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윤상 기자 = 박희태 국회의장의 의전비서가 10·26 재보궐선거 디도스 해킹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출두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10·26 재보궐선거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서울시장 홈페이지에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을 지시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비서 공모씨(27)와 사건 전날 술자리를 가졌던 박희태 국회의장의 의전비서 김모씨(31)를 6일 오후 3시께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경찰은 공씨가 이날 술자리에서 디도스 공격을 직접 실행한 IT업체 운영자 강모씨(26)와 통화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김씨가 디도스 공격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공씨는 이들과 술을 마시던 중 밤 9시께 필리핀에 머물고 있던 강씨에게 처음 통화를 시도했다. 이어 오후 11시께 강씨가 다시 전화를 걸어와 통화가 이뤄졌다.
경찰은 통화내역 조회를 통해 공씨가 이날 밤부터 선거 당일 새벽 3시30분까지 강씨와 29차례 통화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 시간 동안 강씨가 디도스 공격과 관련한 상황보고를 하기 위해 공씨에게 전화를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소환 전 김씨는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병원 투자와 관련된 얘기를 하는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공씨를 소개시켜주기 위해 불러 처음으로 함께 했다"며 "디도스 공격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면 당연히 말렸을 것이고 정말 황당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의혹을 명백히 털어내기 위해 관련자료를 준비해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의혹이 불거지자 5일 사표를 제출했다.
앞서 경찰은 김씨를 제외하고 이날 술자리에 있었던 나머지 4명을 소환조사했다.
경찰조사에서 이들도 '병원투자에 대한 얘기를 나눴을 뿐 디도스 공격과 관련한 대화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술자리에는 공씨와 김씨, 전직 국회의원 K씨의 보좌관 P씨, 변호사 K씨, 피부과 의사 L씨, 검찰 수사관 출신 리조트 사업가 K씨 등 6명이 함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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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최 의원의 전 비서로 일했고 공씨와 이전부터 친분이 있었다. 김씨는 또 병원사업에 투자자를 물색 중이던 의사 L씨와도 자주 만났다.
이날 역시 1~2억원에 달하는 병원사업 투자와 관련한 의논을 하기 위해 공씨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이 모임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김씨가 다른 참석자들에게 공씨를 소개하기 위해 불렀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최구식 의원의 보좌관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김씨는 공씨와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공씨를 최 의원에게 소개해 9급 수행비서로 취직시키기도 했다.
경찰은 평소 공씨가 김씨에게 도박사이트 운영으로 돈을 번 친구 강씨가 투자할 수 있다는 뜻을 여러번 내비쳤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재보궐 선거 전 날 정치권 인사 3명이 술을 마시면서 선거와 관련된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의심스러워 추궁했지만 '이번 선거 어려울 것 같다'는 정도의 얘기만 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윗선개입 의혹의 실마리를 풀어줄 '키맨(key man)'인 공씨가 범행 일체를 부인함에 따라 공씨의 심경 변화를 유도해 입을 열게 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이날 특수수사 전문가 1개 팀을 추가로 투입해 공씨 등에 대한 신문과정에 투입했다.
또 디도스 공격의 대가로 금품이 오간 정황을 밝히기 위해서는 계좌추적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 국세청으로부터 수사인력을 지원받았다.
경찰은 강씨의 통화기록, 이메일 자료 등을 분석해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한편 대구에 위치한 강씨의 회사 'ㄱ커뮤니케이션스'와 서울 강남구 빌라 등에서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해 물증을 찾아낼 계획이다.
강씨 등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와 함께 공격했다고 진술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홈페이지(원순닷컴) 로그기록도 넘겨 받아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오는 금요일에 구속된 피의자들의 신병과 관련 자료를 검찰에 송치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 송치 후에도 계좌추적 등을 벌여 성역 없이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