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검찰총장이 30일 사퇴, 임기제 검찰총장으로 11번째 중도 사퇴하는 총장이 됐다.
검찰은 지난 1988년 12월 취임한 김기춘 검찰총장부터 임기 2년의 총장제를 시행했다. 검찰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 후로 취임한 17명의 검찰총장 중 임기를 끝까지 채운 사람은 6명에 불과하다.
11명의 중도사퇴 총장 중 많은 수가 검찰 조직이나 친인척의 비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25대 박종철 총장은 '슬롯머신 대부'로 알려진 정덕진씨의 비호세력으로 검찰 간부들이 지목되던 상황에서 취임 6개월만에 자진사퇴했다.
30대 신승남 총장은 친동생이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되자 사퇴했다. 31대 이명재 총장도 서울지검 강력부에서 피의자 구타 사망사건이 터지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정치적 갈등이 계기가 돼 중도 사퇴한 총장도 있다. 27대 김기수 총장은 한보사건 수사 중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 구속 수사와 관련해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표를 냈다.
32대 김각영 총장은 김대중 정부 말기에 임명됐으나 노무현 정권 출범 뒤 대통령의 검찰 불신 발언에 반발해 4개월만에 사퇴했다. 34대 김종빈 총장은 당시 동국대 강정구 교수에 대한 천정배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에 반발해 물러났다.
36대 임채진 총장은 수사를 받던 노 대통령이 서거한데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다. 한 총장의 전임자인 김준규 총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검찰의 뜻과 다르게 수정된 것에 대해 반발하며 사퇴했다.
한편 24대 김두희 총장, 28대 김태정 총장은 법무부장관에 임명되면서 총장직을 내려놨다.
한 총장은 표면적으로 검찰 내부의 비리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를 표명했으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추진 및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지시로 내부 반발로 인해 사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총장은 이날 "남의 잘못을 단죄해야할 검사의 신분을 망각하고 직위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른데 대해 검찰총장으로서 어떤 비난과 질책도 달게 받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떠나는 사람은 말이 없다"며 "검찰 개혁을 포함한 현안을 후임자에게 맡기고 검찰을 떠난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