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의혹 거래소 직원 자살 이어 묻지마 칼부림..."불황의 단면 안타까워"

불황의 그늘일까. 증시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여의도 증권가가 연일 흉흉한 사건에 몸살을 앓고 있다.
22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경 H사의 전 직원 김 모씨가 전 직장동료 두 사람에게 앙심을 품고 흉기를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행인 두 사람에도 상처를 입혔다.
김 씨는 현장에서 시민들과 대치한 끝에 검거됐지만 일부 피해자들은 중태에 빠졌다. 경찰은 김 씨가 여러 자루의 과도를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고 밝혀 시민들을 더 큰 충격에 빠트렸다.
최근 여의도 증권가의 사건 사고는 이뿐만이 아니다. 증시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거래소 직원이 공시정보 사전 유출 혐의로 내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해 여의도가 한 차례 들썩였다.
이에 앞서 지난해 하반기에는 증권사 직원 세 사람이 연이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연이어 일어났었다. 8월, 9월, 10월 각각 한 사람씩 세상을 등졌다. 8월 증시 폭락 이후 일련의 불행한 사건이 발생한 것.
증권업계는 연이어지는 증권가 사건사고에 대해 장기화되고 있는 불황의 한 단면이 나타난 것 아니겠느냐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로 존 리스크 등 글로벌 금융위기 우려가 커지면서 올 상반기 거래대금이 급감, 증권가 경기는 말 그대로 어두운 상황이다. 증시 정보를 사전 취급하는 거래소 직원에 대한 검은 유혹이 커질 수 있는 조건이다.
묻지마 칼부림의 주인공 김 씨는 지난 2009년 H사를 퇴사한 후 변변한 자리를 찾지 못하자 신병을 비관, 당초 자살을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퇴사의 빌미를 전 직장 동료들의 험담에서 찾고 복수를 준비한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김 씨가 쉽게 좋은 직장을 찾아 정착할 수 있었다면 이런 끔찍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이 사건이 불황의 한 단면인 듯 보여 씁쓸하다"며 혀를 찼다.
증시 침체와 불행한 사건의 상관관계가 비단 최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난 2008년에도 증시 급락으로 실적부진을 비관한 증권사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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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임원이 잇따라 자살이라는 안타까운 선택을 해 주변을 충격에 빠트렸다. 이 증권사 임원은 부동산 투자에서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으며 잠적 직전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안타까움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