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없는 코레일vs철도노조…"이제부터가 시작?"(종합2보)

양보없는 코레일vs철도노조…"이제부터가 시작?"(종합2보)

신희은 기자
2013.12.10 16:02

코레일 이사회 강행에 노조 법적대응 불사…파업 장기화 조짐

정당·종교계·시민사회단체·노동계 등이 참여한 수서발 KTX분할반대·철도민영화반대·철도산업전면개방반대 각계 원탁회의가 10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철도공사 이사회 출자결의 무효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의 요구를 담아낸 대형현수막을 펼쳐들고 있다. 2013.12.10/사진=뉴스1
정당·종교계·시민사회단체·노동계 등이 참여한 수서발 KTX분할반대·철도민영화반대·철도산업전면개방반대 각계 원탁회의가 10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철도공사 이사회 출자결의 무효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의 요구를 담아낸 대형현수막을 펼쳐들고 있다. 2013.12.10/사진=뉴스1

철도파업 이틀째 코레일 사측과 철도노조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코레일 사측이 10일 이사회를 강행해 수서발KTX 운영 자회사 설립안을 통과시키자 철도노조는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경찰은 노조 집행간부인 피고소인 194명 전원에 대해 이날 중 출석요구서를 발송하고 출석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청구, 원칙대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철도노조는 "아직 면허교부 등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물러서지 않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명백한 불법파업" vs "졸속적인 밀실 날치기 결정"

코레일은 10일 서울 용산구 서울사옥에서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임시이사회를 열고 참석한 상임이사 6명과 비상임이사 6명 총12명 전원동의로 '수서 고속철도 주식회사 설립 및 출자계획'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사회 정원은 13명으로 비상임이사 1명은 해외출장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이사회는 당초 이날 오전 10시에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노조의 방해를 의식한 사측은 회의 시간을 1시간 앞당겼다. 이사진들도 오전 8시 이전에 일찌감치 사옥에 진입해 회의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사옥에는 600여 명의 경찰이 입구부터 1층 현관, 회의장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까지 겹겹이 둘러싸고 취재진은 물론 외부인의 출입을 원천봉쇄했다. 오전 9시부터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이사회를 마친 이사진들은 뒷문으로 현장을 빠져나갔다.

같은 시각 사옥 옆 서울역 광장에는 1000여 명의 조합원들이 모여 코레일의 수서발KTX 운영 자회사 설립을 승인하기 위한 이사회 개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사회 직후 모습을 드러낸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수서발KTX 법인은 그동안의 민영화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코레일의 계열사로 출범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 모두가 시대적 흐름에 따라 코레일도 이제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공기업 개혁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여 강도 높은 자구노력으로 경영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파업참가자에 대해선 "불법파업에 계속 가담하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업무복귀를 촉구했다.

노조는 사측의 이사회 강행과 수서발KTX 운영 자회사 설립 승인에 대해 "졸속적인 밀실 날치기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최 사장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했고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명환 철도노조위원장은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이사회 결정 규탄' 집회에서 "코레일 이사회의 결정은 코레일에 연간 수천억 원의 적자를 양산하는 범죄"라며 "직위를 해제하고 수십 명을 구속·해고하더라도 파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철도파국을 유도한 서승환 장관은 사퇴해야 한다"며 수서발KTX 면허발급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철도파업 장기화 조짐...노조 "이제부터가 시작"

코레일 사측이 경찰력을 동원해 수서발KTX 운영 자회사 설립안을 통과시켰지만 철도노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노조측은 "11일 법원에 이사회 결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하고 참석한 이사들에 대해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라며 법적대응도 불사할 것이라는 의지를 나타냈다.

노조 관계자는 "처음부터 이사회에서 (수서발KTX 운영 자회사 설립안이) 통과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파업을 시작했고 통과되더라도 이후 면허교부 절차 등이 남아있기 때문에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저녁에는 조합원 1000여명이 모이는 대규모 촛불집회도 예고돼 있다.

사측도 파업참가자에 대한 기존 대응방침을 원칙대로 가져간다는 입장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사회가 끝났기 때문에 업무에 복귀하는 직원의 경우 직위해제는 유지하되 경중을 따져 징계수위를 결정할 것"이라며 "그동안에는 각종 수당을 제외한 기본급만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고조 집행간부 194명에 대한 고소고발 조치는 유지키로 했다. 사측은 현재 대전지방경찰청에서 노조간부 24명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 출두명령을 내렸고 서울지방경찰청에서도 81명에 대한 소환장을 발부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노조간부에 대한 고소고발은 철회할 계획이 없으며 경찰도 신속, 공정하게 수사하겠다는 내용을 전해왔다"며 "파업참가자의 경우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직위해제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 결정 이후 현장으로 복귀한 파업참가자는 오후 3시 현재 273명으로 집계됐다.

이번에 이사회에서 통과된 '수서 고속철도 주식회사 설립 및 출자계획'안은 수서발KTX 자회사의 초기 자본금 50억 원을 코레일이 전액 출자해 100% 지분을 확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자회사는 이후 자본금을 800억 원대로 확대하고 코레일은 지분 41%(328억 원)를 확보할 계획이다. 나머지 59%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공공부문이 보유하도록 돼 있다. 철도노조는 이 안이 향후 민영화를 위한 수순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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