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사과명령 권한, 공립중학교 운영지원비 징수도 모두 위헌
헌법재판소가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인터넷 실명제'는 이용자 수가 일정 수준 이상인 인터넷 게시판 등에 글을 쓸 때 인적사항을 등록, 실명 인증을 해야 하는 본인 확인제도다.
헌재는 23일 인터넷 실명제를 규정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관련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표현의 자유를 사전에 제한하려면 공익의 효과가 명확해야 한다"며 "'인터넷 실명제' 시행 이후 불법 게시물이 의미 있게 감소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용자들의 해외 웹사이트로 도피한 점, 국내외 사업자간 역차별 문제가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하면 공익을 달성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합헌 이유를 밝혔다.
손모씨 등은 언론사 사이트에 익명으로 글을 올리려했지만 실명제를 규정한 조항으로 의견을 개진하지 못하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또 방송통신위원회가 심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방송사업자에게 사과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한 방송법 조항도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방송사업자의 의사에 반해 사과행위를 강제하게 함으로써 방송사업자의 인격권을 제한하고 있다"며 "방송사업자에 대한 주의 또는 경고만으로도 공적 책임에 대한 인식을 지울 수 있다"고 판시했다.
방통위는 2008년 12월20일과 이듬해 1월3일 MBC '뉴스 후' 제작팀의 방송법 개정문제를 지적한 방송이 심의 규정을 위반했다며 시청자에 사과하도록 명령했다. 이에 MBC 측은 방통위를 상대로 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고, 법원은 직권으로 사과명령의 근거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이밖에 헌재는 공립중학교에서 학교운영지원비를 걷을 수 있도록 한 초중등교육법 조항 역시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학교운영지원비는 교사의 인건비 일부 등 의무교육과정의 인적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을 충당하는데 사용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헌법에 규정된 의무교육의 무상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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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학부모회 등 학부모들은 "학교운영지원비는 헌법상 의무교육의 무상교육 원칙에 어긋난다"며 지난 2007년 국가와 시도교육청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부당 이득금 반환 소송을 냈지만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