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더이슈]최근 지라시 연예인 폭로 일상화…타인 사생활 존중 둔감해져


연예인, 각계 각층의 유명인을 넘어 이젠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잠재적 범죄자'가 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범람하고 있는 각종 '패치'를 두고 하는 얘기다.
최근 일반인들의 신상을 무단으로 올리고 불특정 다수와 함께 공유하는 일명 '패치'들이 사진공유 SNS인 인스타그램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강남패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일반인·온라인 유명 '얼짱'과 연예인들의 사진을 주로 공개했다. 한남패치의 운영방식도 이와 비슷하다. '~패치'는 한 유명 연예인 매체를 본따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들의 신상 및 유흥업소 일화 등도 함께 공개됐다. 대부분 개인에게서 받은 제보를 바탕으로 공개됐다.'한남패치'도 강남패치와 비슷한 양상으로 운영됐다.
인터넷 이용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이들은 연예인뿐 아니라 유흥업소 관련 뒷얘기를 듣기 위해 경쟁적으로 가입했다. 강남패치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10만명이 넘었고 강남패치 운영자는 별도의 사이트를 개설하기까지 했다. 지난 2일 개설된 이 사이트에는 이미 300명이 회원가입을 완료한 상태다.
문제는 패치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오메가 패치도 등장했다. 임산부석에 앉아있는 남성들을 몰래 찍어 올렸다. 이 남성들의 얼굴도 함께 공개돼 신상 정보가 그대로 노출된다.
'성병패치'는 익명의 제보자가 성병이 있는 남성을 제보하면 운영자가 남성의 신상정보를 공개한다. 최근 올린 게시글에는 제보 대상자의 이름, 나이는 물론 사진 및 제보대상자가 걸렸다는 성병이름까지 적혀있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타인의 사생활에 무감각해져 자신도 모르게 '패치현상'에 동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담겨있는 '찌라시'가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연예인 매체들의 연예인 사생활 폭로가 일상화되면서 유명인의 사생활 공개가 '가십거리'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한 심리학 전문가는 "찌라시 등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관심사는 결국 해당 소문의 주인공의 실체"라며 "패치를 통해 이 정보를 직접 자신이 확인할 수 있다는 것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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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패치가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불만을 표출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신광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법과 윤리의 사이에 있는 문제, 즉 처벌을 받지 않지만 사회적으로 비판받을 수 있는 행동을 고발하는 듯한 형식을 이용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며 "문제는 이러한 행동들이 결국 심각한 사생활 침해와 명예훼손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에 쌓인 불만들이 타인에 대한 공격성으로 드러나는 것도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며 "집단으로 있을 때 익명성이 보장되고 손쉽게 SNS를 통해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집단적으로 특정 인물에 대한 공격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패치는 범죄행위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SNS 상에서 정보가 사실인 것과 관계없이 명예훼손에 해당되면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누군가를 비방할 목적으로 인터넷 등에 공연히 허위 사실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하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그 유포 내용이 사실이어도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지난달 30일 이미 2명의 피해자가 강남패치와 한남패치 운영자를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SNS 사용이 급격하게 늘어난 만큼 인터넷 사용자들 또한 그 파급효과에 대한 인지가 필요한데 이에 대한 교육은 간과해 왔다"며 "외국 서버를 사용하게 될 경우 계정운영자를 처벌하기 어려운 만큼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