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장(廣場)이란 무엇인가. 항상 개방된 대중의 공간으로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의견을 말하고 합의를 보는 곳이다.
소통의 장인 광장은 사방으로 통하는 '사통팔달'이어야 한다. 광장에는 고유한 특징이 있다. 광장에는 여러 사람이 모이지만 공원과 다른 곳이며 시장과도 다르다. 광장은 민주주의를 꽃피우는 공론의 장이다.
광장에 사람이 모이면 연설을 하는 사람이 반드시 나온다. 연설가들이 연설을 하면 오며가며 경청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그 연설에 힘과 논리가 있으면 인파가 모여들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위대한 의사소통자'가 나오는가 하면 '열혈 선동가'도 나온다.
그리스 도시국가의 광장에서 민주주의가 생겨났고 모든 그리스국가의 시민이 광장에 모여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가 싹텄다. 이처럼 광장은 민주주의 가치가 고스란히 반영되는 공간이다.
이러한 광장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광장은 닫혀 있었다. 닫힌 광장을 열고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 시민의 대표인 서울시의회에서 시민의 뜻을 받아들여 광장을 열고자 했다.
서울광장은 시나 시장의 전유물이 아니라 시민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광장을 끝까지 닫으려 한다.
'소통'과 '대화'라는 해결방법보다 사법적 판단에 의존하는 것은 광장 자체가 갖고 있는 본질적 의미도 이해하지 못하는 비민주적 발상으로 지방자치 본래의 취지와 역사에 반한다. 성숙한 민주시민의식을 부정하는 반시민적·반민주적 처사로 시민과 소통을 거부하는 것이다.
지난 7월1일 출범한 서울시의회는 '열심히 일하는 의회' '시민을 섬기는 의회' '서울을 바꾸는 의회'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소통과 대화 속에 시민을 섬기는 의회로 건전한 비판과 견제를 통해 대안을 제시하는 생산적인 의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사람 중심의 정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의회가 되겠다고도 했다.
이런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시의회는 가장 먼저 서울광장 관련 규정을 바꿨다. 서울광장 개정조례안은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시민광장을 제한적이고 비민주적인 허가제였던 것을 신고제로 바꾼 것이다.
서울시장의 자의적이고 선별적인 이용허가를 방지하기 위해 이용신고가 있으면 원칙적으로 수리하도록 했고 집회가 광장 이용목적에 맞지 않거나 폭력 등이 우려될 경우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신고 내용을 변경하거나 취소할 수 있도록 보완장치를 둔 것이다.
아마도 서울시는 서울광장을 개방하면 밤늦은 시간까지 폭력시위와 정치집회가 계속돼 서울광장이 무질서하고 소란스러운 공간으로 변질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신고제로 바뀐다 해도 모든 집회를 다 허용한다는 것은 아니고 모든 집회가 서울광장으로 몰리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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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을 해보지도 않고 우려부터 한다면 어떠한 정책이나 대안도 실현될 수 없다. 우리 시민들은 이미 성숙하다. 폭력적 시위가 밤 늦게까지 지속되는 것을 더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스스로 자제할 능력 또한 가지고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광장은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광장을 활짝 열어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고자 하는데 왜 자꾸 닫으려고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