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오너 일가 자금 흐름 파악 중…탈세·주가조작·비자금 조성 등 입증 기대
CJ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해외 법인을 통한 탈세와 주가조작, 사업 과정에서의 특혜 및 로비 의혹으로 수사의 범위를 압축해 가고 있다.
관건은 이재현 회장 일가가 각종 범법 의혹에 관여했는지를 밝힐 수 있는지 여부다. 검찰은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그룹 실무자 조사 등의 조사를 통해 이 회장 오너 일가로 수사의 칼끝을 옮겨가고 있다.
◇차명계좌 이용한 주식거래, 탈세와 주가조작 있었나=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이 회장이 자신의 명의가 아닌 임원들 명의로 CJ 주식을 거래하며 거액의 양도세를 탈루하고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먼저 겨눴다.
현행법상 전체 3% 이상 혹은 100억원이상 회사주식을 보우한 대주주들은 자사주 거래시 수익의 20%를 양도소득세로 납부해야한다. 검찰은 차명계좌로 이 회장이 주식거래를 하며 100억원 안팎의 양도세를 탈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이 차명주식으로 자산을 불리는 과정에서 해외 투자자를 가장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CJ그룹이 2004, 2007, 2008년 CJ㈜와 CJ제일제당 주식을 외국계 투자를 가장해 자사주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홍콩과 조세피난처 등의 해외 계좌를 이용해 CJ주식을 거래 60억원대 차익을 실현, 국내로 들여온 사실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검찰은 주식거래에서 벌어진 CJ그룹의 위법행위를 파악하기 위해 주식거래소 및 예탁결제원으로부터 확보한 CJ와 CJ제일제당의 주식거래내역, 주주명단, CJ그룹 계열사의 유·무상 증자에 참여한 외국인 및 외국법인의 명단을 살피고 있다.
◇미술품 및 부동산 거래, 비자금 조성했나=이 회장이 서미갤러리와의 미술품 거래가 탈세와 비자금 조성에 사용되지 않았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CJ그룹은 서미갤러리로부터 2001~2008년 1422억원어치의 미술품을 거래했다. 검찰은 이 회장 등이 미술품을 시세보다 비싼 값에 사들여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 과정에서 탈세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CJ그룹의 비자금 조성에는 부동산이 이용됐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CJ그룹이 경기 화성 동탄물류단지 조성사업 부지 일부를 매입한 후 비싸게 양도해 300억 원의 시세차익을 올려 해외로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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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단지 개발회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씨앤아이)에도 의혹이 제기된 만큼 검찰은 이에 대해서도 살필 예정이다. 씨앤아이는 이재현 그룹 회장(53)과 딸 경후씨(28), 아들 선호씨(23)가 각각 42.11%, 20%, 37.89%씩 전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이 회사의 이사회는 이 회장 일가의 차명·개인 재산을 관리하는 재무팀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어 CJ그룹 비자금 조성의혹의 핵심 중 하나로 꼽힌다.
2009년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국세청 고위관계자를 상대로 CJ그룹에 대한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CJ그룹이 2009년과 2011년 각각 온미디어와 대한통운을 인수합병한 과정도 살피고 있다.
한편 검찰은 선대회장으로부터 받았다는 상속재산이 CJ그룹이 조성한 비자금일 가능성도 열어 놓고 수사 중이다. 앞서 CJ그룹은 이 재산에 대한 세금 1700억원을 납부한 바 있다. 세금 규모로 볼 때 이 자금의 규모는 약 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검찰은 이 돈의 출처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국세청에서 넘겨받은 2008년 이후 CJ그룹의 세무조사 자료와 그룹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사 재무자료를 대조하고 있다.
검찰은 이 4000억원에 대한 조사를 통해 전체적인 비자금의 규모, 조성 경위, 흐름 등을 파악, CJ그룹 오너 일가의 또 다른 혐의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