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올해 두 번째 수능시험을 치르는 재수생 이모씨(19·여)는 11일 긴장된 얼굴로 예비소집에 응했다. 작년에 없었던 발열검사가 생겼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흔한 감기조차 안 걸리는 '건강체질'인 이씨지만 행여나 체온이 높아 신종플루 의심환자 분리시험장에서 볼까 하는 마음에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체온을 재는 보건교사가 "이상없다"고 말하는 순간 '산 하나를 넘었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 충남소재 모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최모양(18)은 수능 전날 친구의 전화에 당황했다. 친구가 "분리시험장에서 수능을 응시하게 됐다"며 울먹인 것. 바로 전날까지 멀쩡하던 친구의 소식에 당혹스러운 생각마저 들었다.
신종인플루엔자A(H1N1) 대유행이 2010년 대입 수학능력평가에 낯선 풍경을 만들었다. 신종플루 의심환자를 가리기 위해 진행된 수험생을 상대의 발열검사와 분리 시험장 운영이 바로 그것. 일부 수험생들은 이 같은 조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발열검사까지 받게 된 수험생들에게서 볼멘소리가 나왔다. 한 수험생은 "며칠 전부터 열이 있을까 걱정했다"며 "시험자체로 긴장되는 수능시험장에 부담이 더 생겼다"고 주장했다.
또 "발열 등 증상 없이도 신종플루에 걸린 사람도 있다던데 체온만 재서 수험생을 나누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며 "열만 나고 신종플루가 아닌 학생은 신종플루 감염의 위험성만 높인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는 "신종플루 의심환자를 분리해 시험 보게 하는 것은 필수적인 조치"라는 입장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분리 시험장 운영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수능시험장에서 신종플루에 감염되는 학생이 늘어날 것"이라며 "수험생들에게 최대한 부담이나 혼란을 주지 않도록 전날 발열검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교과부에 따르면 11일 예비소집에 응한 수험생을 상대로 발열검사를 한 결과, 총 2812명의 수험생이 기준체온 37.8℃를 넘어 따로 시험을 보게 됐다. 예비소집에 응시하지 않은 학생은 12일 수능시험 전에 체온을 재 기준 체온을 넘을 경우 분리 시험장에서 수능시험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