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정신건강 빨간불③] 홍창형 중앙자살예방센터장 인터뷰

"자살 예방교육이 '생명 존중' 강조만으로 끝나면 의미가 없어요. 청소년 대상 정신건강을 검진만 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죠.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지 못하면 검진을 할 이유가 없죠."
홍창형 중앙자살예방센터장(아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자살예방교육과 검진 등이 보다 전문적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생명은 소중하다고 말하는 식의 강의로 아픈 청소년이 회복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검진 역시 지속적인 맞춤형 상담·치료와 이어지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
특히 검진을 받았을 때 '경고' 증상이 보이면 당사자에게 맞는 실질적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혹은 꼭 알아둬야 할 전문지원기관은 무엇인지 등이다. 청소년과 가장 가까이 있는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홍 센터장은 "교사가 자살 시도 징후, 예방법 등을 알고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며 "경고 증상으로 볼 만한 것은 무엇인지 선별 문항을 만들어 일선 교육현장에 보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사가 정신건강 관리자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소년 자살예방을 위해 사회적 환경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자살을 부채질할 수 있는 유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얘기다.
홍 센터장은 "10대 청소년은 성인보다 충동적으로 자살하는 비중이 높다"며 "스트레스를 갑자기 많이 받았을 때 자살을 선택하도록 부추길 수 있는 주변 요인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살을 소재로 삼은 드라마와 같은 미디어 콘텐츠, 폭력성 높은 게임, 자살 정보를 담은 인터넷 게시글 등이 이런 유해 환경에 속한다.
법령에 따라 운영되는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지난해 신고받은 인터넷 자살 유해 정보만 2만6000여건에 이른다. 포털,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 등에 올라온 자살 조장 글이 가장 많았다. 동반자살모집 글 등은 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적발됐다. 센터는 관계기관 등을 통해 신고 건수의 61%를 삭제 조치했다.
홍 센터장은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안부를 묻자는 의미로 '괜찮니' 캠페인을 진행 중"이라며 "자살예방을 위해서는 청소년 정신건강에 대한 주변 사회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