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낸 뒤 신분 안 밝히면 뺑소니

교통사고 낸 뒤 신분 안 밝히면 뺑소니

서동욱 기자
2007.10.08 06:00

대법, 약국 데려가는 등 구호조치 취했어도 신분 밝혀야 ···

교통사고를 낸 뒤 피해자를 약국에 데려가는 등의 구호조치를 취했더라도 자신의 신분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면 이른바 '뺑소니'(특가법상 도주차량)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회사원 김모씨(29)는 지난해 7월 경기도 안성의 한 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정모군(10)을 치는 교통사고를 냈다.

김씨는 곧바로 정군을 인근 약국에 데려가 상처에 약을 발라주고 병원에 데려 갔지만 병원 문이 닫혀 있자 정군의 집 전화번호를 적은 뒤 돌려보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자신의 명함을 정군에게 건넸지만 전화번호를 적는다며 명함을 다시 돌려받았다.

이후 김씨는 정군 집에 전화를 걸지 않았고 결국 특가법상 도주차량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김씨는 '도주 의사가 없었다'며 항소했지만 2심은 1심대로 김씨의 뺑소니를 인정,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어린아이였던 점, 사고 당시 '더 아픈곳이 있느냐'고 물어봤을 때 통증을 호소했던 점, 피해자의 오른쪽 쇄골이 골절되는 진단이 내려진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도주혐의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명함을 돌려받아 전화번호를 적은 뒤 그 부분을 찢었다면 나머지 부분을 다시 피해자에게 줄 수 있었는데도 별다른 이유 없이 이를 건네지 않았다"며 도주 의사가 없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2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8일 "특가법의 도주차량죄는 사고를 낸 운전자가 규정에 의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고장소를 이탈, 사고를 낸 사람이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게 하는 것"이라며 "피해자나 경찰관 등 교통사고와 관계있는 사람에게 사고 운전자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을 경우도 '도주'로 봐야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비록 사고 직후에 피해자를 약국에 데려가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가족 등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던 점 등을 인정, 피고인의 행위를 '도주'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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