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NS는 대선후보를 위한 마이크가 아니다

[기자수첩]SNS는 대선후보를 위한 마이크가 아니다

서진욱 기자
2012.07.27 07:01

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선에 들어간 여야 대선주자 후보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계정을 운영하지 않는 후보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후보들의 온라인 활동 대부분이 SNS에서 이뤄진다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SNS앱인 카카오스토리 계정까지 만들었다.

SNS 계정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후보마다 다르지만 그들의 SNS 활동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소통보다는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치중하고 있는 점이다. 후보들은 특정 사안에 대한 생각을 전하거나 하루 일과를 알리는, 지극히 단편적인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그들의 SNS 계정은 마치 대자보를 내거는 대학교 게시판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후보들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들을 살펴보면 이런 문제점은 명확히 드러난다. 토론회를 마친 후보들은 SNS를 통해 시간부족으로 말하지 못한 주장을 전하기에 바빴다. 트위터리안들에게 토론회를 시청한 소감을 묻는 후보는 없었다. 이번만이 아니다. 후보들의 계정에서 답변을 구하는 의문형 문장은 사라진 지 오래다. 기자회견문의 요약판, 딱 그 수준에 후보들의 SNS 활동은 머물러 있다.

SNS 계정을 공개적으로 캠프 관계자에 맡긴 후보도 있다. 계정을 대리 운영하는 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설 리 없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서비스의 최대 장점은 평생 단 한 번 마주치기 힘든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특성이다. 계정의 대리 운영은 SNS 최대 장점을 스스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소통의 대상을 감췄기 때문이다. 우리가 대화를 나누고 싶은 대상은 계정의 주인이지 대리인이 아니다.

SNS는 일방적인 의견 전달이 아닌 대화와 소통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여야의 대선주자 후보들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모습은 어떤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SNS라는 훌륭한 소통채널을 일방적인 의사전달 통로로만 쓰고 있다. 주장을 말하기에 앞서 국민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자세, 대권을 쫓는 후보들이 취해야 할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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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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