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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어."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 "유불리를 떠나서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됩니다." (민주당 재선 의원) 지난 19일 밤부터 20일 새벽까지 이어진 민주당 의원총회.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 추진 여부를 두고 격한 논쟁이 벌어졌다. 최 부총리 탄핵에 반대하는 '전략파'는 "실익이 없다"는 논리를 집중적으로 폈다. 이들은 최 부총리를 탄핵하더라도 대통령 대행직을 이어받을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줄탄핵'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를 자극할 우려도 있다는 얘기다. 반면 '정의구현파'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맞섰다. 국회의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헌재가 인용한 후에도 최 부총리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결국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정의구현파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21일 188명 의원 이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미국 에너지부(DOE)가 한국을 '민감국가'로 분류한 것이 맞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하지만 약 사흘 뒤 DOE가 실제 한국을 민감국가 목록에 추가한 사실이 확인됐다. 민감국가 지정보다 외교부의 안일함이 더 큰 문제란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월 바이든 정부 시절 DOE는 한국을 민감국가 목록에 포함시켰지만 우리 정부는 약 두 달 간 이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정권교체기와 국내의 정치적 혼란기가 맞물리면서 공무원들의 기강 해이가 드러났다고 분석한다. 한 외교 전문가는 "미국 현지에 있는 파견 공무원들 중 단 한 명이라도 제대로 네트워크 활동을 하고 있었다면 이런 일이 과연 있을 수 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조 장관은 국회에서 "내부 비밀문서였기 때문에 모르는 게 당연하다"는 말을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
0대 8. 프로 스포츠였다면 감독 경질론이 나왔을 법한 성적표를 야권이 받아들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주요 공직자를 상대로 야당이 발의한 탄핵소추안(탄핵안)은 총 29건. 이 가운데 헌법재판소 심리에 들어간 13건 중 결론이 나온 8건이 모두 기각됐다. 현재까지 야당의 '전패'다. 한법 제65조에 따르면 대통령·국무총리·국무위원·행정각부의 장·헌법재판소 재판관·법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감사원장·감사위원 등 법률이 정한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경우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가 있어야 하며 그 의결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탄핵소추 절차를 까다롭게 한 것은 단순히 이들의 직위가 높아서가 아니다. 이들은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등 임명 절차가 까다로운데, 탄핵이 잦으면 직무정지와 공석에 따른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정치권 등 외풍에 휘둘려선 안 되는 자리인 만큼 신분
"22대 국회 들어 지난 9개월 동안 정치의 민낯을 봤어요." 국민의힘 한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하며 대표적인 예시로 '간첩법 개정안'을 들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해 11월3일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열고 간첩법(형법 98조)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이 법안은 '적국'인 북한뿐 아니라 '외국 및 이에 준하는 단체'를 위한 간첩 행위도 간첩죄로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간첩죄 조항은 외국으로부터 국가 기밀 유출 시도가 빈번해지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입법이 추진됐다. 여당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박지원, 박선원, 장경태 의원 등이 앞다퉈 법안을 발의했다. 소위에선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일부 이견을 냈으나 전반적으론 큰 진통 없이 통과됐다. 그러나 12월 초 간첩법 개정 작업에 급제동이 걸렸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공청회 개최를 주장하면서다. 소위까지 통과한 법안, 그것도 제정안이나 전부개정안이 아닌 일부개정안에 공청회를 여
"기네스북 신청을 고민했다." 지난 1월 일본 취재 당시 만난 스즈키 마사토 일본 외무성 일한교류실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가 무려 12차례 정상회담한 것을 두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같이 말했다. 두 정상은 평균 60일에 한 번씩 마주했고 8개월 사이 7번 만나기도 했다. 실제로 유럽에선 더 자주 만나는 정상들도 있지만, 그만큼 한일 정상의 만남이 잦았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한일관계 개선은 지난해 양국 교류 1200만명 시대로 이어졌다. 역대 최대 기록이다. 머니투데이가 한국갤럽과 실시한 '2025년 대일 인식조사' 결과는 일본에 대한 한국인의 달라진 인식을 보여준다.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호감도는 각각 47%와 56%로 조사됐다. 2021년 같은 조사의 21%, 46%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반면 '일본의 과거사 인식'에 대한 조사에선 모든 세대가 타협을 거부했다. 국민 10명 중 9명이 일본 정부가 과거사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충분히 사
#"1987년 10월 27일 실시한 국민투표에서 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으로 확정된 헌법개정을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이에 공포한다."(1987년 10월29일 국무회의 제9차 헌법 개정 공포문) 우리 국민은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동력으로 한 제9차 개헌을 통해 군부독재를 종식하며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했다. 이른바 '87체제'라는 헌정 질서의 탄생이다. 87체제는 군부독재를 종식하고 민주주의를 제도화하는 데 기여했다. 5년 단임 대통령제는 장기 집권을 막으려 도입했지만 현실에서는 임기말 강력한 리더십 부재와 그에 따른 국정 동력 상실을 걱정해야 하는 문제를 낳았다. 특히 여야 간 극단적 대립을 야기하는 승자독식 정치체제는 정책 연속성을 저해하고 정쟁을 일상화하며 국가 운영의 효율성을 약화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소추 사태는 이러한 '87체제'의 한계를 극명히 드러낸 장면이다.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된 대통령제가 초래한 권력의 독단과
#1. 1428년 세종 10년, 진주에서 부친 살해 사건이 벌어졌다. 이런 반인륜적 범죄를 엄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세종대왕의 생각은 달랐다. 백성들을 교화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봤다. 세종은 '삼강행실도'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효자, 충신 등의 모범 사례를 정리한 책이다. 한자를 모르는 백성들을 위해 그림을 적극 활용한 게 특징이다. 이 책은 1434년 전국에 배포됐다. 그러나 그림만으로 유교 이념과 생활 도덕을 완벽하게 설명할 순 없다. 세종이 훈민정음을 만들기로 마음 먹은 계기 중 하나다. 실제로 훗날 성종 땐 한글로 쓰인 삼강행실도 언해본이 발간된다. 백성들의 덕성을 지키기 위해 교화에 힘쓴 건 비단 조선만은 아니다. 고려는 불교의 금강경을 대량으로 찍어 전국에 배포했다. 글을 모르는 백성들을 위해 승려나 식자층이 대신 읽고 설명해줬을 터다. 고려나 조선은 주권이 임금에게 있는 군주제였다. 그런데도 백성들의 덕성을 지키는 데 이토록 힘썼다. 그럼 주권이 국민에게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동연 경기지사가 만났다. 기자들이 물러가기 전 김 지사가 이 대표에게 "한 두마디 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이 대표가 동의하자 김 지사는 재킷 안쪽 주머니에서 노란 메모지를 꺼냈다. 김 지사는 미진한 개헌 논의, 당의 감세 정책 등을 거론하며 이 대표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지난해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준비한 원고를 꺼내 들며 작심 발언을 한 일이 오버랩됐다. 이 대표가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과 회동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작 '통합'보다는 '갈등'이 부각되고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이 대표는 김 지사에 앞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박용진 전 의원 등과 만났다. 회동 분위기는 대체로 화기애애했지만 뼈 있는 말들이 오갔다. 특히 다섯 사람 모두 개헌을 거론하면서 마치 이 대표를 협공하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그럼에도 민주당에서는 이 대표가 자
최근 한 국회의원으로부터 들은 얘기다. 우연히 상대 당 의원과 마주칠 일이 있었다고 한다. 지나가듯 "거, 요즘 너무 소리를 지르시는 것 아닌가"라고 말을 건넸다고 했다. 반박을 쏟아낼 거라 생각했던 상대는 오히려 웃으며 "저 생계형 정치인이잖아요. 다음 총선 때 재선하려면 어쩔 수 없어요"라고 했다고. 사실 국회에서 정치인들이 서로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그리 이상한 광경이 아니다. 다만 그것이 본인의 정치적 소신을 표현하고 실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인으로서 지지를 얻고 다음 선거를 통해 정치 생명을 또 한 번 연장하기 위한, 그저 '생계'를 위한 것이라는 얘기엔 뒷맛이 씁쓸하다. 실제로 요즘 '생계형 정치인'이 많아졌다는 얘기가 여의도에서 심심찮게 들린다. 본인의 신념을 펼쳐보이기 보단 다음 총선에서 공천받고 한 번 더 배지를 달려고 당 지지자나 지도부의 눈치만 보는 이들 말이다. 비상계엄에 이어 탄핵 국면까지, 말 한 마디가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는 민감한 비상시국이
"불공평하다는 생각은 들지만...동시에 변화의 신호탄이란 점에서 반갑죠." 최근 기자와 만난 한 재계 관계자의 말이다. 주 52시간 근무제의 예외 적용 여부를 둘러싼 여야의 '반도체 특별법' 공방과 관련, 반도체 업계만 대상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현실에 대해 한 부러움과 타 산업군 적용 논의의 출발점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교차한 반응이었다. 그러나 작은 기대조차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17일 여야가 52시간 예외 조항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반도체 특별법 처리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노동시간 유연화에 공감한단 취지의 발언을 해 기대감이 높아졌던 만큼 실망감 또한 컸다. 우리나라에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건 전쟁 중이던 1953년 5월이다. 부산 조선방직의 열악한 작업 환경에 반발한 노동자들이 일으킨 이른바 '조방쟁의'가 도화선이 됐다. 1970년 서울 평화시장에서 전태일 열사가 자신을 희생하며 부르
"정부가 뭘 하겠다고 발표해도 지금처럼 (정책이) 언제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움직이기 쉽지 않아요."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기업 관계자는 요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도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치인들도 기업들의 고민을 모르는 바 아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국에서 외국 기업들이 투자하기 힘든 이유가 '예측하기 힘든 규제 환경'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국가의 리더십이 부재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국회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낮춰주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과연 그런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지난해 말 정부가 제출한 세법 개정안을 포함해 190개 안팎의 법안에 대해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여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올해 예산안을 강행 처리하는 바람에 비쟁점 법안들까지
"글쎄요. 믿을 수 있을까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보이는 '우클릭' 행보에 대해 한 기업 관계자가 사석에서 한 말이다. 그의 실용주의적 발언들이 진심인지, 선거용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취지다. 만약 조기대선이 현실화된다면 선거는 '이재명 대 반(反) 이재명' 구도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이 대표의 우클릭을 믿을 수 있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 조기대선 결과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어도 아직 유권자들이 이 대표의 진심을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 속도가 붙긴 했지만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가 하루 아침에 나온 건 아니다. 지난해 당대표 연임 도전 당시 이 대표는 이미 '먹사니즘'이란 신조어를 꺼내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이념보다 우선하겠다고 선언했다. '에너지 고속도로'와 같은 성장 전략도 내놨다. 기자들과 대화하던 중 1가구 1주택에 한해 종합부종산세(종부세) 완화가 필요해보인다는 입장을 밝힌 적도 있다. 특히 지난해 말 당내 일부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