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단순히 자동차 관세 2.5%를 면제받는 것일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그것은 한국의 정책공간을 끊임없이 전방위에서 압박하는 틀이기 때문이다.
논란이 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를 보자. 여야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법률안의 내용은 중소기업청장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지정하면, 사전 승인이 없는 한 대기업은 해당 업종의 사업을 인수·개시 확장할 수 없다. 어기면 형사처벌된다.
제도에 대한 찬반을 떠나, 과연 이러한 제도는 한·미 FTA에서 가능한 것일까. 불가능하다고 본다. 이유는 이렇다. 한·미 FTA는 '투자'와 '시장 접근'이라는 두 가지 장치를 통해 철저하고 완전한 시장 개방과 투자보호를 구현한다.
◇투자 보호 조항〓먼저 투자를 보면, 한·미 FTA에서 투자자는 설립 단계에서부터 단지 차별금지뿐만 아니라,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와 '국제관습법에 따른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11.5조) 또한 적법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수용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11.6조)
만일 한국의 중소기업청장이 미국 투자자에 대하여 중소기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설립을 금지시키거나 퇴출시키는 것은 한·미 FTA 위반이다. 퇴출은 수용에 해당할 것이다. 이는 명백히 '유형 또는 무형의 재산권의 침해 행위'로서 투자자의 '합리적인 기대'를 심각히 침해하는 것이며, 투자자가 감수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을 넘어선 '특별한 희생'이다. 정책 목적에 비춰 매우 불균형적인 조치로 수용에 해당한다.(부속서 11-나) 이와 같은 투자자 보호 조항은 제조업을 포함한 전 산업에 적용한다.
◇시장 접근 제한 금지〓특히 서비스 업종에서 한·미 FTA는 '경제적 수요 심사'고 해 서비스 공급을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리고 고용 근로자의 수를 규제하는 것도 금지한다. 또한 특정 형태의 법적 실체만이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자체를 채택할 수 없다.(12.4조) 이런 구조에서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는 서비스 분야에서 심각한 시장접근 제한제도이다.
◇협소한 정책 공간〓한국이 한·미 FTA에서 확보한 중소기업 지원 제도는 매우 제한적이다. 정부 예산으로 물품을 조달하는 경우와 민자사업 건설에서 중소기업을 대우할 수 있다는 것이 전부이다. 중소기업 정책을 위한 포괄적 규제 권한은 한·미 FTA는 알지 못한다.
한·미 FTA에 있는 '취약 집단' 지원 정책권한은 소수 인종, 장애인 등을 위한 것으로서, 중소기업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서면 답변이다. 그래서 나는 중소기업 적합 업종제는 한·미 FTA에서 불가능하다고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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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과 외국 기업을 차별 없이 대해주는 것으로는 한·미 FTA는 만족하지 않는다. 앞에서 본 투자 조항과 시장접근 조항은 그 이상의 의무이다. 차별이 없더라도 한·미 FTA 위반이다.
◇한·미 FTA를 직시해야〓각자 처지에 따라 한·미 FTA를 찬성할 수는 있다. 그러나 최소한 그것을 직시해야 한다. 그저 수출이 늘어나고 전 세계가 한국의 경제영토가 된다는 식의 일면만을 선전해서는 곤란하다. 한·미 FTA에 공짜 점심은 없다.
일본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자동차 수출은 FTA가 아닌 원화 환율정책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미국의 관세 2.5%를 없앤다고 좋아할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