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9일째]단원고 3학년 학생들 등교 재개

세월호 침몰사고 9일째인 24일 오전, 사고 이후 첫 등굣길에 오른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은 아무 말 없이 땅만 바라보며 발걸음을 옮겼다.
이 날부터 등교를 재개한 3학년 학생들은 어두운 표정을 지은 채 교문 안으로 들어갔다. 친구들과 대화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대다수 학생들은 고개를 숙인 채 걸음을 재촉했다. 가슴 한 쪽에 검은 '근조' 리본을 단 학생들도 보였다.
한 남학생은 교문 왼편에 놓인 하얀색 국화꽃들을 한참동안 바라보다 학교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남학생이 바라보던 국화꽃 주변엔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메시지가 가득했다. '어른들이 언제나 기도할게.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하늘에선 친구들과 고통 없이 지내렴'…. 메시지 아래엔 시민들이 접은 수백 마리의 종이학도 놓여져 있었다.

한창 등교가 이뤄지고 있던 오전 8시7분. 사고 희생자인 고 최모양의 시신을 실은 영구차가 학교를 찾았다. 유족과 조문객들이 탄 차량들이 뒤를 이었다. 잠시 후 8시20분에는 고 조모양의 시신을 실은 영구차가 교문을 통과했다. 두 영구차는 8시25분쯤 차례로 학교를 빠져나왔다. 영구차들이 지나가자 등교하던 학생들은 멈춰 선 채 고개를 숙여 애도했다. 영구차가 지날 때 교문에 묶인 수십 개의 노란 리본들이 펄럭거렸다.
교사와 직원들 외 교내 출입은 철저히 통제됐다. 등굣길 정리에 나선 교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은 출입자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했다. 자신의 신원을 '교사'라고 밝힌 이들 대부분은 검은색 계통의 옷을 입고 있었다. 등굣길 취재를 위해 50여명의 취재진이 교문 앞에 모였지만, 학교 측 요청에 따라 학생과 교직원들에 대한 개별 인터뷰는 자제했다.
등교 첫 날에는 교과수업이 진행되지 않는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1~3교시에는 담임교사, Wee센터 전문상담교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심리치료를 위한 집단프로그램을 실시하고, 4교시에는 학생 주도로 학급회의가 열리게 된다. 2일차에는 1~4교시에 정상적으로 교과수업을 진행한 뒤, 5~6교시에는 학급별 집단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1학년과 수학여행을 가지 않은 13명의 2학년 학생들은 28일부터 등교한다.
한편, 단원고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안산올림픽기념관 내 임시 합동분향소에는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부터 오전 8시까지 1만3700명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분향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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