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무원노조 분열, 전공노 6년 만에 쪼개진다

[단독]공무원노조 분열, 전공노 6년 만에 쪼개진다

이현정 기자
2015.06.18 04:46

이충재 전 전공노 위원장 새 노조설립 신고… 창원지부도 전격탈퇴 전공노 분열 현실화

이충재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이 4월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전공노 긴급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공노는 정부와 기관 측의 투표함 탈취 등으로 '공적연금 강화,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총파업 투표'를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투표 중단을 선언했다./ 사진제공= 뉴스1
이충재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이 4월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전공노 긴급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공노는 정부와 기관 측의 투표함 탈취 등으로 '공적연금 강화,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총파업 투표'를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투표 중단을 선언했다./ 사진제공= 뉴스1

전국공무원노조가 출범 6년 만에 쪼개졌다. 전공노를 이끌어온 이충재 위원장이 사퇴하고 새 합법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전공노 내부 이탈이 본격화할 것인지 주목된다.

18일 행정자치부와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전공노를 탈퇴한 이충재 위원장은 독자적인 합법노조 출범을 위해 지난 16일 고용노동부에 노조설립 신고서(가칭 통합공무원노조)를 제출한 상태다. 행자부 관계자는 “고용노동부가 법적요건을 검토한 후 이번 주 안으로 설립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전공노 사퇴와 새 노조 출범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공무원연금 개혁안 합의에 대한 이견으로 물러나게 됐지만 조직 내부에서 많은 갈등과 내홍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법외노조로서 장외투쟁을 하면서 여러 정파 간 헤게모니 다툼에 많은 조합원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며 “새롭게 시작하는 통합공무원노조는 합법노조로서 정파 중심이 아닌 조합원을 중심으로 한 정책노조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에 따라 그 동안 민주노총에 가입하고 장외투쟁을 벌여온 전공노 조합원들이 이 위원장을 따라 전공노를 이탈하고 이 위원장과 합류하게 될지 주목된다. 지난 15일 전공노 창원시지부는 전공노 200여개 지부 가운데 처음으로 전공노를 전격 탈퇴했다.

5개 구청 등에서 실시된 탈퇴 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3494명 중 3084명이 투표에 참여해 2716명 88.3%가 탈퇴를 찬성했다. 한 조합원에 따르면 “민주노총을 상급단체로 하는 투쟁방식이 상당수 조합원의 뜻과 맞지 않는 데다 많은 조합원들이 지금과 같은 강경투쟁, 선봉노조 식의 노동운동에 근본적인 회의감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통합공무원노조 측은 서울, 경기, 전남 광양, 경남 부산지부 등에서 합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최소 2~3만 명의 조합원이 새 노조로 편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새 노조 출범 소식에 전공노 지도부는 “전공노 내부의 조직이탈을 막는 게 최우선 순위”라는 각오다. 정용천 전공노 대변인은 “위원장을 했던 사람이 나가서 새 조직을 만든다니 매우 당혹스럽다”며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해 조합원들의 동향을 살피고 탈퇴 조합원에 대한 후속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공노 지도부는 최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도부는 탈퇴자에 대한 제명 등 형식적으로라도 징계절차를 진행해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안 통과 후 후속대책을 준비 중인 정부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인사혁신처는 한 달 내에 공무원, 전문가 대표 측과 실무논의기구를 꾸려 공무원의 처우개선 등을 논의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한 달 이내에 협의기구를 설립해야 하는데 공무원 대표 구성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국회 대타협기구에서 공노총, 교총, 전공노가 대표성을 가지고 협의한 내용이고, 전공노 측이 합의안을 거부했기 때문에 노조를 따로 만들게 된 것”이라며 “새로 출범하는 통합공무원노조가 대표성을 잇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정 대변인은 “내부 입장정리가 필요하지만 만약 전공노가 협의기구에 들어가는 걸 반대한다면 장외투쟁 등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 공무원 노동운동은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을 주축으로 한 합법노조와 전공노, 전교조 등을 중심으로 한 법외노조 등이 난립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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