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년.
세월호 침몰 사고를 일으킨 선원 15명의 죄값을 모두 더한 숫자다. 304명의 희생자를 낳은 그날의 비극은 이준석 선장(69)이 선원들 중 가장 높은 형량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재판이 진행된 155일 간의 여정에서 드러난 건, 무리한 선박 개조와 화물과적으로 복원성이 약화된 세월호의 상태를 눈감아 준 청해진해운의 안일함과 선원들의 무책임함이었다.
어떻게든 경비를 줄이려는 조직적인 부조리와 나만 살겠다는 이기심이 수백명을 사지로 내몬 것이다. 청해진해운의 구조적인 비리와 더불어 선박 안전규정 준수 여부를 감독하지 않은 안전점검기관들의 안일함도 사고의 한 축이었다. 이는 재판부가 사고의 책임을 전적으로 선원들에게 돌리지 못한 이유가 됐다.
재판부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 선원들에게 법원이 내릴 수 있는 최고 형을 선고했지만 결과를 받아들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선고가 끝난 후 방청석에 있던 몇몇 유족들은 "우리 애가 죽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판결에 불만을 품기도 했다.
사고 후 벌어진 부실한 초동 대응과 갈피를 잡지 못한 정부에 대한 분노가 선원들에게 집약된 탓 일 것이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이들은 여전히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고 남은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 역시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재판과는 별도로 부실한 재난관리 시스템을 점검해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19일 국민안전처가 공식 출범했다. 기존 안전행정부 안전관리본부, 소방방재청, 해양경찰청을 통합해 재난안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고 한다. 육해상의 재난관리 시스템을 총괄하겠다며 야심찬 첫 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이것이 얼마나 든든한 사령탑이 될 지는 지켜볼 일이다. 총체적 무능함이 빚어낸 어이없는 사고가 남긴 수많은 잔해를 수습하는 게 급선무다. 상처받은 이들의 가슴을 어루만져 줄 따뜻함도 필요하다.
선원들의 대한 1심 판결은 마무리 됐지만 세월호 비극은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