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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제5부라고까지 위상이 강화된 여론조사가 2010년 지방선거에 이어, 2016년 총선에서 두 번째 위기를 맞게 됐다. 첫 번째 위기는 2010년 6. 2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 대 한명숙 간의 대결 구도에서 나타난 오차였다. 당시 20% 포인트 가량의 큰 격차를 보인 여론조사와 다르게 개표결과는 0.6% 포인트로 오 후보가 신승하면서 큰 충격을 준 바 있는데,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이번 총선에서는 한두 군데도 아니고 수십 개 지역에서, 열세였던 야당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그 때 이상의 큰 충격을 던져준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론조사 참사의 원인은 포함오차(Coverage Error)였다. 2010년에는 전화번호부 비등재가구를 포함시키지 않은 포함오차였다면, 이번에는 바로 휴대전화 이용자들을 여론조사에 포함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포함오차였다. 물론 지금도 전국 단위의 선거조사, 가령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나 정당지지율 조사에서는 휴대전화 변화를 RDD 방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고나면 정치권에는 대규모 구인·구직 장터가 선다. 새로 국회에 입성하는 의원들은 보좌진을 구해 의원실을 새로 꾸려야하고 낙선한 의원실의 보좌진들은 하루아침에 일자리가 없어지는 셈이라 자리가 빈 의원실의 문을 두드려보게 된다. 이번 4·13 총선에서도 당선과 낙선에 따라 보좌진들의 대거 이동이 예상되지만 예전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띨 전망이다. 새누리당의 의석수가 30석 정도가 줄어들면서 새누리당 소속 보좌진들의 대량 실업 사태가 우려되고 있어서다. 국회의원이 의원실에 둘 수 있는 보좌진은 총 9명, 여기서 인턴 직원 2명을 제외하면 의원실 한 곳 당 보좌진 7명의 일자리가 달려있다. 줄어든 새누리당 의석수만큼 약 200명의 보좌진이 기존 의원실에서 나와 새로운 자리를 구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한 새누리당 재선 국회의원의 보좌관은 "의석수가 크게 줄어든 데다가 갈 만한 의원실은 공천 과정에서 낙천한 의원실에서 먼저 확보하는 등 의원실 자
총선 분위기가 무르익던 지난달 29일. 정의당의 심상정 상임대표는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진행한 기자회견 막바지에 "하소연 한 마디만 하겠다"고 말했다. 심대표의 하소연은 이랬다. "선거에서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정의당이 비록 제4당으로 밀렸지만 언론의 외면 속에서도 전국 지지율 10%, 수도권 지지율 20%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정당이 국민의 선택지에서 배제되는 것은 부당한 일이다. 국민의당의 반의 반 만큼만이라도 조명해줬으면 한다." 심 대표는 총선 직후에도 "아주 혹독한 환경 속에서 치른 선거"라고 토로할 정도로 어렵게 선거를 이끌어왔다.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에 국민의당까지 가세한 선거전 속에서 정의당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정의당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대중의 관심이 예전같지 않다는 점이다. 판 자체가 정의당에 어렵게 짜여졌다. 총선이 시작되기 전부터 정의당은 원내 3당에서 4당으로 밀렸다. '대안정당'을 찾던 유권
◇새누리당 침몰의 깊이 총선에서 교차투표가 어느 정도였는지, 세대별 투표율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등을 놓고 분석이 활발하다.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전국 253개 선거구 중 186곳에서 정당투표 1위를 했지만 당선자 수는 105명이었고, 더불어민주당은 정당투표 1위를 13 지역에서만 하고도 당선자를 110명 냈다고 한다. 새누리당이 정당투표 1위를 한 곳에서 더민주 후보가 당선된 곳이 74개 선거구고, 국민의당이 1위를 한 지역에서도 더민주는 23명의 당선자를 냈다고 한다. 일견 새누리당이 뭔가 손해를 본 것처럼 들린다. 정말 그럴까. 이번 총선에 출마했던 새누리당 후보들은 자신들을 공천해 놓고 당선을 가로막은 당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이라도 내야 할 판이다. 몇 곳의 자료만 비교해 보자. 현재 중앙선관위 자료는 지역구 후보자 득표율은 선거구 단위로, 비례대표 투표 결과는 시군구 단위로 공개돼 있다. 비교가 용이한 단일 선거구(선거구가 갑/을로 나뉘지 않은)
"천국으로 갈 수 있는 티켓이 딱 한장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고(故)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 한 기자가 레이건 대통령에게 물었다. 레이건 대통령의 답은 이랬다. "찢어버리겠습니다." 눈이 휘둥그레진 기자들이 이유를 묻자 레이건 대통령이 답했다. "민주당 하원의장 토마스 오닐 없이 나 혼자만 천국에 갈 수는 없으니까요." 1980년대 이후 미국 의회는 대개 '여소야대'(與小野大)였다. 공화당 출신 레이건 대통령도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을 상대해야 했다. 주요 법안과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민주당 지도부를 설득하는 게 그의 주된 일과였다. 민주당 지도부를 백악관 만찬에 초청해 밤 늦게까지 함께 술을 마시느라 다음날 늦잠을 자는 일도 허다했다. 오닐 의장과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통화를 하거나 직접 만나 대화했다. 오닐 의장의 70세 생일 맞이 '고희연'(古稀宴)을 백악관에서 열어주기도 했다. 소련과의 냉전을 승리로 이끈 국방예산 증액 등 레이건 행정부의 핵심
#오만 “쪽팔려서 투표하러 가기도 싫어요” 새누리당만 찍어온 한 50대가 한 달 전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에도 새누리당을 둘러싼 여러 사건들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화가 난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유권자를 대놓고 무시한채 자기 사람을 내리꽂는 공천, 권력을 등에 업은 욕설파동이 전국에 생중계되면서 새누리 지지자라고 말하기가 "진짜 쪽팔린다" 고 했다. 이같은 정서는 사실 선거기간 내내 감지됐다. 새누리당 서울 강남권에서 경선을 펼친 한 친박계 의원은 화난 지역구민들을 감안해 ‘친박’같은 표현을 홍보물에서 모두 삭제했다. 그럼에도 경선에서 떨어졌다. 여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강남에서도 최고 부촌이었다. 새누리당을 향한 분노는 쉽게 식지 않았고, 선거 중반을 넘어서면서 ‘이번엔 다르다’고 느낀 당 지도부들은 “한번만 더 도와달라”머 머리를 조아렸다.이정도면 다시 투표장을 나와줄거야라고 계산했던 그 ‘오만’은 통하지 않았다. 국민들은 민주주의의 꽃인 투표로 거부의사를 밝혔다. “가짜
2012년 4월11일 당시 영등포에 있던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19대 총선을 취재하던 기자는 출구조사 결과를 접한 한명숙 대표의 표정을 잊지 못한다. 엷은 미소를 띠었지만 당혹 그 자체. 박수는 나왔지만 분위기는 무거웠다. 이때 치러진 선거에서 야권은 필살기인 당대당 야권연대까지 쓰며 총력전을 펼쳤고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관심을 모았던 2011년 10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이후 정권심판론의 바람까지 탄 터라 더 승리가 손에 잡힐 것 같은 시기기도 했다. 그러나 발표된 출구조사 스코어는 예상외의 박빙. 최종 결과는 야권에 더 참담했다. 패배도 모자라 새누리당에 또 과반 이상의 의석을 내줬다. 패배의 원인은 간단했다. 무엇보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해서였다. 당시 야당을 출입하던 기자는 승리를 확신한 나머지 과한 자신감을 보였던 민주통합당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한다. 어색한 내리꽂기 공천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뤄졌고, 선점했어야 할 '경제민주화'와 '복지' 이슈 주도
4월13일, 선택의 날이 밝았다. 20대 국회에서 활동할 300명의 국회의원들이 가려지는 날이다. 각 정당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당 안팎의 모든 자원을 활용해왔다. 그 가운데 외부에서 영입된 인사들도 적지 않다. 외부 인사들이 본 정치권의 모습은 어떨까. 최근 만난 한 정당의 영입인사는 정치 전반의 '열반화'에 대해 언급했다. 권력의 상징, 힘의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정치권에 우수한 인재들 보다는 열등한 인재들이 넘쳐난다는 얘기였다. 정치권 밖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던 그의 시각이 아니더라도 국회의원이나 후보자들의 소위 '스펙'을 보면 그리 화려하지 않은 이들도 많다. 고시의 벽을 넘어야 하는 법조계, 공무원, 이공계 인재들이 박터지게 몰리는 의료계, 수조 원대의 시장을 놓고 피말리는 전투를 벌이는 기업인 등과 비교하면 능력면에서 정치권 인사들이 더 낫다고 보기 힘들다. 물론 정치인들에겐 다른 능력이 있다. 가장 어렵다는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자
시나리오1. “구도의 힘은 이슈를 능가한다” 새누리 대승 분열야당 대패 "새누리당이 과반을 넘어 무소속 돌풍에도 불구하고 170석 수준을 확보할 것이다 무소속 복당까지 염두에 두면 국회법을 단독으로 재개정할 수 있는 의석도 바라볼 수 있다 더민주는 호남을 국민의당에 빼앗기고, 수도권은 일여다야 구도에 묶여 90석도 채우지 못할 것이다 국민의당은 호남 안방을 차지했지만, 수도권 궤멸 책임론을 떠안은 ‘호남 자민련’이 될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는 구도변수가 이슈를 능가한다는 가정 하에 지금까지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 및 각 당의 판세예측에 근거해 내릴 수 있는 판세 분석의 한 갈래다. 이런 예측을 내놓는 ‘근거’로는 이런 것들이 적용될 것이다. 1) 여론조사상 우세한 결과가 나온 곳은 각당 우세지역으로 분류한다 (새누리 우세지역 다수) 2) 각당 기존 텃밭은 가급적 지지층 결집 가능성을 높게 본다 (호남은 민-국 양분) 3) 매우 강한 인물 출마지역 외에는 ‘구도’의 효과를 더 강하게
지난 3월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총선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63.9%로 19대 총선의 동일한 조사와 비교해 7%P가 증가했다는 내용이었다. 세대별 응답 내용이 더 흥미롭다. 20대(19세 포함)의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55.4%로 지난 총선보다 무려 19.3%P나 올랐기 때문이었다. 30대는 지난 총선 때 같은 조사에 비해 12.5%P가 늘었고, 40대도 6.9%P가 증가했다. 반면 60대 이상의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비율은 4.1%P 감소했고, 50대도 19대 총선에 비해 2.0%P 적극적 투표의향이 줄었다. 여론조사에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수치일 뿐 실세 투표행태와 여론조사 결과는 다르기 때문에 중앙선관위 조사결과를 가볍게 봐 넘길 수도 있다. 하지만, 중앙선관위는 매 선거마다 선거 전에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해 왔고, 실제 투표율과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투표율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흐름은 일치한 결과를 내 왔
국회에서 여야 정당을 취재하다 보면 정당별로 대변인실에서 만든 수첩을 받는다. 소속 국회의원의 연락처와 직위, 선수(選數) 같은 정보가 손바닥만한 종이에 빼곡히 담겨있다. 정당마다 모양새는 다르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기자들 사이에선 수첩이 하나 더 돌아다닌다. 공식 인쇄물은 아니지만 좀더 깊숙한 내용이 적혀있다. 시쳇말로 계파 정보가 들어있다. 8~9년 전 국회를 출입할 때만 해도 취재경력이 오랜 선배들에게 물어 듣거나 중진의원 일부가 등장한 '족보'를 암암리에 돌려보는 정도였던 게 지금은 300명 전원으로 확대되고 세분화됐다. 정당에 새로 출입하는 기자들은 휴대전화에 국회의원이나 보좌진의 연락처를 저장할 때 이걸 바탕으로 아예 '홍길동 의원 ○○계'라고 적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그만큼 현실적인 정보라는 얘기다. 국회를 다시 취재하게 되면서 계파를 혼동해 엉뚱한 사람에게 질문을 던졌다가 머쓱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정치현실이 고스란히 압축된 선거정국에서도 이 수첩은 유용하게 쓰인
자기모순(自己矛盾) ; ①(논리) 어떤 명제가 주장하는 바가 그 명제의 부정을 함축하는 경우 ②어떤 사람이 자신이 한 주장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 #1. ‘야권 통합’ 김종인의 작전,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열세’ 역설을 초래하다 김종인 대표는 ‘야권통합’ 카드를 꺼내들어 창당 한 달도 안 된 국민의당을 뿌리째 흔들었다. 안철수 대표는 분열의 원흉이 되었고 국민의당 안팎이 통합 찬반 논란으로 들썩거린 와중에 통합파 김한길 의원은 불출마 선언 상황까지 몰려 이번 총선의 장외로 퇴장했다. 그렇게 시작된 야권통합 논란은 국민의당의 반대에 부딪혀 좌초되는 것 같다. 총선이 임박하면서 각 지역별로 후보 단일화라는 ‘지역별 연대’가 추진되고 있지만 당 차원의 개입과 지원 없이 후보들이 단일화 협상을 완결짓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와중에 호남의 총선 판세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각종 여론조사가 쏟아져 나오면서 호남권 전역에서 국민의당 후보들이 더민주에 비해 우세한 흐름이 포착된 것이다. 현역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