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사사법 체계의 큰 변화를 가져올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법조계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볼 부분도 있다는 평가 역시 공존한다.
30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형소법 개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나설 예정이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처리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1일 오후에는 형소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형소법 개정안은 검사의 범죄수사 근거 조항을 삭제하고 검사는 공소제기·공소유지와 영장 청구, 경찰 수사에 대한 법률적 심사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재편했다.
앞으로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면 검사는 기록을 보고 기소 여부만 판단한다. 기소를 하기에는 수사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검사가 구체적인 이유와 내용을 적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경찰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요구를 이행해야 하며 요구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안에 보완수사 결과와 사건기록을 다시 보내야 한다.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할 때는 결정서와 이의신청에 대한 안내 등을 고소인 등에게 보내야 한다. 고소인 등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의 신청으로 검사가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하면 경찰은 원칙적으로 3개월안에 재수사를 마쳐야 한다. 재수사가 제대로 안 되면 검사가 사건 송치를 요구하거나 다른 수사기관에 이송하도록 요구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법조계에서는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 횟수나 사건 전체의 보완수사 기간 제한 규정이 없는 탓에 일명 '사건 핑퐁'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한편 실무적으로 큰 변화가 없을 수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한 대형로펌의 변호사는 "요구된 보완수사를 경찰이 다시 해야 하도록 설계돼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검찰과 경찰 사이 핑퐁 부작용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재수사를 할 구체적 시간을 정해주는 등 사건 핑퐁을 막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며 "경찰에 대한 견제를 위해 현행 제도처럼 보완수사 요구를 할 수 있게 한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형사 사건 경험이 많은 변호사 역시 "사건 장기화 등의 부작용을 우려해 경찰에 대한 견제를 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실무적으로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오히려 효율적인 수사가 이뤄지는 사건들도 있을 수 있다는 전망 역시 존재한다. 기업 사건을 주로 처리하는 한 변호사는 "종전에는 같은 장소를 경찰과 검찰에서 두 번 압수수색 당하고 같은 내용을 비슷하게 조사를 받기도 했다"며 "한 기관에서 수사를 도맡아 하면 이런 부분은 나아질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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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영 법무법인 LKB 평산 변호사는 "조사하는 곳이 한 곳으로 정리되면 소환조사 횟수 자체는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수사 실무가 당사자 진술을 받아 적은 조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이는 개정안 시행 후 실무 적용과 관련된 문제로 이런 관행이 바뀐다면 수사 속도는 상당히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