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윤상 기자 =

CJ그룹 해외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비자금 조성 경위와 자금 흐름, 사용처를 밝히기 위해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은 29일 오후 1시 45분께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이재현 CJ그룹 회장(53)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 10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 회장은 자신의 차명재산을 CJ그룹 해외법인을 통해 외국으로 빼돌려 관리하고 고가 미술품 구입, 자사주 매입 등 운용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당사자로 지목된 상태다.
검찰은 조만간 이 회장을 불러 직접 조사한 뒤 조세포탈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이 회장 개인 컴퓨터를 압수수색해 해외법인 자금운용과 주식투자 등 차명재산 관리에 관한 자료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CJ그룹이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로부터 국내외 고가 미술품을 사들이는데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 회장의 부인 김희재씨가 관리한 미술품 거래내역과 이 회장 자택에 보관 중인 미술품 목록을 확보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이 회장과 부인 김씨의 승용차도 포함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21일 CJ그룹 본사와 전현직 임직원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한차례 기각 당한 뒤 최근 영장을 재청구해 발부받았다.
검찰은 이 회장이 재무팀을 통해 차명재산을 지속으로 관리하고 수천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부분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또 비자금을 조성한 경위와 사용처에 대해서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CJ그룹은 재무1·2팀을 통해 그룹 자산을 관리했으며 이 중 '관재팀'으로 불린 재무2팀은 이 회장 개인재산을 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재무2팀을 통해 해외에 특수목적법인(SPC) 형태의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해 실제 영업활동이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거래하는 것처럼 꾸며 거액의 차명재산을 해외로 빼돌리고 세금을 탈루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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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해외법인과 국내 계열사가 정상적인 납품 계약을 맺어 거래한 것처럼 위장하고 그룹측은 허위 발행한 송장에 따라 구매대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해외자산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CJ그룹이 해외로 빼돌린 자금을 외국계 자본으로 꾸며 그룹 주식을 매입하는 '검은 머리 외국인' 행세를 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24일 한국거래소에서 2004년과, 2007년, 2008년 등에 걸쳐 이뤄진 CJ(주)와 CJ제일제당의 주식 거래내역을 압수했다.
27일에는 한국예탁결제원에서 CJ그룹 주식을 보유한 외국인 주주명단과 최근 10년 사이 증자 과정에 참여하거나 배당받은 외국인 명단을 확보해 대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2007년말 CJ그룹이 CJ(주)와 CJ제일제당을 계열 분리하면서 그룹 지주사인 CJ(주) 주식을 이 회장이 저가에 매수할 수 있도록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해외에서 차명보유한 주식을 미리 팔아 주가를 떨어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이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제일제당 주식을 신규 발행한 CJ(주)와 바꾸고 외국인들이 판매한 CJ(주) 주식 등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43.3%까지 4배 가량 끌어올렸다.
검찰은 다음해 CJ(주)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기 전 해외자본이 이 회사 주식을 대량 매입한 것도 이 회장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CJ(주)는 2008년 3월3일 자사주 33만주를 사들이는 내용의 호재성 공시를 했는데 외국인들은 발표 전인 2월 말께 이 회사 주식 23만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 시기 주당 6만5000원대였던 CJ(주)의 주가는 매입 발표 3일뒤 7만7000원대까지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회장이 실제로 지배구조 강화, 시세차익 등을 노리고 해외비자금을 이용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는지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해외 비자금을 해외 부동산에 투자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
검찰은 CJ그룹측이 신한은행 일본 도쿄지점에서 수백억원을 대출받아 이 지역 부동산에 투자한 정황을 포착하고 28일 신한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해 대출내역 자료를 넘겨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신한은행 도쿄지점은 2007년 1월 전직 CJ(주) 일본법인장 A씨가 개인 명의로 운영하는 '팬 재팬(PAN JAPAN) 주식회사'에 240여억원을 대출했다.
해당 법인장은 대출 당시 CJ(주) 일본법인 건물을 담보로 제공했고 매년 분할납입 방식으로 최근까지 25억여원을 갚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회장이 팬 재팬을 통해 일본 도쿄 아카사카 지역에 234억원 상당의 건물을 매입한 뒤 임대료 등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대출금 중 일부를 갚는 과정에서 국내에서 관리 중인 이 회장의 개인 비자금으로 보이는 자금이 일본으로 다시 흘러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팬 재팬이 CJ(주) 일본법인의 계열사가 아닌데도 법인건물을 담보로 대출받게 된 경위와 대출금 240여억원을 실제 부동산 매입에 사용했는지를 확인 중이다.
특히 팬 재팬이 사실상 이 회장의 일본내 해외 비자금 관리 창구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이밖에 검찰은 이 회장이 누나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55)과 동생인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51)를 부당 지원해 회사에 거액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업무상 배임)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 회장이 CJ(주)를 통해 지난 2005년 이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CJ아메리카의 부실 계열사를 인수해 회사측에 60억원의 손해를 입힌 것으로 보고있다.
또 재산커뮤니케이션즈를 지원하기 위해 CJ(주) 인도네시아 지역 자회사의 판매·영업소를 무상으로 양도한 정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CJ그룹측은 이 부회장이 CJ아메리카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계열사 인수로 인해 이득을 본 부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검찰은 국내 증권사 54곳으로부터 CJ그룹 관련 계좌내역을 확보해 자금흐름을 추적 중이다.
또 해외 거래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주말 홍콩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 2곳의 금융당국에 주식계좌 7~8개의 실제 명의자와 거래내역을 확인해달라는 내용의 사법공조를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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