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추문 검사' 피해여성 사진 유출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지난 10일 검사 2명과 검찰직원 3명을 입건하면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11월28일 시작돼 두 달간 진행된 서울 서초경찰서의 수사는 검찰이 제공한 자료에 의지해야 한다는 한계 속에서도 사상 최초 검사를 상대로 한 강제수사라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수사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과연 경찰이 '최대한의 성과'를 올렸는지 의문이 남는다. 우선 경찰은 입건된 검사와 검찰 직원들이 피해여성의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얻은 경위를 밝혀내지 못했다. 경찰에 소환된 국모 의정부지검 검사는 "나는 개인정보 없이도 E-Cris(전자수사자료표)에서 피해여성 사진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만 진술했다.
국 검사 외에 입건된 또 다른 검사와 검찰직원 등 4명은 모두 피해여성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었다. 경찰은 이들 사이에서 어떤 경로로 사진이 유포됐는지 밝혀냈을 뿐, 이들이 어떤 권한으로 사진을 입수했는지 밝혀내는 데는 실패했다.
서초서 관계자는 "검찰시스템은 개인정보 없이도 사진에 접근할 수 있다는 대검찰청 감찰본부의 답변만을 받았다"면서 사실상 검찰의 비협조로 더 이상의 수사가 어려웠음을 토로했다.
검찰의 비협조는 시스템 비공개만이 아니었다. 지난달 경찰이 대검찰청에 처음 요청한 정보는 E-Cris에서 피해여성 사진을 열람한 ID 24개의 소유주 정보 등이었다. 하지만 사진 유출 수사에 무조건 협조하겠다던 검찰이 보내온 답변은 직원 6명의 정보와 함께 "다른 직원들은 범죄에 가담했다는 근거가 없다"는 단순 설명뿐이었다.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근거조차 없어 경찰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경찰이 재차 자료를 요구하자 다시 돌아온 답변서는 A4 3장에 불과했다.
독자들의 PICK!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검찰이 이 사건을 단순히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바라보면서 쉬쉬하지만 본질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며 "정확히 조직원들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검찰이 당장 최소한의 혐의자 검사와 검찰직원을 내줌으로써 '최소출혈'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의 불신이 모여 검·경수사권 갈등 등에 작용해 '최대출혈'의 부메랑으로 돌아올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