 37가구에 3킬로와트(㎾)급 태양광 집열판
"불안하고 불편해도 그냥 사는 거지 뭘…" 한바탕 퍼붓던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간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 있는 쪽방촌 공원 의자에 앉아있던 윤모 할머니(81)가 담담하게 말했다. 윤 할머니는 쪽방촌에서 18년을 살았다. 남편, 손자와 셋이 살다 남편과 사별 후 직장을 얻은 손자마저 출가해 혼자가 된 지 3년째다. 지난 이틀 내내 소란스럽게 내린 비로 윤 할머니가 사는 아파트 복도엔 물 양동이가 등장했다. 50년 정도 된 건물이다 보니 비가 많이 오는 날엔 새는 빗물을 막을 수 없다. 4층짜리 이 아파트 한 층에는 5~10가구 정도가 산다. 공용 개수대와 화장실이 복도 끝에 있어 바닥엔 늘 물기가 남아있다. 고르지 못한 바닥 탓에 움푹 파인 곳마다 작은 물웅덩이가 있다. 곳곳엔 천장에서 샌 물로 인해 얼룩도 있다. 햇빛이 들지 않아 습하고 서늘한 복도는 형광등도 없어 캄캄하기까지 하다. 윤 할머니는 "비가 오면 옥상에서 물이 흘러내려온다"며 "방안에는 물이 새지 않으니
지난달 12일 일본 도쿄 전자상가 밀집지역인 아키하바라, 길거리는 오전부터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성인 VR(가상현실) 축제 ‘성인 VR 페스타 01‘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전시장 내부엔 VR 성인게임과 각종 VR뷰어 등이 빼곡히 전시됐다. 행사장 입구엔 미처 들어가지 못한 관람객들이 순서를 기다렸다. 이 분위기를 틈탄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PS) 전용 VR 헤드셋인 ’플레이스테이션(PS) VR’ 예약 판매를 알리는 대형 광고물을 도쿄 시내 유명 쇼핑몰 등 각종 건물 외벽에 도배하듯 설치했다. 빅카메라 등 전자제품 매장에도 ‘PS VR’가 곧 나온다는 광고판이 곳곳에 붙어있다. 전통 콘솔게임 시장을 이끌어왔던 일본 IT(정보기술) 기업들이 모바일에 뺏긴 게임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소니가 18~19일 양일간 진행한 PS VR 예약판매에서 예판 물량 전체가 조기 완판된데 이어 30일 추가 예약물량마저 1분 만에 동났다. VR로 새 활로를 모색 중인 소니에겐
지난 24일 제주공항에서 동쪽으로 차로 약 1시간을 달리니 제주 용암해수단지 내 바이오랜드 제주공장이 나타났다. 세련되고 깔끔한 색상의 외관은 화장품 생산공장이 아닌 연구소를 연상케했다. 내부 시설 역시 그동안의 생산 노하우를 적용한 최신 시설을 갖췄다. 바이오랜드는 이 공장에서 제주섬이 탄생하면서 바닷물이 섬 지하에 흘러들어 만들어진 지하해수인 '용암해수'를 활용해 화장품 원료를 만들고 있다. SKC가 2014년 인수한 바이오랜드는 SKC의 화장품 원료, 의료기기 사업부문 자회사다. ◇용암해수 활용 제주산 천연원료 생산=3100㎡(약 1000평) 부지에 이달 준공한 제주공장은 바이오랜드의 5번째 생산시설이다. 60억원이 투자된 공장은 생산동, 원부자재 창고, 완제품 창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공장은 용암해수의 가공과 화산송이 등 제주 특산물의 추출 공정을 거쳐 화장품 원료를 생산한다. 특히 화장품에 사용되는 물은 일반적으로 불순물을 제거한 정제수이지만 최근엔 용암해수와 같이
10년 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쇼핑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을 찾아 쇼핑몰들을 둘러보며 새로운 구상을 시작했다. 넓은 공간에 동선이 복잡하지 않은 쇼핑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 2010년 경기도 하남 부지를 매입했고 2012년에는 미국 쇼핑몰 개발·운영업체 터브먼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2013년 10월부터 프로젝트를 가동해 1조원을 투자했다. 신세계 '스타필드(Starfield) 하남'은 정 부회장의 집념이 빚어낸 10년 구상의 결실이다. 신세계그룹은 28일 엔터테인먼트와 F&B(식음) 서비스, 쇼핑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 체류형 공간 스타필드 하남을 9월 그랜드오픈한다고 밝혔다. 연면적 45만9498㎡(13만8900평, 지하4층~지상4층), 동시주차 6200대 규모의 국내 최대 복합쇼핑몰이다. 스타필드 하남은 서구형 쇼핑 테마파크를 표방한다. 매장 안에 기둥이 없고, 쇼핑 동선도 단순하다. 자연 채광 구조로 햇빛을 받으며 쇼
"어떤 고객이든 넓은 공간에서 햇빛을 받으며 쇼핑하길 원하고, 동선이 간단한 것을 좋아합니다. 문화는 다르지만 쇼핑을 즐기는 형태는 같습니다."(로버트 터브먼 회장) 신세계그룹이 오는 9월 오픈하는 '스타필드 하남'은 국내 최초의 서구형 쇼핑 테마파크를 표방한다. 매장 내 기둥을 없앴고, 쇼핑 동선도 단순하게 만들었다. 또 국내 최초 자연 채광 구조 설계를 통해 고객들이 햇빛을 받으며 쇼핑할 수 있게 했다. 이런 아이디어는 미국의 유명 쇼핑몰 개발·운영업체 터브먼에서 얻었다. 스타필드 하남에 49%의 지분투자를 하며 개발을 합작한 터브먼의 로버트 터브먼 회장은 "엔터테인먼트와 다이닝(식사), 쇼핑을 한곳에서 즐기는 서구식 퓨전 소비 형태는 한국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며 "다름아닌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을 통해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가 스타필드 하남의 개발·운영 노하우를 벤치마킹한 터브먼의 쇼핑몰들은 미국 플로리다주에 집중돼 있다. 마이애미 등 휴양지가 즐비한 플로리다주는
"엔저로 겨우 관광객이 몰려오는가 했는데 큰일입니다." 26일 도쿄 시내 한 면세점 관계자는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 소식에 (엔·달러) 환율이 급속도로 떨어져 놀랐다"며 "고객 중 90% 상당이 중국을 포함한 외국인이기 때문에 '엔고' 영향을 직격타로 받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면세업계가 이례적인 세일 계획을 세우는 등 대응책을 찾느라 바쁘다"고 덧붙였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소식이 전해진 후 직격타를 맞은 일본이 당황하고 있다. 지난 24일 엔·달러 환율은 2년7개월만에 100엔 아래로 떨어져 엔화 가치가 치솟았고 닛케이225 지수는 8% 가까이 폭락했다. ◇"득은 없고, 손실 막대" 수출 기업 타격에 '전전긍긍' = 이번 주말 내내 일본 주요 언론 기사는 브렉시트로 도배됐다. 일본 언론의 공통적인 진단은 "득은 거의 없고, 손실은 막대하다"는 것. 소비자들이 위스키, 신사복, 의약품 등을 다소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소소한 득'이 있을
25일 오전 8시 일본 도쿄 신주쿠구 롯데홀딩스 건물 앞은 한일 언론들과 삼엄한 경비 인력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가 이날 오전 이곳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건물로 들어가는 모든 입구는 굳게 닫혀있었다. 오전 9시 주총이 시작되기 15분 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승합차를 타고 건물 앞에서 내려 몰려드는 취재진을 뚫고 '쪽문'으로 입장했다. 롯데홀딩스 측이 신 전 부회장에게는 내부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경영권 분쟁 이후 두 차례 열린 주총과 달리 이번 주총은 1시간이 넘게 상대적으로 길게 진행됐다. 비공개 주총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 등 롯데홀딩스 측 현 이사진 7명과 비서진 그리고 신 전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1시간 남짓한 주총이 끝나고 모습을 드러낸 것은 침통한 표정의 신 전 부회장이었다. 이번에도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은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회사 측
“내륙지방에서 아무리 기술이 있고 설비가 돼 있다고 해도 못 만듭니다. 항만배후단지에서 만들어서 배로 바로 운송해야 합니다.” 14일 오후 1시 뙤약볕이 내리쬐고 있는 여수광양항 배후항만단지 EEW KHPC 공장. 약 1000평 규모의 실내 작업장에서는 두께가 10T(약 10cm)에 달하는 철판을 말아서 파이프관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대구경후육강관’으로 불리는 이 파이프관은 보통 플랜트설비의 하부구조인 ‘재킷’이나 풍력발전소의 기둥으로 쓰인다. 10T짜리 강판을 동그랗게 말아 일정한 강도의 ‘관’으로 만드는 게 EEW KHPC가 가진 기술력이다. 독일계 기업인 EEW KHPC는 최근 여수광양항 배후단지에 입주하면서 새로운 ‘무기’를 장착했다. 대구경후육강관은 보통 구경 2m, 길이 4m짜리 짧은 관을 만들어 이어붙이는데 관을 이어붙이는 것보다 어려운 게 항구까지 운송하는 일이다. “항구까지 이송하는 작업이 가장 힘들어요. 비용도 많이 들고…. 약간의 언덕이 있어도 절대 옮길
"이렇게 잘 되는데 문을 닫는다고 생각하니, 아까워 죽겠어요." 22일 오전 9시30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7~8층에 자리한 롯데면세점 매장은 개점 직후부터 밀려들어온 중국인 고객들로 가득차 있었다. 일평균 단체고객 관광버스 250여대가 정차하는 지하 주차장에서 매장으로 연결된 엘레베이터에는 고객들이 가득 들어차 '만원'이었다. 이 면세점은 오는 26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중단한다. 지난해 말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잃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직원은 "이렇게 탁 트인 공간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즐길 수 있는 면세점이 국내에 없어서 월드타워점만 고집하는 '팬층'도 생겨났다"며 "고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 문을 닫아야하니 너무나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매장 곳곳에는 '땡큐 세일'을 알리는 배너가 걸려 있었다. 유명 해외 화장품 브랜드 대다수가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50%, 40%까지 할인되는 선글라스 매장과 명품 시계 코너에는 고객들이 늘어섰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일 찾은 서울 강서구 마곡개발지구는 울타리 너머로 건물들이 하나둘씩 올라오고 있었다. TK케미칼컨소시엄 준공 등 입주한 기업들이 일부 있지만 아직은 공사가 한창이다. 마곡지구는 올해는 11개 기업, 내년에는 48개 기업들이 준공을 앞두고 있다. 내년 7월이면 LG그룹의 연구복합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가 1차 준공을 마치고 12월에는 이화여자대학교 제2 부속 병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아파트들도 입주가 이어지고 있다. 마곡지구8단지(마곡엠밸리8단지)는 다음 달 입주를 앞두고 막바지 입주 준비로 분주했다. 마곡지구 아파트들은 가격 상승세가 무섭다. 마곡힐스테이트 84.93㎡는 지난 4월 초기 분양가보다(5억3000만원대)약 2억4600만원이 오른 7억7600만원(입주권)에 거래됐다. 마곡동 아파트 시세는 2년 전만 해도 서울 전체 평균은 물론 강서구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이달 면적당(1㎡) 시세는 537만원으로 서울 평균(532만원)보다 높다. 강서구 평균 아파트(429만원)보
지난 8일 일본차(車) 시장 탐방취재를 위해 도쿄 오다이바에 위치한 토요타의 대표 자동차테마파크 '메가웹'을 찾았다. 원래 하이브리드 같은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혁신기술을 살펴보는 데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세계적 관광명소로 떠오른 메가웹 전시관 1~2층에는 마치 모터쇼를 방불케 하듯 수소차부터 레이싱카 까지 토요타의 최신차량 수십대가 첨단 기술과 디자인을 한껏 뽐내며 자리했다. 그런데 이 '앞만 보며 달리는' 신기술의 향연 속에서 오히려 더 눈길을 끈 건 장애인·노약자 복지전용차량 브랜드 '웰캡'(Welcab) 부스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나 미국 디트로이트 등 거대 모터쇼에서 조차 찾아보기 힘든 공간이어서 더 주목됐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지 안내원 두 명이 직접 시연을 하고 체험할 수 있게 도움을 줬다. 교통 약자들이 직접 운전을 하거나, 보다 편리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장비들이 선보였다. 국내에서도 종종 휠체어 리프트를 개조·탑재한 미니밴 차량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