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석세스 노트]⑦

"시작하는 모든 존재는 늘 아프고 불안하다. 하지만 기억하라. 그대는 눈부시게 아름답다."(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그 어느 때보다 '청춘 희망가'가 우리 사회를 가득 메우고 있다. 고된 입시를 극복하고 갓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 이제 갓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사회 초년병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메시지들이 각종 미디어를 통해 쏟아지고 있다.
어려운 한 고비를 넘겨도 무언가를 해냈다는 뿌듯함 보다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또 다른 걱정거리부터 떠 올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 탓이 크다. 오랜만에 만난 후배가 전한 말이 일주일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최근 원하던 회사에 취업해 급여통장을 만들기 위해 은행을 찾은 후배는 은행원으로부터 강의 수준의 상품 가입 권유를 듣고 와야 했다. 얘기의 요지는 사회 초년생 때부터 노후 대비 상품에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당연한 얘기려니 들었다. 그러나 은행문을 나서며 '내가 정말 이 회사를 퇴직하고 난 후에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라며 은퇴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됐다는 후배의 말이 조금 충격적이었다. 아직 첫 월급봉투도 받아보지 못한 후배가 저만치 앞에 놓인 은퇴 후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기특했지만 다른 한편 걱정스럽기도 했다.
미래에 대해 대책 없는 삶을 사는 것도 문제겠지만 과한 걱정으로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다 싶어서다. 일종의 편견 때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가지 점에서는 과도한 걱정을 하고 있는 측면이 있었다.

1. 은퇴 후 지출 규모는 생각처럼 크지 않다.= 미국 근로자 복지연구소 EBRI(Employee Benefit Research Institute)가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지출규모가 같은 50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가 꽤 흥미롭다. 이 조사에 따르면 미 중산층 가정의 지출 비용은 최근 꾸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 규모는 가장의 연령이 65세인 경우에 비해 75세에는 19% 줄어들고 85세에는 34%, 98세에는 52%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면서 소득이 줄어들고 병원비 등 각종 지출이 늘어나는 동시에 젊어서 할 수 있는 여가생활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문화생활비나 교통비, 생활비 지출 규모가 자연스럽게 감소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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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늙어서 크루즈 여행을 하면 행복할까.=포브스에서 세금과 은퇴 계획 등에 대해 칼럼을 쓰고 있는 자넷 노박은 "젊었을 때 더 많이 쓰고 삶을 즐기라"고 조언한다. 은퇴를 위해 저축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럭셔리한 유럽 여행은 기대하지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여행 계획 자체를 접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말이다. '돈 모아서 크루즈 여행 가면 되지'라는 생각이었다면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할 듯싶다.
"어떠한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과 소비의 양이 좌우될 수 있다"는 그의 조언은 젊기 때문에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다양한 삶의 옵션들을 누린 후에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고민을 해도 충분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은퇴에 대해 안이하게 대처해서도 안되지만 너무 조급함을 가질 필요도 없다는 말이다.
3. 이만큼 저축해서 늙으면 병원 문턱에라도 갈 수 있을까.= 미 NWITIMES에 따르면 현재 미국인들은 은퇴 후 평균 20년 동안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한다. 은퇴 후에도 현재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입의 70~90%를 저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말대로라면 직장인들은 현재 수입의 상당부분을 은퇴자금으로 저축해야 한다. 하지만 고액의 연봉을 받거나 물려받을 유산이 많지 않은 경우라면 평균정도 연봉을 받는 직장인이 수입의 많은 부분을 은퇴 자금으로 마련하는 계획을 세우는 것은 마음만 갖고 해 낼 수 없는 일이다. 무리하게 저축 자금을 늘리려는 것보다는 매달, 혹은 매년 저축 금액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테크 전문가로 유명한 고득성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삼성PB센터 이사가 '운명을 바꾸는 10년 통장' 말미에서 언급했던 조언을 되새겨 볼만하다. "노후를 위한 재정준비가 돈만 모으는데 초점이 맞춰져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수명이 점점 길어지는데 돈만 모은다고 재정적인 삶이 안정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