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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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으로 갈 수 있는 티켓이 딱 한장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고(故)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 한 기자가 레이건 대통령에게 물었다. 레이건 대통령의 답은 이랬다. "찢어버리겠습니다." 눈이 휘둥그레진 기자들이 이유를 묻자 레이건 대통령이 답했다. "민주당 하원의장 토마스 오닐 없이 나 혼자만 천국에 갈 수는 없으니까요." 1980년대 이후 미국 의회는 대개 '여소야대'(與小野大)였다. 공화당 출신 레이건 대통령도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을 상대해야 했다. 주요 법안과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민주당 지도부를 설득하는 게 그의 주된 일과였다. 민주당 지도부를 백악관 만찬에 초청해 밤 늦게까지 함께 술을 마시느라 다음날 늦잠을 자는 일도 허다했다. 오닐 의장과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통화를 하거나 직접 만나 대화했다. 오닐 의장의 70세 생일 맞이 '고희연'(古稀宴)을 백악관에서 열어주기도 했다. 소련과의 냉전을 승리로 이끈 국방예산 증액 등 레이건 행정부의 핵심
#오만 “쪽팔려서 투표하러 가기도 싫어요” 새누리당만 찍어온 한 50대가 한 달 전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에도 새누리당을 둘러싼 여러 사건들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화가 난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유권자를 대놓고 무시한채 자기 사람을 내리꽂는 공천, 권력을 등에 업은 욕설파동이 전국에 생중계되면서 새누리 지지자라고 말하기가 "진짜 쪽팔린다" 고 했다. 이같은 정서는 사실 선거기간 내내 감지됐다. 새누리당 서울 강남권에서 경선을 펼친 한 친박계 의원은 화난 지역구민들을 감안해 ‘친박’같은 표현을 홍보물에서 모두 삭제했다. 그럼에도 경선에서 떨어졌다. 여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강남에서도 최고 부촌이었다. 새누리당을 향한 분노는 쉽게 식지 않았고, 선거 중반을 넘어서면서 ‘이번엔 다르다’고 느낀 당 지도부들은 “한번만 더 도와달라”머 머리를 조아렸다.이정도면 다시 투표장을 나와줄거야라고 계산했던 그 ‘오만’은 통하지 않았다. 국민들은 민주주의의 꽃인 투표로 거부의사를 밝혔다. “가짜
2012년 4월11일 당시 영등포에 있던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19대 총선을 취재하던 기자는 출구조사 결과를 접한 한명숙 대표의 표정을 잊지 못한다. 엷은 미소를 띠었지만 당혹 그 자체. 박수는 나왔지만 분위기는 무거웠다. 이때 치러진 선거에서 야권은 필살기인 당대당 야권연대까지 쓰며 총력전을 펼쳤고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관심을 모았던 2011년 10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이후 정권심판론의 바람까지 탄 터라 더 승리가 손에 잡힐 것 같은 시기기도 했다. 그러나 발표된 출구조사 스코어는 예상외의 박빙. 최종 결과는 야권에 더 참담했다. 패배도 모자라 새누리당에 또 과반 이상의 의석을 내줬다. 패배의 원인은 간단했다. 무엇보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해서였다. 당시 야당을 출입하던 기자는 승리를 확신한 나머지 과한 자신감을 보였던 민주통합당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한다. 어색한 내리꽂기 공천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뤄졌고, 선점했어야 할 '경제민주화'와 '복지' 이슈 주도
4월13일, 선택의 날이 밝았다. 20대 국회에서 활동할 300명의 국회의원들이 가려지는 날이다. 각 정당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당 안팎의 모든 자원을 활용해왔다. 그 가운데 외부에서 영입된 인사들도 적지 않다. 외부 인사들이 본 정치권의 모습은 어떨까. 최근 만난 한 정당의 영입인사는 정치 전반의 '열반화'에 대해 언급했다. 권력의 상징, 힘의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정치권에 우수한 인재들 보다는 열등한 인재들이 넘쳐난다는 얘기였다. 정치권 밖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던 그의 시각이 아니더라도 국회의원이나 후보자들의 소위 '스펙'을 보면 그리 화려하지 않은 이들도 많다. 고시의 벽을 넘어야 하는 법조계, 공무원, 이공계 인재들이 박터지게 몰리는 의료계, 수조 원대의 시장을 놓고 피말리는 전투를 벌이는 기업인 등과 비교하면 능력면에서 정치권 인사들이 더 낫다고 보기 힘들다. 물론 정치인들에겐 다른 능력이 있다. 가장 어렵다는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자
시나리오1. “구도의 힘은 이슈를 능가한다” 새누리 대승 분열야당 대패 "새누리당이 과반을 넘어 무소속 돌풍에도 불구하고 170석 수준을 확보할 것이다 무소속 복당까지 염두에 두면 국회법을 단독으로 재개정할 수 있는 의석도 바라볼 수 있다 더민주는 호남을 국민의당에 빼앗기고, 수도권은 일여다야 구도에 묶여 90석도 채우지 못할 것이다 국민의당은 호남 안방을 차지했지만, 수도권 궤멸 책임론을 떠안은 ‘호남 자민련’이 될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는 구도변수가 이슈를 능가한다는 가정 하에 지금까지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 및 각 당의 판세예측에 근거해 내릴 수 있는 판세 분석의 한 갈래다. 이런 예측을 내놓는 ‘근거’로는 이런 것들이 적용될 것이다. 1) 여론조사상 우세한 결과가 나온 곳은 각당 우세지역으로 분류한다 (새누리 우세지역 다수) 2) 각당 기존 텃밭은 가급적 지지층 결집 가능성을 높게 본다 (호남은 민-국 양분) 3) 매우 강한 인물 출마지역 외에는 ‘구도’의 효과를 더 강하게
지난 3월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총선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63.9%로 19대 총선의 동일한 조사와 비교해 7%P가 증가했다는 내용이었다. 세대별 응답 내용이 더 흥미롭다. 20대(19세 포함)의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55.4%로 지난 총선보다 무려 19.3%P나 올랐기 때문이었다. 30대는 지난 총선 때 같은 조사에 비해 12.5%P가 늘었고, 40대도 6.9%P가 증가했다. 반면 60대 이상의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비율은 4.1%P 감소했고, 50대도 19대 총선에 비해 2.0%P 적극적 투표의향이 줄었다. 여론조사에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수치일 뿐 실세 투표행태와 여론조사 결과는 다르기 때문에 중앙선관위 조사결과를 가볍게 봐 넘길 수도 있다. 하지만, 중앙선관위는 매 선거마다 선거 전에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해 왔고, 실제 투표율과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투표율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흐름은 일치한 결과를 내 왔
국회에서 여야 정당을 취재하다 보면 정당별로 대변인실에서 만든 수첩을 받는다. 소속 국회의원의 연락처와 직위, 선수(選數) 같은 정보가 손바닥만한 종이에 빼곡히 담겨있다. 정당마다 모양새는 다르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기자들 사이에선 수첩이 하나 더 돌아다닌다. 공식 인쇄물은 아니지만 좀더 깊숙한 내용이 적혀있다. 시쳇말로 계파 정보가 들어있다. 8~9년 전 국회를 출입할 때만 해도 취재경력이 오랜 선배들에게 물어 듣거나 중진의원 일부가 등장한 '족보'를 암암리에 돌려보는 정도였던 게 지금은 300명 전원으로 확대되고 세분화됐다. 정당에 새로 출입하는 기자들은 휴대전화에 국회의원이나 보좌진의 연락처를 저장할 때 이걸 바탕으로 아예 '홍길동 의원 ○○계'라고 적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그만큼 현실적인 정보라는 얘기다. 국회를 다시 취재하게 되면서 계파를 혼동해 엉뚱한 사람에게 질문을 던졌다가 머쓱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정치현실이 고스란히 압축된 선거정국에서도 이 수첩은 유용하게 쓰인
자기모순(自己矛盾) ; ①(논리) 어떤 명제가 주장하는 바가 그 명제의 부정을 함축하는 경우 ②어떤 사람이 자신이 한 주장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 #1. ‘야권 통합’ 김종인의 작전,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열세’ 역설을 초래하다 김종인 대표는 ‘야권통합’ 카드를 꺼내들어 창당 한 달도 안 된 국민의당을 뿌리째 흔들었다. 안철수 대표는 분열의 원흉이 되었고 국민의당 안팎이 통합 찬반 논란으로 들썩거린 와중에 통합파 김한길 의원은 불출마 선언 상황까지 몰려 이번 총선의 장외로 퇴장했다. 그렇게 시작된 야권통합 논란은 국민의당의 반대에 부딪혀 좌초되는 것 같다. 총선이 임박하면서 각 지역별로 후보 단일화라는 ‘지역별 연대’가 추진되고 있지만 당 차원의 개입과 지원 없이 후보들이 단일화 협상을 완결짓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와중에 호남의 총선 판세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각종 여론조사가 쏟아져 나오면서 호남권 전역에서 국민의당 후보들이 더민주에 비해 우세한 흐름이 포착된 것이다. 현역의원
국회에 와보면 국회의원이 이렇게 많았나 놀라게 된다. 국회의원 정수가 300명인 걸 몰라서가 아니다. 이름 한 번 들어본 적 없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국회의원들이 부지기수다. 당선 초반만 그런 것이 아니다. 4년이 다 지나가도록 "저 분 국회의원이었어?"란 수군거림을 듣는 국회의원들이 적지 않다. 국회의원이 되면 정치를 확 바꾸고 국가 발전을 이끌 지도자가 될 것같은 꿈에 부풀었겠지만 국회의원이 되는 순간 300명 중 한 명에 불과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아니 300분의 1도 채 못되는 기분을 맛볼 수도 있다. 국회는 지도부 몇 사람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300명의 국회의원이 왜 필요한가? 여야 당대표와 원내대표 4명만 있으면 된다"는 재선 국회의원의 자조섞인 한탄이 남의 일이 아니다. 정치 개혁에 대해, 국가 발전에 대해 멋드러지게 주의주장을 펼치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스타정치인이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면 냉수먹고 속차리라고 조언하고 싶
정치의 속성은 백점 만점을 받는 것이 아니라 낙제점을 면하는 것이다. 개혁이든 혁신이든 한 번에 모든 것을 이루기란 불가능하다. 목표했던 것보다 조금씩 모자란 정도에서 만족하고 다음번, 또 그 다음번을 기약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정치적 생명을 걸었던 상향식 공천 또한 김무성 대표 자신이 시인했듯 "100% 중 87.5%를 달성"한 "부족하지만 만족할 수밖에 없"는 정치의 한 과정이다. 김 대표 측에서는 '절반의 승리'라는 자평을 하는 듯하다. '시작이 반'이란 격언으로 보자면 틀린 말은 아니다. 더구나 그 시작이 좀 거창했는가 말이다. 김 대표는 '87.5%'를 지키기 위해 '12.5%'를 포기한 것을 타협이라고도 불렀다. 단지 숫자로 그 의의를 따진다면 상향식 공천을 둘러싼 김 대표의 싸움을 '위대한 첫 걸음'이라 부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87.5%'를 버리더라도 지켜야 할 '12.5%'가 있는 법이다. 원칙과 신뢰, 지도자의 책임이
"무슨 다 경력만 뽑으면 나같은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나" 청년들의 애환을 주로 표현해온 방송작가 유병재씨의 명언 중 하나다. 면접현장에서 경력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고개숙일 수밖에 없는 우리 청년들이 차마 하지 못했던 그 한 마디. 유 작가는 한 TV프로그램을 통해 약간의 '육두문자'까지 섞어 코믹하게 이 말을 해 큰 반향을 이끌었다. 이번 총선 공천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의 청년비례대표제도 선출 과정에도 유 작가의 일갈을 적용할 수 있을 듯 하다. 기성세대 기준으로 번듯한 경력이 없던 청년후보들은 모두 '수준 이하' 정치 지망생들로 전락해버리고 정치인으로 더 큰 경력을 쌓을 기회를 사실상 상실했다. 접수비용 100만원만 당에 헌납한 채. 더민주는 비례대표 당선안정권(20번) 내에 청년·노동·취약지역·당직자 비례후보 1명씩을 배치할 예정이었다. 이에 송옥주 후보(당직자)가 3번, 이용득 후보(노동)가 12번, 심기준 후보(취약지역)가 14번, 정은혜 후보(청년)가 16번에 배치됐
한때 프로야구단들 사이엔 암묵적인 '신사협정'이 있었다. 김성근 감독을 쓰지 않는다는 약속. 2011년 김 감독이 SK를 떠난 뒤 3년 간 지켜켰던 이 협정은 2014년 한화가 김 감독을 전격 영입하면서 깨졌다. '야신'(야구의 신) 김 감독은 구단들에게 '독배'와도 같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 약팀을 강팀으로 탈바꿈시키는 탁월한 능력을 가졌지만 그 대가가 만만치 않다. 팀 운영에 대해 사실상 전권을 요구하는 김 감독의 스타일 탓에 구단 프런트는 사실상 팀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다. 지독하게 승리만 추구하는 스타일 때문에 구단의 승률은 올라가지만 그만큼 호감도는 떨어진다. 2007∼2010년 'SK 왕조'(한국시리즈 3회 우승) 시절이 그랬다. 그는 일부 SK 팬들에겐 '영웅'이었지만 나머지 야구팬들에겐 '악몽'이었고 프런트에겐 '고통'이었다. 그가 구단과의 마찰 끝에 SK가 떠난 것도, 다른 구단들이 김 감독을 기피한 것도 그래서였다. 지도자에 대한 평가는 성적에 따라 좌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