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시간에 암흑천지' 블랙아웃 발생한다면…

'삽시간에 암흑천지' 블랙아웃 발생한다면…

이상배 기자
2013.08.12 08:17

[블랙아웃 비상'電爭']

2011년 9월24일 칠레 블랙아웃
2011년 9월24일 칠레 블랙아웃

사상 초유의 전력수급 위기를 맞아 '대정전'(블랙아웃) 사태가 현실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많은 이들이 '블랙아웃'이라고 하면 2011년 9월 15일 전국적으로 발생한 정전 사태를 떠올리지만, 이는 강제 '순환단전'을 통해 블랙아웃을 막은 사례다. 블랙아웃은 한국전력거래소의 '순환단전' 등으로도 극복되지 않은 최악의 상황에 발생하는, 국가 전력망 전체가 완전 무력화되는 사태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폭염이 이어지는 이날 시간당 최대 전력수요는 8000만kW를 넘어 예비전력이 마이너스 306만kW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부는 절전규제와 산업체 조업 조정, 민간자가발전 등 상시 수급 대책을 모두 동원할 예정이다.

만약 그래도 예비전력이 160만kW 안팎에 머물 경우 전력수급경보 4단계인 '경계' 발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계' 단계로 들어서면 공공기관의 에어컨 등 냉방기 가동이 전면 중단되고, 화력발전소가 출력을 최대한으로 높인다.

최악의 경우 주요 발전소가 불시에 멈춘다면 전력거래소가 매뉴얼에 따라 순환정전에 나서고, 만약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블랙아웃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랙아웃이 발생하면 완전 복구에 빠르면 3일, 길게는 10일 이상 걸린다. 발전기를 재가동하기 위해서는 전력이 있어야 하는데, 블랙아웃으로 전력망이 무력화되면 즉시 발전기로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결국 블랙아웃을 복구하려면 블랙아웃이 발생한 것과 반대 순서로 전력을 공급하며 차례로 전력망을 복구시켜나가야 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블랙아웃은 2003년 8월14일 미국 동부와 캐나다 일부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다. 당시 뉴욕, 뉴저지 등 미국 동북부 전역과 미시간, 오하이오 등 중서부 지역, 캐나다 온타리오 주 등이 삽시간에 암흑으로 뒤덮혔다. 북미 지역의 전력망 노후화 등의 영향이 컸다.

당시 미국과 캐나다의 블랙아웃은 3일만에 완전 복구됐다. 그러나 블랙아웃 기간 동안 경제적으로는 60억달러(약 6조6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5000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2011년 9월24일에는 칠레 인구가 밀집한 수도 산티아고와 인근 4개 주에 블랙아웃이 발생했다. 당시 칠레 전체 인구 1600만명 가운데 62%에 해당하는 980만명이 주말 저녁을 암흑 속에 공포에 떨어야 했다. 산티아고 외곽 지역에서는 수퍼마켓을 약탈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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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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