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별 점수합산, 지표화…객관적 기준으로 관리, 치안 효율성↑ 인권침해 논란↓

경찰이 올해 상반기 중 살인, 강도, 마약, 조직폭력 범죄 같은 강력 범죄 우범자의 재범 가능성을 분석할 평가기준을 도입한다.
그동안 성범죄 재범 가능성 평가지표(K-SORAS)는 있었지만 강력 범죄 우범자에 대한 평가지표는 따로 없었다. 객관적 기준으로 우범자를 분류해 치안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면서도 과도한 감시라는 인권침해 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4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살인, 강도, 절도, 방화, 마약, 조직폭력 등 강력범죄 우범자 평가지표를 만들어 시범운용 중이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팀이 수행한 '우범자 관리를 위한 강력범죄 전력자 재범 위험성 평가도구 개발 연구' 용역을 바탕으로 'KRMS'(Korean Risk Management Scale for offenders, 우범자 위험성 평가도구)를 만들었다.
KRMS는 공통문항과 범죄별 특수문항으로 구분한다. 공통문항은 △나이 △동거인 유무 △교육수준 △주민등록상 거주지와 실거주지 차이 △재범 기간 △음주빈도 △사이버공간에서의 문제행동 등 26문항, 50점으로 구성했다.
특수문항은 살인과 강도, 절도, 방화, 마약, 조직폭력 등 관리 대상이 저지른 범죄에 따라 각각 7~10문항씩, 총 10점을 책정했다. 공통문항과 특수문항 배점을 합친 점수에 따라 재범 가능성을 재는 식이다.
총점 20점 이상은 경찰 우범자 관리 1단계인 중점관리 대상, 15점 이상 20점 미만은 2단계 첩보수집 대상으로 분류한다. KRMS 평가결과 1, 2단계 우범자 관리대상에 속하더라도 고령자, 중증 질환자 같은 실제 재범 가능성이 없는 이들은 조정한다.
2년 후 재평가도 실시한다. 주거가 일정하거나 동거인이 생긴 경우, 생계유지 가능한 직장에서 2년 이상 일하는 등 범죄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하면 우범자 관리대상에서 제외하거나 등급을 낮추는 방안도 포함했다.
KRMS는 우범자 관리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북구 오패산터널 인근에서 사제 목제총기로 고(故) 김창호 경감을 숨지게 한 성병대씨(46)를 여기에 적용하면 중점 관리대상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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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수정 교수팀의 연구용역 결과 검수를 마치고 현재 관리 중인 우범자들 일부에게 적용하는 '시범운용' 중이다. 시범운용으로 예상 문제점을 보완한 뒤 경찰이 관리 중인 우범자 4만여명에 대한 재평가를 거쳐 올해 상반기 중 현장에 적용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정된 인원을 투입하는 치안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고 우범자 관리 정책에 따라 붙는 인권침해 소지를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수정 교수는 "우범자 관리는 일종의 보완처분으로 재범 위험성이 있는 사람에 대한 관리나 지원을 하는 것"이라며 "우범자를 구분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 역시 성범죄 우범자에 대한 기준을 세워 제한적으로 적용하듯이 우범자도 재범 위험성이 높은 집단을 선정하려는 것"이라며 "명확한 기준이 우선해야 우범자 관리 근거 등 입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