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법=앙심법 악용? '수사1호' 강남구청장 "무고"

영란법=앙심법 악용? '수사1호' 강남구청장 "무고"

김민중 기자
2016.10.04 16:01

(상보)신고인 A씨, 보조급 지금 문제로 갈등 빚어와… 구청 "강력대응", A씨 "무관"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사진)이 소위 '김영란법 수사 1호' 대상에 올랐지만 경찰은 위법 사안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신고인은 강남구청과 갈등 관계를 빚고 있던 것으로 밝혀져 김영란법이 앙숙 사이에서 악용될 가능성이 현실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 구청장은 신고인을 무고죄로 고소하는 등 강력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 중인 신 구청장에 대해 김영란법 위반은 아닌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신 구청장은 법 시행 첫날 관내 노인들을 대접하는 행사를 진행했다가 사건에 연루됐다.

지난달 28일 대한노인회 강남구지회 관계자 A씨는 "신 구청장이 경로당 회장 160명을 초청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교통편과 식사(2만2000원 상당)를 제공했다"며 경찰에 서면으로 신고했다. 이틀 뒤인 30일에는 비슷한 내용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경찰은 접대를 받은 경로당 회장들이 김영란법 적용 대상인 '공직자 등'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봤다.

소속 단체인 대한노인회가 정부의 보조를 받는 공직유관 단체고 임직원은 공직자 등으로 간주 되지만 경로당 회장들은 단순 회원이라는 해석이다. 이들이 대한노인회로부터 임금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됐다.

물론 경로당 회장들이 경로당 운영에 대한 권한과 의무를 위임받는다는 점에서 공직자 등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경찰은 법령이 아닌 대한노인회 정관에 따라 경로당 회장들에게 권한 등이 위임됐으므로 공직수행사인(법 적용 대상)도 아니라고 해석했다.

설사 경로당 회장들을 공직자 등으로 취급하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강남구청이 진행한 행사는 구청의 노인복지 업무와 관련된 공식행사이며 통상적인 범위 안에서 일률적으로 금품을 제공했기 때문에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적 관심이 크고 혼란이 가중된다는 지적에 따라 신속히 법률검토를 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게 됐다"며 "다만 구청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남구청은 A씨가 악의적으로 신 구청장을 무고했다는 입장이다. 구청에 따르면 A씨는 2011년 11월부터 대한노인회 강남구지회장을 맡았고 구청으로부터 노인복지 활동 관련해 연간 2억원가량 보조금을 받아왔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보조금이 끊기자 구청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청 관계자는 "A씨는 이번에 김영란법이 시행되자 법을 악용해 사적 감정을 푼 것"이라며 "명예훼손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A씨를 무고죄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한노인회 중앙회 관계자는 "A씨가 대한노인회 강남구지회를 무단 점거하는 중"이라며 "5년간 회원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A씨는 구청과 갈등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나는 아직도 회장이고 임기는 2017년 12월까지"라며 "구청이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등 갑질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A씨는 이번 신고·고발에 대해 "그동안 갈등과 무관하다"며 "김영란법을 어겼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고발한 것으로 법 위반이 아니라는 경찰 판단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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