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선물대신 동화 들려주세요"

"어린이날 선물대신 동화 들려주세요"

전예진 기자
2011.05.05 08:43

[인터뷰]어린이날 제정한 '색동회' 9대 회장 배동익 동화구연가

↑ 배동익 색동회 회장
↑ 배동익 색동회 회장

 "'사슴아, 걱정 마. 뾰족한 이빨로 밧줄을 끊어줄게' 거북이는 밧줄을 쏘각쏘각 쏠기 시작했어요."

 일흔이 넘은 동화연구가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하지만 눈빛은 소년처럼 진지했다. 올해로 55년째 아이들에게 동화를 들려주는 그는 배동익 색동회장이(75)다. 색동회는 소파 방정환 선생의 주도 아래 1923년 5월1일 만들어진 한국 최초 어린이 문화운동 단체다. 1946년 5월5일로 지정된 어린이날을 1975년에서야 법정 공휴일로 지정토록 한 것도 색동회가 이뤄낸 성과다.

 1969년부터 색동회와 인연을 맺은 배 회장은 2002년 9대 회장으로 임명돼 8년째 색동회를 이끌고 있다.

 "제가 입회할 무렵은 초기 창립멤버인 조재호·정인섭·마해송 선생님이 일본에서 귀국해 다시 색동회를 일으키려고 한 때였습니다. 6·25전쟁 후 정서적으로 메마른 어린이들의 마음에 단비가 되자는 마음에서였죠."

 TV어린이 프로그램에서 동화구연가로 활동하다 색동회원으로 '스카우트'된 그는 전국을 돌며 어린이들에게 동화를 전파했다.

 "인사동의 태화기독교 사회관에서 동화구연회를 열면 강당에 금세 250명이 빼곡히 들어찼습니다. 인기가 폭발적이었죠. 아무리 소란스러워도 동화가 시작되면 아이들이 숨죽여서 몰입했습니다. 화장실에 못가고 바지에 오줌을 싸는 아이도 있었죠. 전쟁 후 경제적으로도 어렵고 힘든 시기였지만 함께 울고 웃고 행복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 동화구연가인 방정환 선생의 뜻을 잇는 일은 동화를 들려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요즘은 컴퓨터게임이나 인터넷 등 놀이거리가 많지만 아이들의 마음은 더 피폐해졌습니다. 좋은 아파트에 살아도 같이 놀 친구가 없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없으니까요. 이 시대의 아이들에게 고운 심성과 올바른 인성을 길러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동화입니다."

 배 회장은 이번 어린이날을 맞아 부모들에게 당부했다. "최신식 장난감선물, 놀이공원 나들이도 좋지만 이번 기회에 아이를 무릎에 앉혀놓고 직접 동화를 들려주세요. 무엇보다 값진 선물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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