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염불된 공기업 혁신

[기자수첩] 공염불된 공기업 혁신

권성희 기자
2006.09.28 15:08

노무현 대통령은 기회있을 때마다 공공기관도 혁신을 통해 민간기업만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앞으로 공기업도 스스로 적절한 목표와 평가기준을 세우고 평가받아 민영기업과 당당히 겨뤄야 한다."(지난해 5월4일 공공기관 최고경영자 혁신토론회에서)

"대통령의 인사권이 제약되는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공공기관의) 경영 효율성을 기하겠다." "공공기관의 문어발식 확장을 제도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올 5월30일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가 돼야 한다.주요 정부 투자기관은 눈을 세계시장으로 돌려야 한다."(올 7월7일 열린 공공기관 CEO 혁신토론회에서)

 그러나 최근 감사원 감사로 드러난 금융 공기업의 경영실태를 보면 노 대통령의 `혁신 마인드' 강조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은행은 예산이 남는다고 특별상여금 113억원을 지급했고, 산업은행은 경영이 정상화된 출자회사를 매각하지 않고 유지하면서 임직원들을 파견하는 등 자리보전용으로 활용했다.

 금융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사례는 수없이 적발됐다. 더 큰 문제는 감사원의 지적에 이들 금융 공기업이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다.

산은은 감사원이 대우증권 등 금융 자회사를 매각하라고 권고한 데 대해 "권고는 권고일 뿐 강제 이행 사항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은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도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있다며 "수긍하기 어렵다"는 반응들이다.

하지만 "국민의 혈세로 퍼부어주니 나눠먹자 판이네"(네이버 scalet0232) 등 감사 결과에 대한 인터넷 댓글을 보면 국민들이 금융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을 오히려 수긍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금융 공기업은 감사 결과가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반발하기 앞서 스스로가 대통령의 혁신마인드에서도, 또 국민들의 정서에서도 동떨어진 채 `신이 내린 직장'의 울타리를 쌓으며 `혼자만의 천국'을 누린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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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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