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 10시 이후 학원 심야교습을 금지한 조례는 학생들의 수면시간을 확보하고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입법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지난 29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학원 심야교습과 관련한 헌법소원 사건에 대한 헌재의 선고가 있었다. 헌재는 이날 서울과 부산지역 학부모와 학생 등이 돱학원 심야교습을 금지한 것은 교육권을 침해한 것돲이라며 낸 헌법소원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의 이번 판단은 '입시전쟁'과 '사교육 광풍'에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의미가 남다르다. 물론 나라가 앞장서 학원교습 시간까지 제한하는 게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학습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되서는 안 된다며 헌법소원을 낸 학부모들의 주장도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육계 현실은 마음대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는 교육선진국들과는 사정이 사뭇 다르다. 입시전쟁에 내몰린 아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나라 교육환경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이런 현실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진정한 공교육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헌재의 결정이 있던 날 시·도별로 제각각인 야간교습 제한 시간을 밤 10시로 통일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헌재의 결정으로 교육부의 학원 심야교습 단속에 힘이 실리게 된 것이다. 일단 그릇된 교육열을 바로잡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육 당국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헌재의 이번 결정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단속을 위한 단속이 되서는 안되고 반대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번 헌재 판결로 사교육 시장의 음성화와 고액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처음 의도한 바와는 달리 계층간 사교육비 격차가 오히려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우려들에 대해 교육 당국은 단순히 반대 급부로 치부하지 말고 정책 설정에 적극 감안해야 한다. 모든 게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조성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얘기다.
결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름길은 단기 처방이 아니라 내실있고 종합적인 장기 대책을 마련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입시전쟁을 완화하고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입시제도를 개발하는 것이 교육부의 최우선 과제한 사실도 명심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