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5억' 허재호 前회장, '구내청소'로 노역 결정

'일당 5억' 허재호 前회장, '구내청소'로 노역 결정

김정주 기자
2014.03.25 16:22

오는 26일부터 오전 9시~오후4시까지 본격 작업 시작

이른바 '황제노역' 논란에 휩싸인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72)이 노역장에서 '구내 청소' 작업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광주교도소에 따르면 허 전 회장은 이날 교도관과 상담을 하고난 뒤 교도소 내 청소를 담당하게 됐다. 이에 따라 허 전 회장은 오는 26일부터 교도소 내에서 연탄을 치우거나 하수구 청소, 쓰레기 정리 등 노역 일을 하게 된다.

광주교도소 관계자는 "허 전 회장의 나이와 형기, 건강상태, 취미, 적성 등을 고려해 작업의 종류를 정했다"며 "내일부터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역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정표에 따라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고령자에게는 교도소 내 환경미화나 봉투접기 등 간단한 업무가 배정되는데 허 전 회장 역시 청소업무를 맡게 되면서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지난 22일 노역장에 유치된 이후 이날까지 아무런 노역도 없이 거액의 벌금을 탕감받았기 때문이다. 노역을 하지 않는 주말인 22~23일을 제외하고 24일에는 건강검진과 신입수용자 교육 등을 이유로 노역을 하지 않았고 이날도 상담 외엔 별다른 일정이 없다.

허 전 회장의 하루 노역 대가가 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아무런 작업도 하지 않은 채 4일동안 20억원의 벌금을 탕감받은 셈이다. 벌금 대신 노역을 택한 허 전 회장은 앞으로 45일만 노역장 생활을 하면 245억원의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허 전 회장의 환형유치금이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반인의 노역 일당이 5만~10만원으로 산정되는 점을 감안할 때 허 전 회장은 통상의 노역 액수보다 5000~1만배 높은 노역 일당을 책정받은 탓이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서민들이 벌금을 내지 않으면 노역장에 유치돼 5만~10만원씩 공제받는 것에 비해 1만배 또는 5000배 차이가 난다"며 "이 같은 심한 불균형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벌금을 내지 않고 고작 50일만 노역장에서 지내면 된다는 문제가 있다"며 "노역장 유치제도 자체의 개선작업과 함께 지역법관제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성호 서울중앙지법원장 역시 지난 24일 전체 판사회의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벌금형 환형유치금액의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혀 향후 법원 역시 환형유치 기준을 재정립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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