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우리가 보는 세상

#검사에서 대통령으로 직행한 '정치인' 윤석열은 실패했다. 지난 4일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두 번째로 파면된 대통령이라는 오명만 남았다. 2022년 3월, 1639만4815표라는 역대 최대 득표로 당선됐지만 끝내 거대 야당과 불화하다 비상계엄 선포라는 '정치적 자멸'의 버튼을 눌렀다. 혹자는 그의 실패에 대해 단순히 개인의 정치적 역량 부족을 넘어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거대 야당의 입법 공세와 고위 공직자에 대한 탄핵 위협에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려 했다. 이는 오히려 탄핵소추로 이어졌고 결국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를 받는 비극적 결말로 마무리됐다. 거대 야당이 장악한 의회 권력과 불화한 대통령이 어떤 한계에 직면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제왕적 대통령제가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을 제왕으로 착각했던 것이 문제 아니었을까.
#리처드 뉴스타드 전 하버드 교수는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는 가장 큰 입법 수단은 설득력"이라고 했다. 이는 곧 대통령이 단순히 권력을 휘두르는 존재가 아니라 국민과 정치권을 설득하고 포용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어쩌면 윤 전 대통령의 실패는 이러한 설득의 부재에 기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야권에 192석을 몰아준 지난 22대 총선 결과가 부정선거 때문이라는 음모론적 의심은 거대 야당을 대화나 타협의 상대로 볼 수 없게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설득이 될 리 만무하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물론이고 여당 수장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조차도 설득에 실패했다. 설득의 부재는 정치 뿐 아니라 의대 증원 논란과 R&D(과학기술) 예산 삭감 등 국정 운영 전반에서 부담으로 작용했다.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실패한 대통령들의 공통점은 바로 '설득의 부재'다. 권위주의 시절에는 권력으로 상대를 찍어 눌렀고, 민주화 이후에도 승자독식이라는 명분 아래 설득의 리더십을 외면한 경우가 상당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임기를 마감한 것 역시 국민과 정치권을 설득하지 못한 결과였다. 설득 없는 정치가 얼마나 불행한 결과를 초래했는가.
앞으로 누가 집권하더라도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리더십 없이는 같은 실패를 반복할 뿐이다. 설득력 있는 리더십은 단순히 상대방을 논리적으로 납득시키는 능력을 넘어선다. 그것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협력을 끌어내는 포용력을 포함한다. 대화와 타협은 정치의 기본 중 기본이다.
#2025년 6월, 대한민국은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하게 된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설득과 포용의 리더십이다.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권위적인 통치나 대립적인 정치를 원하지 않는다. 새로운 대통령은 설득력을 가장 강력한 도구로 삼아야 한다. 이는 단순히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국민과 정치권 간 신뢰를 구축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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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집권하더라도 상대당과 협력하지 못하면 국정운영은 또다시 난항에 빠질 수밖에 없다. 헌정사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겸손과 포용, 그리고 설득의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21대 대선에 뛰어든 모든 후보는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