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정한 프로페셜널이라면, 범죄인이 아닌 범죄행위만을 제재의 대상으로 삼고, 치료가 꼭 필요한 환부만을 정확하게 도려내는, '사람을 살리는 수사'를 해야 합니다."
김진태 검찰총장은 지난 2일 취임사에서 모든 수사는 환부만을 정확하게 도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부만을 정확하게 도려내기 위해서는 환부가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신속하게 제거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수사도 마찬가지다. 수사의 진행속도를 늦추면 범죄인들은 증거를 인멸하거나 발뺌하기 위해 꼼수를 쓰게 되고 이는 새로운 범죄로 이어진다.
신속한 수사가 필요한 이유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에는 KT, 효성그룹, 동양그룹, 국민은행 등 기업 사건을 물론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둘러싼 유출사건과 실종사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논란에 대한 수사,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녀 논란에서 비롯된 개인정보 불법 유출 의혹 수사 등이 진행되고 있다.
수사팀은 모두 법과 원칙대로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그 진행속도는 천차만별이다.
효성그룹 수사의 경우 10월 초 국세청이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을 고발한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총수를 2차례 소환조사 하며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말 그대로 환부만을 신속하게 도려내는 수사가 진행 중이다.
그에 비해 일부 수사들은 지지부진 하다.
당초 대화록 실종사건 수사와 동시에 마무리하겠다던 유출 사건 수사가 대표적이다.
수사팀 고위 관계자는 수사 상황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수시로 "두 사건의 거의 동시에 마무리가 될 것이고 유출사건의 수사 진도가 더 나아가 있다"고 강조하곤 했다.
하지만 지난달 15일 실종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한 검찰은 한 달이 다 되도록 유출사건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피고발인인 김무성 의원과 정문헌 의원을 지난달 13일과 19일 조사하고도 또 다른 피고발인 서상기 의원은 소환 일정은 아직까지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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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의원측은 "언제든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어 검찰이 수사를 마무리할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검찰의 수사 결과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것을 빨리 알리는 일도 피고발인이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막는 '사람 살리는 수사'이다.
검찰이 스스로 '정치검찰'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신속하고 정확한 수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