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생존자들, 법정서 '두통·불면증' 후유증 호소

세월호 생존자들, 법정서 '두통·불면증' 후유증 호소

김정주 기자
2014.07.24 18:40

[세월호 100일]광주지법, 세월호 생존자 증인신문

세월호 침몰 당시 극적으로 탈출한 생존자들은 하나 같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었다. 글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부터 방향감각을 잃은 사람까지 후유증도 천차만별이다.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 증인신문에 출석한 일반인 탑승객들은 모두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호소했다.

제주항 펜스 공사를 위해 세월호에 승선했다가 목숨을 구한 강모씨는 24일 재판장 앞에서 증인선서문을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 그는 법정 경위가 불러주는 선서문을 그대로 따라 읽은 뒤에야 비로소 신문에 임했다.

사고 당시 3층에 있던 강씨는 갑판 난간이 물에 잠기는 순간 탈출을 결심, 잠수를 통해 배를 빠져나왔다. 그는 "사고 이후 온 몸이 떨리고 머리가 많이 아프다"며 "글씨가 잘 안보일 정도"라고 호소했다.

같은 날 증인석에 선 김모씨 역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탈출과정에서 타박상을 입은 그는 "캄캄한 곳을 다닐 수가 없어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들에게 육체적 부상보다 무서운건 정신적 고통이었다. 연간 30차례 이상 세월호를 탑승했던 고모씨는 3층 선미 갑판에서 담배를 피우다 사고를 당했다. 그는 선내에 그대로 있으라는 대기방송을 듣다가 스스로 구명조끼를 찾아 입고 탈출에 성공했다.

고씨는 별다른 부상없이 구조됐지만 여전히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불면증과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전날 증인으로 법정에 선 화물기사 김동수씨(49)는 증인들 중 가장 큰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사고 직후 배에 남아 여러명의 학생들을 구한 김씨는 학생들을 더 많이 구조하지 못했다는 미안함에 유족들 앞에서 고개를 떨궜다.

그는 "물체가 없는데도 물체를 잡으러 가고 길도 동서가 헷갈린다"며 "버스를 타명 그 옆 창가에 있는 문 앞에 뛰어내리려고 한다"고 고백했다.

또 "학생들을 보면 (배 안에 있던)학생들이 계속 생각난다"며 "사우나에 처음 갔는데 너무 미안해서 따뜻한 물로 샤워하지 못하고 학생들이 차가운 물에 있는 게 보여서 손발에 찢어지게 통증이 온다"고 울먹였다.

이 날을 마지막으로 일반인 탑승객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마친 재판부는 오는 28~29일 안산지원에서 생존 학생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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