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가공 발언 취소하고 해명하라" 항의문 발표
노무현 대통령의 '보건복지부 출입기자 폄훼' 발언이 언론계 및 관가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복지부 담당기자들은 이례적으로 노 대통령을 상대로 공식 항의문까지 발표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노 대통령은 16일 국무회의에서 전날 복지부가 발표한 '건강투자 전략' 보도와 관련, "몇 명 기자들이 죽치고 앉아 가지고 기사의 흐름을 주도해 나가고 만들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보도자료를 자기들이 가공하고 만들어가지고 담합하는 구조가 일반화 돼 있는지 보고하라"고 참모진들에게 지시했다.
노 대통령이 보수언론 또는 전체언론을 지칭해 '불량상품' 이라고 표현하는 등 서운한 감정을 피력한 적은 있어도 특정 부처 기자들을 직접 겨냥해 불만을 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인 발언의 요지는 국민건강을 국가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자는 복지부의 건강투자 계획을 복지부 출입기자들이 담합·왜곡해서 대선용 정책으로 폄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대통령의 격한 발언이 잘못된 사실관계 파악에서 비롯됐다는게 언론계 절대 다수의 반응이다.
전날 복지부가 발표한 '건강투자 전략'은 임신기·청년기·중장년기·노령기 별로 기존의 사후적 치료 위주의 대응에서 벗어나 사전예방용 정책으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2010년까지 1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 필요재원 마련 대책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이는 주무장관인 유시민 장관이 브리핑에서도 인정한 부분이다.
당연히 언론에서는 발표된 정책을 보도하면서 불투명한 재원 확보방안을 지적했는데도 노 대통령은 마치 출입기자들이 미리 짜서 올바른 정부정책을 왜곡시킨 것처럼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국민들은 직접 정부를 볼 수 없고 반드시 거울을 통해서만 정부를 볼 수 있는데 그 거울이 지금 색깔이 칠해져 있고 일그러져 있다. 그래서 국민들한테 정부의 정책이 바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전체 언론을 비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졸지에 '담합기자'의 대표격으로 전락한 복지부 출입기자들은 "어이 없다", "황당하다" 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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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출입기자들은 자체회의를 거쳐 이례적으로 기자 일동 명의로 별도 항의문도 발표했다.
기자들은 항의문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노 대통령에게 발언 취소 및 사과를 공식요구했다. 기자들은 또 "노 대통령이 정부 발표문대로 보도되지 않았다고 이를 '가공했다'고 비난한 것은 가장 기본적인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고 공박했다.
언론계에서는 노 대통령의 부정적인 언론관과 잘못된 보고가 곁들여져 나온 '작품'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언론에 대한 생각을 국민들에게 밝히는 것은 인정 할 수 있어도 이번 건은 잘못된 '팩트'에 기인하고 있어서 더 큰 반발을 살 수 밖에 없다는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정책 담당자들이 노 대통령에게 어떤 식으로 보고를 했는지도 밝혀져야 한다는데도 의견이 모아진다.
한 기자는 "그래도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 자식들이 아버지가 죽치고 앉아서 담합이나 하는 기자로 여길까봐 정말 서글퍼 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