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반대' 철도노조 파업 '불법'? 과거 판례 보니

'민영화 반대' 철도노조 파업 '불법'? 과거 판례 보니

이태성 기자
2013.12.11 14:25

대법, '민영화 반대' 파업은 불법파업 규정…노조원 고발조치는 압박용

코레일이 철도노조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강경대응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철도노조 파업이 정말 불법인지, 또 코레일의 노조원 고발 조치가 정당한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민영화 반대, 파업 조건 되나=11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근로자의 파업이 적법한 파업으로 인정받기 위한 몇가지 조건이 있다.

이 조건은 △파업의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교섭을 조성하는데 있어야 하고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요구에 대해 단체교섭을 거부했을 때 개시해야 하며 △파업에서 폭력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등이다.

이를 어기고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해당 파업은 불법파업이 되며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들은 회사에 입힌 피해를 배상할 책임이 생긴다.

코레일 노조가 현재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수서발 KTX를 운영할 회사의 설립이다. 노조는 코레일 자회사의 설립이 민영화를 위한 수순이며 민영화가 이뤄질 경우 근로조건이 악화되고 심할 경우 구조조정 등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철도노조는 2003년 철도 민영화 추진에 반대하며 파업을 벌인 경험이 있다. 당시 철도를 운영하던 한국도시철도공사는 "민영화는 근로자의 근로조건과는 상관이 없는 정책사항"이라며 불법파업으로 규정, 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철도민영화가 이뤄질 경우 근로자의 퇴직금 및 연금 등에 다소 변화가 있긴 하지만 주된 부분은 정부의 정책사항으로 근로조건 결정에 관한 사항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노조는 당시 이 파업으로 24억여원을 회사에 배상해야 했다.

법원 판례에 따르면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은 불법으로 규정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한 변호사는 "위 사안은 철도노조에서 파업 절차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파업으로 규정된 측면도 있다"며 "이번 파업은 투표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민영화에 반대했다는 이유만으로 단순히 불법으로 규정할 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변호사는 "법원에서 합법파업의 범위를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원 대규모 직위해제와 고소·고발, 압박용?=현재까지 코레일은 파업에 참가한 5941명에 대해 직위해제 조치했다. 또 파업이 시작되자마자 노조 간부 194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직위해제는 징계와 같은 목적으로 활용된다. 직위해제 기간은 최장 3개월로 이 기간 동안 근로자는 모든 직무에서 배제되며 기본급을 제외한 각종 수당을 받을 수 없다. 다만 코레일은 업무에 복귀하는 경우 직위해제 조치를 바로 해제하겠다고 했다.

직위해제에 불복할 경우 근로자들은 이에 불복하는 소송이 가능하다. 법원은 직위해제 절차가 정당했는지 등을 따져 처분의 정당성을 판단하게 된다. 다만 과거 철도노조의 파업이 10일을 넘지 못했기 때문에 직위해제 조치에 대한 소송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업무방해 혐의 고발에 대해서는 대부분 '혐의 적용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번 파업의 경우 철도노조가 파업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201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할 경우에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했다.

법률전문가 A씨는 "직위해제나 고발조치는 모두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을 업무로 복귀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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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성 기자

2011년 입사해 사회부 법조팀, 증권부, 사회부 사건팀, 산업1부 자동차팀을 거쳐 현재는 정치부 국회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20년 제14회 한국조사보도상 수상 2024년 제 19회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언론상 신문보도부문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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