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직원들을 통해 인터넷 댓글을 다는 등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세훈 전 국정원장(62) 측이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의 심리로 열린 원 전원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원 전 원장 측은 "공소장에 기재된 증거기록이 2만 페이지가 넘어 기록 파악이 덜 됐다"면서도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날 원 전 원장은 법원에 출석하지 않았다. 방청석에는 민주통합당 신경민 의원과 진선미 의원, 박범계 의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원 전 원장 측 변호인은 "공직선거법위반과 국정원법위반을 상상적 경합으로 기소했는데 과연 상상적 경합으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정치관여 시기와 선거운동 시기가 달라 정치개입을 선거개입으로 바로 연결 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18대 대선에 관해 기소하면서 2010년 1월 이후 지방선거와 재보선, 주민투표 등을 모두 나열했다"며 "대선에 한정했다면 누구를 낙선시키려고 했다는 것인지 밝혀달라"고 강조했다.
재판부 역시 검찰 측에 죄 수를 명확하게 하라고 주문했다. 정치개입 관련 찬반클릭이 1711회이고 대선관련 클릭이 1281회인 점으로 볼 때 포괄일죄의 범위가 다르다는 지적이다.
또 국회에서 오는 8월 15일까지 진행되는 국정조사와 관련, 재판부는 "이번 재판과 국정조사가 비슷한 부분이 많아 사법부와 입법부가 중복 진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국정조사 이후에 본격적인 재판을 진행하는 방향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 진행 여부를 물었으나 원 전 원장 측 변호인은 이를 거부했다. 증거기록이 방대한 점 등을 고려해 재판부도 국민참여재판이 아닌 집중심리로 사건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원 전 원장에 대한 두 번째 공판 기일은 오는 22일 오전 11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독자들의 PICK!
앞서 원 전 원장은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국정원 심리정보국 직원을 동원해 야당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리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원 전 원장은 또 국정원 내부게시판에 '원장님 지시·강조말씀' 항목을 통해 수시로 인터넷 여론을 조작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