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원서·행사 참석자 명단 "청와대 행정관에 전달"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독일 파견 광부·간호사 초청행사를 진행하며 사기 의혹에 휩싸인 '정수코리아' 관계자들이 행사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청와대를 방문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조마리아 정수코리아 총무(57)는 29일 뉴스1과 만나 "행사 취소 등으로 문제가 생기기 전인 지난 21일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정치권 인사 A씨의 소개로 청와대를 방문했다"며 "이 자리에서 A씨가 청와대의 한 행정관에게 탄원서와 이번 행사 참석자 명단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A씨가 전달한 탄원서와 참석자 명단 등은 박근혜 대통령에게까지는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전달 받은 행정관은 행사 취소 등에 대한 언론 보도가 24일 나간 뒤 김문희 정수코리아 회장(66)에게 전화해 "왜 이렇게 시끄럽냐"고 말했다고 조 총무는 전했다.
그러나 해당 행정관은 뉴스1과의 전화통화에서 "전혀 사실 무근이다"라며 이 같은 증언을 부인했다.
당시 정수코리아 측이 청와대 측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탄원서는 '박근혜 대통령님'과 '국민여러분께'라는 제목 두 종류다.
'박근혜 대통령님'이란 탄원서는 "파독 광원·간호사 모국 방문단 추진위원장입니다. 대선 때 해외 동포 발대식을 위해 헌정회관에서 행사할 때 대통령님과 인사를 나누는 영광을 가졌습니다. 대선 3개월 동안 죽기 살기로 뛰었습니다"라고 시작한다.
실제 조 총무는 김 회장과 함께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재외동포 자문위원단 등으로 활동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과 조 총무의 이같은 직책은 현재 새누리당에서도 유지되고 있다.
탄원서는 "파독 광원과 간호사의 소원은 죽기 전에 고국을 방문하는 것"이라며 "이분들을 고국에 모시면 대통령이 얼마나 기뻐할까, 잃어버린 10년 국정업무에 노고가 많으신 대통령께 누가 되지 않도록 이 행사를 준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그러나 행사에 지원하겠다는 단체는 지원을 파기했고 외교통상부에 사정을 이야기했으나 회의적이었다. 대통령께 보고도 드리지 않았고 호텔 예약은 취소되기에 이르렀다"며 "원유철 국회의원과 정우천 당 최고위원 등 여러명의 국회의원 모두 협조를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탄원서는 또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 그 외 지자체들도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며 "이 행사가 무산된 이유는 우리 단체가 '정수'라는 이름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정수' 이름으로 세계 각국에서 독립군처럼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행사 자체가 외면받았다"고 억울한 심정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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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원서에서 정수코리아 측은 "대통령님, 도와주십시오"라며 "김문희 회장은 대선 때 한화갑 공약 쪽지를 대통령에게 건네 준 장본인이다"며 "늘 만나주시던 유정복 장관과 김무성 의원 이분들도 불통이 됐다"고 했다.
끝으로 "3개월전부터 청와대 보고를 부탁드렸는데 보고가 안 돼 이렇게 급히 보고를 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탄원서에 적혀 있듯 정수코리아 측은 이번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평소 친분 있던 정치인들과 각종 지자체 등에 협조를 구했다는 게 조 총무의 설명이다.
조 총무는 "평소 친분 있던 정치인들에게 협조를 구했으나 아무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며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 총무에 따르면 정수코리아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만들어진 단체다. 기존 정수회에서 대구지사 대표를 지냈던 김문희 회장은 이번 파독 광부·간호사 방한 행사를 위해 기존 서울정수회를 개명해 정수코리아를 새롭게 설립했다.
김 회장이 대구 지역 회장을 맡기도 했던 정수회는 지난해 대선 기간에 박근혜 후보 지지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총무는 또 이번 파독 광부·간호사 초청 행사가 진행되지 않자 김 회장 측이 무리한 행사 진행 대신 행사를 취소하려 했었다고 설명했다.
조 총무는 "호텔 잔금 문제 등으로 행사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자 김 회장이 지난 14일 행사를 취소하려고 했었다"면서 "그러나 캐나다와 독일 등에 퍼져 있는 행사 참석자들에게 시간적·물리적으로 행사 취소 통보를 하는데 한계가 있어 행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당시 상황을 해명했다.
정수코리아 측의 탄원서 내용과 행정관 접촉 사실에 대해 청와대 측은 앞서 "이미 얘기했지 않았냐. 정수(코리아) 하고 청와대는 무관하다. 이번 행사 관련해서 청와대에 뭘 요청했다는데 요청 들은 바도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정수코리아는 '바를 정(正), 손 수(手)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정수(正修)'와는 한자와 뜻이 모두 다르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경찰은 김 회장의 서울 자택과 영등포구에 위치한 정수코리아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김 회장과 정수코리아에 대한 계좌 추적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 상태다.
또 정수코리아 조마리아 총무에 대해 접수된 고발장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도 확인 중이다. 김 회장과 조 총무에 대한 경찰의 출국금지도 요청도 법부부에서 받아들여진 상태다.
정수코리아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파독 50주년 기념 광부·간호사 모국 방문 환영회'라는 7박8일간 방한 프로그램을 개최한다고 홍보해 237명을 22~23일 국내에 입국시켰지만 숙박 제공과 행사 진행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행사를 취소해 물의를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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