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비바람 속 구조활동, 팽목항은 지금…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12일째인 27일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
사고 해역에서 소조기가 끝나면서 물살이 거세지고 오후에는 풍랑특보까지 예고돼 험난한 구조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구조를 향한 희망과 염원은 그칠 줄 모르고 타오르고 있다.
팽목항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속에서도 이른 아침부터 실종자 가족들과 경찰, 자원봉사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이날 오전 사퇴의사를 밝혔지만 팽목항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전 9시쯤 굵은 빗줄기와 거센 파도 소리를 뚫고 어디선가 목탁소리와 염불 외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우비를 뒤집어쓴 채로 바다를 향해 절을 드리고 있는 한 아버지의 모습은 이곳 팽목항에 있는 모두의 애타는 심정을 대변했다.
불과 10여m 옆 천막에서는 눈물 섞인 찬송가 소리가 새어나왔다. 5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과 가족들, 관계자들이 모여 한 마음으로 실종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예배를 드렸다.
일요일 오전, 궂은 날씨의 팽목항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고자 하는 간절한 기도, 기적을 바라는 마음으로 가득 찼다.

사고 12일째에도 실종자 수는 여전히 115명. 구조작업이 장기화되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답답함과 분노도 커져만 가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가족대책회의에서는 '인양 절대 불가'를 내세우며 새로운 수색방식을 촉구하는 부모들과 현실을 직시하고 다음 단계를 고민하자는 부모들 사이에 언쟁이 오갔다.
한 어머니는 "계속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얘기하면 어떡하나. 시신이 계속 훼손되고 있는데 어떻게든 끌고 와야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아버지는 "아이들을 구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배가 옆으로 누워있는데 건드리면 애들이 유실되고 손실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다른 아버지는 "저도 구조를 원한다. 하지만 구조가 한 달이 걸릴지 두 달이 걸릴지 모르는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어떻게 구조할 것인지 대안을 내놔야지 무조건 '구조해라''구조해라' 해선 안 된다"고 맞섰다.
다른 한편에서도 "12일째 기다렸는데 앞으로 더 못 기다리겠냐. 아직 수색을 다 해보지도 못했는데 전체 선실을 완전히 탐색한 후에 인양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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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작업이 장기화되자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서는 조류를 감소시키기 위해 새로운 구조물을 투입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한 아버지는 "초기에 유조선을 끌고 와 한쪽을 막자, 쇠파이프를 장착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쇠파이프 주문과 생산에만 2주가 넘게 걸려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며 "당시만 해도 구조가 이렇게 열흘 넘게 걸릴지 몰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생존자가 확실히 있으리란 보장도 없는데 새롭게 구조물을 투입하는 것은 무리다"고 밝혔다.
이날 수중수색작업은 오전 1시부터 50여분 동안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날씨가 좋지 않아 수색을 거의 하지 못했다.
해경 관계자는 "낮 12시 정조를 대비해 파도 2.5m를 뚫고 들어갈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며 "선미쪽에 들어가 수색을 최소 3~5번 마쳤는데 침대, 컴퓨터, 매트 장판이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날씨가 도와줘야 한다. 속도를 더 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연구 중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