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양형기준제' 적용 첫 판결

법원, '양형기준제' 적용 첫 판결

김성현 기자
2009.08.13 12:00

법원이 '고무줄 판결' 시비를 막기 위해 지난 7월 도입한 '양형 기준제'를 적용, 첫 판결을 내렸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합의1부(재판장 이현종 부장판사)는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강모씨에 대해 지난달 24일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전자 위치추적 장치(일명 '전자 발찌') 부착을 명령했다고 13일 밝혔다.

강씨는 지난 5월 부산 반야동에서 A양을 모 교회 뒷화단으로 데리고 가 자신의 성기를 만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이에 앞서 지난 2006년에는 심신미약자 추행죄로 징역 1년을, 지난해 3월에는 공연음란죄로 벌금 3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성범죄 양형 기준은 '13세 미만 대상 성범죄'중 '강제 추행'의 경우 '기본'이 징역 2~4년, '감경'시 1~3년, '가중 처벌'시 3~6년으로 형의 범위를 규정하고 있다.

형의 범위는 '특별 양형 인자' 중 '감경 요소'와 '가중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게 되는데, 강씨의 경우 '행위 가중 인자' 중 '누범인 점'과 '행위자 감경 인자' 가운데 '행위가 의제 강제 추행이라는 점'이 참작됐다.

재판부는 검토 결과 양형 기준상 '행위 인자'가 '행위자 인자'보다 중하다는 점을 고려해 A씨에게 '감경'을 적용했으며, '일반 양형 인자' 중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점', '누범 기간 중의 동종 범행이라는 점',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배기열 부장판사)도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벌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 대해 양형기준을 적용해 지난 7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40시간을 명령했다.

김씨는 지난 6월 서울 신림동에서 귀가하던 20대 여성 B씨의 집에 강제로 침입한 뒤 B씨를 위협해 한 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여 피고인을 엄하게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초범으로서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등을 참작해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판시했다.

성범죄 양형 기준은 '13세 이상 대상 강간죄' 중 '주거침입 강간'의 경우 '기본'이 징역 4~6년, '감경'시 3~5년, '가중 처벌'시 5~8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 특별 영형 인자' 중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김씨의 처벌 범위는 형을 감경한 징역 3~5년에 해당한다.

여기에다 김씨는 '일반 양형 인자' 중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는 점',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이 참작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징역형이 선고될 경우에는 집행 여부를 판단할 때 '주요 참작 사유'와 '일반 참작 사유'를 고려해 '집행유예'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양형 기준은 '주요 긍정 사유'만 2개 이상 존재하거나 '주요 긍정 사유'가 '주요 부정 사유'보다 2개 이상 많을 경우 '집행유예'를, 반대로 '주요 부정 사유'만 2개 이상 존재하거나 '주요 부정 사유'가 '주요 긍정 사유'보다 2개 이상 많을 경우 실형에 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재판부는 김씨의 경우 '주요 부정 사유'는 없고 '주요 긍정 사유' 중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에만 해당, '일반 참작 사유'와 함께 종합적인 고려를 했으며 김씨는 '일반 긍정 사유 중' 중 '전과가 없는 점'과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는 점'이 인정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밖에 창원지법과 서울북부지법에서도 성폭행범과 강도상해범 등에 대해 최근 양형기준을 적용한 판결을 잇따라 내렸으며, 현재까지 이 기준이 적용된 판결은 총 7건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