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분석·신장계측·걸음걸이 분석·금융거래 조사 등…"완전범죄는 없다"

건설업체 사장 청부살인 사건은 증거가 부족해 미제로 남을 뻔 했으나 첨단 수사기술을 총동원한 경찰의 노력 끝에 7개월만에 전모가 밝혀졌다.
K건설시공업체 사장 경모씨(59)가 살해당한 지난 3월 20일 이후 경찰은 서울 강서경찰서 7개 강력팀과 서울지방경찰청 2개 강력팀을 투입해 수사본부에 준하는 수사전담팀을 꾸렸다.
경찰이 사건 직후 확보할 수 있던 증거는 범행시간 직후 급하게 뛰어 현장을 이탈하는 흐릿한 형체만 보이는 CCTV 영상뿐이었다. 영상에는 피의자로 보이는 인물이 '하나의 점' 정도로 보일 뿐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발생 직후 현장에 남은 증거가 거의 없는 상태였다"며 "현장 인근 CCTV에서 용의자로 보이는 인물이 급히 뛰어 도주하는 장면이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증거 확보를 위해 사건 현장 인근과 범인의 예상 진입로 주변 CCTV 120대를 분석했고 피해자 주변인물 및 통화 상대방, 금전거래자 1870명에 대한 탐문 수사를 벌였다. 범인을 특정하기 위해 강서구 방화동과 공항동 일대 1457세대 5835명에 대한 개별 면접 수사도 했다.
용의자의 신원은 수사 시작 후 3개월이 지난 후에야 나왔다. 경찰은 지난 7월 1일 용의자가 공항동의 KT 전화국 건물 앞을 걸어 지나갔다가 2분35초 뒤에 돌아오는 장면이 녹화된 CCTV영상을 확보했다. CCTV 영상에는 피의자로 보이는 인물의 발목만 녹화돼 있었다.
경찰은 2분35초 안에 걸어서 왕복 가능한 반경 이내의 현금인출기와 공중전화기 등을 집중 수사했다. 결국 김씨가 한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인출한 사실을 파악해 김씨의 신원을 알아냈다.
경찰은 CCTV에 녹화된 인물과 김씨가 동일인임을 증명해 내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영상을 보내 신장 계측을 하고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에 의뢰해 영상 속 용의자의 걸음걸이 분석을 했다. 법영상분석소 등 민간기관에 의뢰해 동일인 감정까지 받았다.
결국 조선족 김모씨(50)를 피의자로 특정한 경찰은 김씨의 통화내역과 금융거래 내역을 조사해 김씨에게 살인을 교사한 S건설업체 사장 이모씨(54)와 이 둘을 연결한 중간책 이씨(58)를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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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김씨를 체포해 범행 일체를 시인받은 경찰은 8일 중간책 이씨를, 10일 살인교사범 이씨를 체포해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이 과정에서 전담팀원들은 지난 7개월간 주말도 반납했다. 휴가는 꿈도 못 꿨고 추석 명절 당일까지 출근해 수사에 매달렸다. 경찰 관계자는 "완전 범죄는 없다"며 "반드시 범인을 잡는다는 일념으로 끈질기게 수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