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그룹이 박근혜 정부 출범후 검찰의 첫 기업수사 대상이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발 대기업 수사는 새정부 사정작업의 신호탄 격으로 역대 정권마다 되풀이 돼 왔지만, 회장 자택이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고 곧바로 출국금지 되는 등 CJ 수사는 시작부터 오너 일가를 정면 겨냥하는 모습이다.
CJ그룹의 비자금 조성이나 탈세 의혹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08년 CJ 재무팀장의 살인교사 사건, 이듬해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CJ그룹에 대한 세무조사 무마 의혹 등 4~5년부터 거론돼 왔다.
살인교사 사건은 이재현 CJ 회장의 재산을 관리하던 당시 재무팀장 이모씨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살인을 청부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이씨는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재판 과정에서 오간 당사자 진술 등에는 "이재현 회장의 차명재산이 수천억원에 이른다"는 내용이 있어 논란이 일었었다.
천신일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사건은 대검 중수부의 박연차 게이트 사건으로 촉발됐다. 천 회장이 CJ 세무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로비를 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으로 이 회장은 중수부에 불려나와 조사를 받기도 했다.
결국 CJ그룹에 대한 첩보와 동향이 검찰 내사 파일에 차곡차곡 쌓이면서 수사가 시작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대검 중수부의 폐지로 지난 4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로 자리를 옮긴 검사들이 CJ 관련 서류를 통째로 들고 가 샅샅이 살펴봤다는 후문이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과거에는 주로 청와대와 교감, 검찰총장의 하명 등을 통해 대기업 수사가 시작된 측면이 있지만 최근에는 일선에서 인지한 첩보 등을 근거로 수사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검찰의 위기상황을 돌파할 최적의 카드로 CJ가 선택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직 검사 수뢰사건과 성추문사건 등 위기에 빠진 검찰이 조직 위상 강화와 전열 재정비를 위해 CJ를 겨눴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지하경제 양성화 기조를 감안하면 CJ 비자금 사건만큼 좋은 타깃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비자금 사건의 핵심은 탈세로, 장부에 존재하지 않는 부외자금으로 각종 범법행위가 이뤄진 사실을 밝혀낼 경우 수사의 정당성과 상징성은 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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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검찰총장의 취임 일성은 '위기에 빠진 검찰의 신뢰 회복'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권력형 부정부패, 시장질서를 왜곡하는 기업범죄와 자본시장 교란범죄에 수사력을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CJ 수사는 새정부 첫 사정수사 외에도 특수통 검사 출신 검찰총장의 취임 이후 진행되는 첫 기업수사, 강화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의 첫번째 수사 등 여러 의미를 갖는다. CJ가 이번에 제대로 걸렸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