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세법개정안]세법개정안에서 빠져… 정부 "시간 두고 시행령에 반영"
정부가 6년 만에 결론을 내겠다고 했던 종교인 과세 방안이 8일 발표된 세법개정안에서 빠졌다. 정부는 연말에 시행령 개정을 통해 종교인 과세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감한 현안을 피해가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2012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며 "현행 소득세법에 종교인이든 아니든 국민이라면 누구나 납세의무가 있다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종교인들이 세금을 납부하고 있지 않지만 납세 대상인 것은 분명하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번 세법 개정안에 종교인 과세 방안을 포함 시키지 않았다. 세법을 개정할 사항이 아니고 시행령만 고치면 되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박 장관은 "종교인 과세를 위해 시행령을 고쳐야 하는데 이번 세법 개정 이후에 하는 게 순서에 맞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 활동의 특수성을 감안해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만큼 종교계와 좀 더 협의해 시행령을 기술적으로 어떻게 고칠 것인지 연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주장대로 라면 국회 동의가 필요한 법 개정 사항도 아니고 시행령만 고치면 되는데도 사실상 결론을 미룬 셈이다.

이와 관련, 결국 선거를 앞둔 눈치 보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종교계의 눈치를 봐야 할 정치권이 대선 직전에 종교인 과세 방안을 정면으로 다루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박 장관은 지난 3월 머니투데이방송(MTN)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종교인 과세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자꾸 결론을 미뤄놓고 있는 것은 안 맞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계기로 종교인 과세가 쟁점으로 부각되자 4월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는 박 장관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아울러 시행령을 고칠 경우 '종교 종사자들이 받는 소득은 근로소득이다'라는 내용의 문구가 명시돼야 하는데 성직자들의 목회활동을 '소득'으로 볼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세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연말 이후 시행령을 고칠 때 종교인 과세 반영 여부를 결정키로 한 것은 결국 논란의 종지부를 대선 이후로 미루겠다는 얘기다. 사실상 차기 정부로 공을 넘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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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 관계자는 "종교계가 대체로 납세 의무를 인정하면서도 기술적인 부분에서 의견차가 있다"며 "세금을 내지 않았던 관행과 종교계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정부가 (종교인 납세를) 강제하기 보다는 자발적인 납세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