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 철도 노동자 "철도 민영화 반대"…시민 불편 우려도

빗속 철도 노동자 "철도 민영화 반대"…시민 불편 우려도

신희은 기자, 박소연, 박상빈
2013.12.09 15:53

(종합)대기줄 길고 예약 취소땐 항의하기도…민영화 시민반응은 엇갈려

전국철도노동조합 조합원들이 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철도노조는 이날 총파업에 돌입하며 코레일 측에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 이사회 개최 중단과 사회적 논의 기구 구성 등을 요구했다. 2013.12.9/사진=뉴스1
전국철도노동조합 조합원들이 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철도노조는 이날 총파업에 돌입하며 코레일 측에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 이사회 개최 중단과 사회적 논의 기구 구성 등을 요구했다. 2013.12.9/사진=뉴스1

9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녹색 우의를 입은 전국 철도노동조합 서울지방본부와 민주노총 등 소속 노동자 8000여명이 모여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철도 민영화 반대"를 외쳤다.

철도노조는 이날 "철도 민영화 철회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 이사회 개최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레일은 10일 이사회를 예정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전 9시 총파업에 돌입했다. 코레일 측에 따르면 이 시각 기준 파업 참가율은 32%다. KTX와 수도권 전동열차는 100% 운행했지만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화물수송 열차 등은 차질이 불가피했다.

청량리역에서도 출정식은 개최됐다. 이날 오전 11시 전국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청량리지구는 조합원 1000여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역사 내에서 출정식을 개최하고 '철도 민영화 저지'의 결의를 다졌다.

박세증 청량리지구 부본부장은 "국민의 철도를 지켜내기 위한 역사적 파업"이라고 말했다. 이재웅 민주노총 서울본부장도 "철도 민영화는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로 이어져 요금 인상과 잦은 사고 발생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늘어선 대기줄 '불편'=이번 파업으로 일부 열차의 운행이 파행되면서 서울역은 평소보다 대기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이었다. 실제 오후 12시48분 부산행 새마을 열차는 이번 파업으로 중지되기도 했다.

시민들은 대체로 크게 동요하지 않는 가운데 자신이 예매한 열차가 파업으로 중단될까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일 오후 대구행 무궁화호를 예매한 정모씨(80·여)는 열차가 운행하는지 확인하러 매표소에 나오기도 했다.

정씨는 "내일 꼭 대구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뉴스에서는 파업을 한다고 하고 전화는 안 받아서 매표소에 일부러 나왔다"며 "KTX는 정상 운행된다지만 노인들은 무궁화호, 새마을호를 타야 돼서 걱정이다"고 말했다.

청량리역도 상황은 비슷했다. 오전 10시40분쯤 한 50대 남성은 "며칠 전 예매한 오전 10시40분 차량이 출발 방송까지 나와 탑승하러 갔지만 이제와 취소됐다고 통보가 왔다"며 "파업 예고를 알고 있었지만 적절한 통보 조치가 없어 시간을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엇갈린 시민반응=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시민의 반응은 엇갈렸다. 배병호씨(66)는 "국민을 볼모로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파업은 잘못"이라며 "일반 직장인들이 어려운데 월급이 적지도 않은 공기업에서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대의를 위해 서로 양보하는 국가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제천행 오전 열차를 타려던 박모씨(64)는 "파업이 시행되는 것을 알았지만 열차 간격이 이렇게 커질지는 예상 못했다"며 "민영화 논란은 해결돼야 하지만 당장 이용이 불편해 아쉽다"고 전했다.

반면 철도 민영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김모씨(51)는 "노조 당사자들도 그만큼 절실하고 고통스럽지만 협상이 되지 않으니 불가피하게 파업하는 것"이라며 "이들 입장에선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이 민영화 수순으로 보이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청량리역에서 만난 대학생 이모씨(21·여)는 "당장은 불편하지만 민영화에 따라 요금 인상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대학생 이모씨(25)도 "국가 기간산업을 민영화 한다는 것은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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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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